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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싼 중국 대신 아세안으로?...낮은 인건비의 ‘시한부 경쟁력’, 신흥국의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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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진아 기자

승인 : 2016. 07. 19. 08:42

CHINA-ECONOMY-GROWTH-GDP <YONHAP NO-2720> (AFP)
출처=/AFP, 연합뉴스
지속적인 인건비 상승으로 경쟁력을 잃고 있는 중국에 이어 아세안(ASEAN) 이 낮은 인건비로 경쟁 우위를 확보하고 있지만 향후 이 지역 역시 피할 수 없는 난관에 봉착하게 될 전망이다.

태국 현지 매체 방콕포스트는 중국의 인건비 상승으로 인근 동남 아시아인 태국과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이 투자자들에게 각광받고 있다며 아세안 신흥국의 경쟁력이 부상하고 있다고 최근 보도했다. 중국의 인건비가 꾸준히 상승함에 따라 가격 경쟁력을 잃고 있어 이에 투자자들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인근 지역으로 생산 기지를 옮기고 있다는 것이다.

매체는 컨설팅기업 윌리스타워스왓슨(WTW)의 최근 보고서를 인용, 중국의 관리 및 전문직의 기본 연봉은 태국보다 약 47 ~ 65% 이상, 그리고 인도네시아보다 44% 가량 더 높다고 전했다. 중국의 화이트 컬러 근로자들의 초임 연봉은 약 2만 680달러로 태국의 1만 4087달러보다 약 47% 더 높다. 보고서가 조사한 아세안 지역 가운데 평균 인건비가 가장 낮은 국가는 베트남과 필리핀으로 나타났다. 싱가포르는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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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중국 포함 아시아 월 최소임금 수준 비교. 출처=/중국노동회보
이같은 흐름에 다국적 제조업체들은 자사의 공장 부지를 저렴한 아세안 지역으로 이동시키고 있다. 대만에 소재한 태국의 튠텍스 텍스타일의 스탠리 강 최고경영자(CEO)도 그 중 한명이다. 그는 중국 대도시의 물가와 인건비 그리고 부동산 가격 상승을 예로 들며 자사의 중국 공장은 중국 현지 시장 내에서만 공급이 운영되고 있다고 토로했다. 중국으로부터의 수출은 더 이상 경쟁력이 없다는 판단에서다.

중국 국가통계국의 자료에 의하면 2006년 중국 제조업체의 평균 연봉은 약 1만 7966위안이었지만 10년이 흐른 지난해에는 5만 5324위안으로 대폭 상승했다. 이에 노동집약적 산업단지들이 위치한 해안 도시들은 노동력이 아닌 기술을 업그레이드해 질적인 개선을 이루겠다는 목표로 기업 방침을 세우고 있다.

상대적으로 인도네시아와 베트남의 풍족한 인적 자원 그리고 경쟁력 있는 가격은 강점이 됐다. 베트남의 9000만 명에 달하는 인구와 젊은 노동 인구의 높은 비율은 다국적 기업들이 생산 공장을 이전토록 하는 주요 원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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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세안 국가들의 경제와 인구 통계. 출처=/아세안 사무국, IMF
그러나 아세안 국가의 경제가 성장을 이어갈수록 이들 역시 인건비 상승을 겪게 되고 이러한 인건비 상승과 공장의 자동화 보급은 또 다른 문제를 낳는다. 국제노동기구(ILO)는 앞서 로봇과 자동화 기기가 동남 아시아로 침투해 20년 후에는 섬유와 의류 직종의 일자리가 절반 가량 사라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보고서는 섬유·의류 제조업 분야에서 인도네시아는 64%, 베트남과 캄보디아는 각각 86%, 88% 가량이 자동화로 대체될 것이며, 자동차 부분에서는 태국의 70% 이상의 일자리가 대체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결국 값 싼 로봇들의 등장과 자동화 보급으로 아세안 지역 또한 낮은 인건비가 더 이상 경쟁력이 될 수 없으며, 동시에 이 지역의 인건비도 향후 경제 발전에 따른 상승을 피할 수 없다는 결론이다. 방글라데시에서 ‘저스트잡 네트워크’를 운영하고 있는 사비나 데완 CEO는 미디어 매체 콰르츠와의 인터뷰에서 “낮은 인건비를 경쟁 우위라고 인식한다면, 직원들이 임금 인상을 요구할텐데 내가 왜 그들에게 기술을 업그레이드 시키겠느냐”고 반문하며 저렴한 인건비에 의존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유지될 수 없는 모델이라고 지적했다.
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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