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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도 어민들 “오징어 내장이 바닷고기 모으는덴 최고야”

울릉도 어민들 “오징어 내장이 바닷고기 모으는덴 최고야”

기사승인 2016. 08. 25.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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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 내장 자원화 규정 신설 추진
오징어 부산물 처리비용 연간 3억100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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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울릉도 주민들이 갓 잡은 오징어의 내장을 분리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조준호 기자
“요즘 고등어·방어가 잘 안 잡혀. 바다에 오징어 내장을 뿌려야 고기가 몰려오는데 말이지.”

경북 울릉도 어민들의 볼멘소리다. 최근 울릉도 연안의 회유성 어종 어획량이 크게 줄었다. 어민들이 주장하는 가장 큰 이유는 고기들의 먹이가 없다는 것이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그물을 내리거나 고기를 잡으러 가기 전 작은 선박에 오징어 해체작업에서 나온 내장을 가득 싣고 울릉도 연안바다에 나가 뿌리던 것을 지금은 법 개정으로 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이 같은 어민들의 민원과 오징어 부산물 처리비용 절감을 위해 군은 ‘울릉도 오징어 내장 자원화 규정’ 신설을 추진, 어획량 증대를 꾀하고 했다.

25일 울릉군에 따르면 오징어 부산물 해양투기가 금지된 현행법을, 울릉도 연안 해역 1km 밖에서 해양살포를 허용하는 것으로 규칙을 제정, 지난 24일 최수일 군수가 해양수산부를 방문한 자리에서 관계자를 만나 건의했다.

울릉도 오징어는 1900년 초 국내에서 처음으로 근해에서 잡기 시작해 전국적으로 알려진 대표적인 특산물이다. 2000년대 초반까지 오징어 내장을 선박을 이용해 지역 연안바다에 살포해 고등어, 꽁치, 방어, 전갱이 등 회유성 어종을 연안으로 군집시켜 어획고 제고에 큰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2009년 해양환경관리법 등의 개정으로 오징어 내장이 해양 폐기물로 지정돼 연안 해역에 살포를 중단하고 1차 가공 후 뭍으로 반출하는 시스템으로 전환됐다.

이에 따라 군은 연간 386톤의 오징어를 가공한 후 나오는 부산물에 대해 해마다 3억1000만원을 들여 처리하고 있다.

그동안 지역 주민들은 부산물 처리과정에 문제점을 지적하고 울릉도만의 특수성을 인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울릉어민 A씨(45)는 “60~70년대 오징어 호황기 때는 지금보다 수십배가 넘는 오징어 내장을 바다에 모두 버렸다. 오징어 내장의 바다 살포가 해양을 오염시켰다면 울릉도 연안은 벌써 오염됐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먹이가 부족하니까 방어 등 회유성 어종이 잡히지 않는다”며 “어류 먹이로 이용됐던 오징어 내장을 세금까지 투입해 뭍으로 반출하고 있으니 답답한 노릇”이라고 말했다.

한편 신현옥 부경대 교수가 2010년 발표한 ‘오징어 내장이 해양환경에 미치는 영향 및 수산물 잔재물과 차별성에 대한 연구’ 용역보고서에 따르면 울릉도 오징어 내장을 연안 해상에 살포할 경우 방어 등 회유성 어종의 군집효과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바다에 살포된 오징어 내장으로 인해 해저지질 오염 등은 거의 발생치 않아 ‘해양환경’ 악영향보다 어자원 증식과 해양생물 성장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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