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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뭐볼까] ‘특별수사: 사형수의 편지’ 예상되는 이야기, 예상 밖의 재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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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길 기자

승인 : 2016. 06. 17. 06:00

영화 '특별수사' 리뷰
[영화뭐볼까] '특별수사: 사형수의 편지' 예상되는 이야기, 예상 밖의 재미!

"영화가 예상외로 잘 나왔다." 배우 김명민은 자신이 주연을 맡은 영화 '특별수사: 사형수의 편지'(이하 '특별수사')를 홍보하는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 영화를 보고나서 저 표현이 참 적확하다고 생각했다. '예상대로' 굴러가는 영화는 정말 '예상 밖의' 재미를 만들어냈다. 

'특별수사'는 제목과 달리 '특별'하지 않고, 별도의 '수사'(말이나 글을 다듬고 꾸며서 보다 아름답고 정연하게 하는 일)가 필요 없는 익숙한 내용의 '갑질 타도' 영화다. 지난해부터 극장가에 쏟아져 나온 '베테랑' '치외법권' '성난 변호사' '검사외전' 등의 범죄 액션물과 비슷한 얼개를 지닌 이 영화는 개중 뒷맛이 깔끔하고 개운한 편이다.

'특별수사'는 신이 내린 최고의 사건 브로커 최필재(김명민)가 억울한 사형수 권순태(김상호)로부터 한 통의 편지를 받은 뒤, 그와 관련된 '대해제철 며느리 살인사건'의 배후를 추적한다는 내용을 담은 범죄 액션 드라마다. 

[영화뭐볼까] '특별수사: 사형수의 편지' 예상되는 이야기, 예상 밖의 재미!

'특별수사'의 가장 큰 미덕은 '과유불급'을 기조로 삼은 듯한 연출적 태도다. 권종관 감독은 스케치하듯 영화를 툭툭 가볍게 그려냈다. 실화 소재의 영화들이 대체로 진중한 분위기 속에서 내용을 전개하는데 반해 이 영화는 되도록 유쾌하려 애쓴다. 그렇다고 코미디에 대한 어떤 강박이 있는 것은 아니다. 영화 안에는 관객들의 웃음을 사는데 실패한 장면도 더러 있는데, 재밌는 점은 영화가 마치 관객들의 이런 반응을 예상이라도 한듯 전혀 개의치 않고 다음 얘기를 이어간다는 것이다. 이는 주인공 필재의 태도와도 흡사해 보인다. 한 마디로 이 영화, 참 '쿨'하다.

군더더기 없이 필요한 얘기만을 전달하는 것도 '특별수사'의 장점이다. 이런 장르의 영화들은 대체로 인물의 성격이나 행동을 설명하기 위해서 혹은 어떤 사건을 강조하기 위해서 주절주절 설명하고 사족을 단다. 그런데 이 영화는 시종일관 '대해제철 며느리 살인사건' 하나만 집요하게 파고든다. 

다양한 캐릭터의 존재감을 살리기 위해 딱 필요한 만큼의 설정과 전사를 드러낸 점도 이 영화에는 '칭찬'이 된다. 여태껏 김명민이 주연을 맡았던 영화들은 대체로 그 자신을 돋보이게 하는 작품들이었다. 이번 영화도 그런 맥락에서 크게 다르지 않지만, 약간의 차이라면 김명민만 보이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전직 경찰 시절, 필재의 파트너이면서 라이벌이었던 양형사 역의 박혁권은 필재 안의 경찰 본능을 일깨우고 그를 해당 사건으로 유인하는데 가장 중요한 인물로 역할한다. 이후부터는 극 중에서 '갑 중의 갑'으로 군림한 여사님 역의 김영애와 그의 수하인 박수장 역의 김뢰하가 박혁권의 배턴을 이어받아 필재와 대립한다. 이외에도 신구, 이문식, 이한위, 오민석, 최병모, 박수영, 이지훈 등의 조연 군단이 맛깔난 연기력으로 영화에 풍미를 더한다. 사무장 눈치를 보는 변호사 판수 역으로 김명민과 콤비 연기를 펼친 성동일(판수 역)과 억울한 사형수 김상호의 연기는 두 말하면 입 아프다.

[영화뭐볼까] '특별수사: 사형수의 편지' 예상되는 이야기, 예상 밖의 재미!

'특별수사'는 단점이 많은 영화다. 서두에 언급한 것처럼 이야기가 빤하다. 뒤로 갈수록 전개는 늘어지고 개연성은 많이 떨어진다. 몇몇 장면은 느닷없다. 사건의 전말도 뭔가 분명하지 못한 지점이 있어 내내 미심쩍다. 

캐릭터는 전형적이다. 김명민과 성동일은 다른 작품에서 많이 봐왔던, 익숙한 '그 연기'를 이 영화에서 재연했다. 그러니 잘할 수밖에 없다. 또한 대사가 많아 대부분의 상황 설명이 인물들의 입을 통해 전달되는 점도 아쉬운 부분이다. 

그럼에도 이 영화는 꽤 재밌는 편이다. 빤히 아는 얘기를 쉽게 풀어낸 뒤 현실에서 보기 드문 결말을 제공하고 있으니, 관객들로서는 싫어할 이유가 별로 없다. '특별수사'는 'S 다이어리' '새드무비' 등을 연출한 권종관 감독의 신작으로 16일 개봉했다. 

김종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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