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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만난 이승건 한국핀테크산업협회장 겸 비바리퍼블리카 대표는 요즘 몸이 열개라도 모자란다. 다음달에는 ‘토스’를 이용한 새로운 금융 서비스를 앞두고 있고, 당장 회장직을 맡고 있는 한국핀테크산업협회에서는 각종 규제에 대한 의견을 수렴 중이다. 협회에 속한 기업들만 100개가 넘는 만큼 은행과 핀테크기업·금융당국 등 업권을 망라해 의견을 수렴하는 ‘교두보’ 역할을 하고 있다.
먼저 이 대표가 지난해 2월 출시한 ‘토스’는 공인인증서가 필요 없는 간편 송금 서비스다. 상대방의 전화번호만 알면 토스로 몇 초안에 송금할 수 있으며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을 제외한 모든 은행과 제휴했다. 현재 토스 가입자는 200만명, 한 달에 송금되는 금액은 1200억원이다.
서울대 치의학과 출신인 이 대표는 “우리의 강점은 금융을 잘 모른다는 것”이라며 “디테일에 악마가 있는 만큼 토스가 하면 역시 다르다는 인식을 심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토스가 탄생하게 된 것도 금융을 잘 몰랐기 때문이라는 것. 이 대표는 “금융 서비스에서 가장 필수적인 것만 골라 만든 것이 토스”라며 “기존에 있던 서비스를 발전시키는 것이 아닌 ‘문샷 싱킹(Moonshot Thinking)’을 한 것”이라고 밝혔다. 각종 홍보를 하지 않아도 토스 가입자가 꾸준히 늘고 있는데에 “한 번 토스를 이용해본 사람들은 금융생활이 더욱 편리해진 것을 느끼고 계속 이용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올 연말까지 토스 다운로드 규모만 600만에 가까울 것으로 보고 있다. 토스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한 새로운 금융 서비스도 곧 출시된다. 그는 “토스 이용자를 대상으로 환전·해외 송금·중금리 대출·대출 중개 등 은행과 함께 더욱 간편한 금융 서비스를 다음달 내놓을 예정”이라며 “은행엔 우수한 핀테크 기술을, 고객에게는 한층 더 편리한 금융생활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4월에는 정부와 금융사·핀테크기업들이 모인 한국핀테크산업협회가 출범하면서 이 대표가 초대회장으로 추대됐다. 회장으로서 이 대표의 첫 번째 과제는 ‘규제 패키지’다. 이른바 금융권과 핀테크 기업들이 사업 제휴를 맺는 과정에서 부딪히는 애로사항들을 정리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연내 ‘규제 북(Book)’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현재 협회 차원에서 핀테크 기업들로부터 법적 규제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이 외에도 금융권과 핀테크 기업 간 ‘교류의 장’을 만들어주는 것도 그의 몫이다.
이 대표는 “핀테크 기업들이 갖는 금융 서비스 관련 고민들과 사업자의 규제를 풀어주는 것을 ‘사명’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시장에 진출하려는 핀테크 기업들의 고민을 풀고 성장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