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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이탈리아 완성차 업체인 피아트크라이슬러오토모티브(FCA)의 자동차 부품 사업부문인 마그네티 마렐리를 연내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인수 금액은 30억달러(약 3조3540억원)로 성사되면 삼성전자의 해외 인수합병 사례 가운데 가장 큰 규모로 기록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마그네티 마렐리의 일부 또는 사업 전체를 인수하는 두 가지 방안을 동시에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FCA그룹은 피아트·크라이슬러·닷지·지프·페라리·마세라티 등 다양한 자동차 브랜드를 갖고 있다. 삼성전자가 마그네티 마렐리를 인수하면 FCA 산하 OEM업체에 안정적인 납품이 가능해진다. 마그네티 마렐리는 세계적인 자동차 부품사로 1967년 피아트그룹에 인수됐다. 주로 유럽 자동차 회사에 서스펜션·배기시스템·계기판을 공급하고 있으며 지난해 매출 73억 유로(약 9조7000억원)을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마그네티 마렐리를 인수해 유럽 완성차 고객들을 부품 공급처로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FCA는 구글과도 무인차 개발을 공동 추진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직속으로 전장사업팀을 신설했다. 과거 완성차 사업에서 실패를 맛본 삼성은 강점인 반도체를 살려 부품 공급으로 선회했다. 차량용 조명·텔레매틱스·카 인포테인먼트 분야부터 부품 공급을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전장부품 사업이 본격화되면 계열사 간 시너지 효과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D램과 시스템반도체 기술을 기반으로 센서와 차량용 운영체제(OS)를, 삼성디스플레이는 차량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삼성전기는 적층세라믹콘덴서(MLCC)와 카메라모듈을 담당한다. 삼성SDI는 전기차 배터리 기술을 맡는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의 잇따른 인수합병에 대해 ‘교과서’적인 시장 진입 전략이라고 보고 있다.
이항구 산업연구원(KIET) 박사는 “삼성전자는 통상 기업들이 신사업에 진출할 때 내부투자·전략적 기술제휴·인수합병이라는 3가지 순서를 차례대로 실천하고 있다”면서 “지난해 전장사업부를 만들고, BMW 등 완성차 업체에 배터리 공급 등을 제휴하면서 BYD의 지분과 피아트크라이슬러 부품사업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차근차근 사업을 키워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삼성전자 협력사 가운데 몇년 전부터 자동차 부품사업을 시작한 업체들이 있다. 즉 전장부품 사업 진출을 오래 전부터 준비해왔다고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세계 1위 전기차업체인 BYD의 소수지분을 인수했다. 높은 성장이 예상되는 중국 전기차 시장의 전장부품 판로를 뚫기 위해서다.
삼성전자가 전장부품 사업에 뛰어드는 이유는 스마트폰과 가전에 이어 새로운 성장동력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자동차 산업이 전기차로 넘어가면서 전장 부품의 부가가치가 높아지고 있는 현상에 편승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전기차는 일반 자동차의 핵심 부품인 엔진과 변속기 등이 필요 없어, 일단 시장에 진입하면 지속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원을 확보할 수 있다. 다만 전장부품 사업은 완성차 업체와 차량에 대한 정보가 필요하기 때문에 삼성전자가 독자적으로 키워나가기엔 어려움이 많다.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상무이사는 “전장부품은 안전과 직결된 기술로 개발부터 실제 적용되기까지 10년이 걸린다”며 “채택된 이후에도 부품 교체 수요가 있어 또다시 10년 정도 그 부품을 생산해야 한다. 한번 공급하면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에 대기업들이 앞다퉈 전장부품에 뛰어드는 가장 큰 이유라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보다 앞서 2013년부터 전장사업을 추진해온 LG전자는 미국 완성차업체인 GM에 구동모터 등 부품 11종을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하는 등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GM은 올해 말부터 미시간 주 오리온(Orion) 공장에서 ‘쉐보레 볼트 EV’를 양산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