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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인]창작오페라 ‘선비’로 카네기홀 서는 소프라노 김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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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혜원 기자

승인 : 2016. 08. 26. 16:00

"안빈낙도의 선비정신 전할 것...큰 사명감 느껴"
소프라노 김지현
소프라노 김지현은 “외국에서 들여온 오페라를 우리가 새롭게 만들어 역수출하게 된 이번 사례는 한국 오페라 70년 역사에 큰 획을 긋는 사건”이라고 말했다./사진=정재훈 기자 hoon79@
미국 뉴욕의 카네기홀.

음악인이라면 누구나 한번 쯤 꼭 서 보고 싶은 ‘꿈의 무대’다. 내달 이곳에 우리가 손수 만든 창작오페라 ‘선비’가 오른다. 국내 오페라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조선오페라단(단장 최승우)이 9월 25일 오후 8시(현지시각) 카네기홀 대극장인 아이작스턴홀(2800석)에서 공연하는 ‘선비’에는 소프라노 김지현(47·상명대 성악과 교수)이 여주인공 ‘유교선’ 역으로 출연한다.

김지현은 “카네기홀은 아무리 돈을 많이 준다 해도 공연 질이 낮으면 절대 대관을 해주지 않는 곳”이라며 “세계 최고의 극장이자 내 꿈이기도 한 곳에 서게 돼 가슴이 설렌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외국에서 들여온 오페라를 우리가 새롭게 만들어 역수출하게 된 이번 사례는 한국 오페라 70년 역사에 큰 획을 긋는 사건”이라고 말했다.

상명대 성악과를 졸업하고 애리조나주립대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한 김지현은 지난 2007년 미국 성악교수협회 콩쿠르에서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1위에 입상했다. 미국 오페라 평론가들로부터 ‘아시아를 대표하는 소프라노’로 평가 받는 그는 최근 한국 오페라계에서 가장 ‘핫’한 연주자로 손꼽힌다.

그는 2014년 한국 오페라 최초로 이탈리아 무대에 오른 베세토오페라단의 ‘춘향전’에도 출연한 바 있다. ‘춘향전’은 이탈리아 푸치니 페스티벌에서 현지 관객들로부터 큰 찬사를 받았다.

그는 “준비과정은 힘들었으나 이탈리아 관객들이 연신 ‘브라바’(Brava)를 외쳐 굉장히 뿌듯했다”고 돌아봤다.

이번에 카네기홀을 두드리는 창작오페라 ‘선비’는 고려 말 최초로 성리학을 들여온 대학자 회헌 안향선생 이야기를 중심으로, 소수서원을 건립하려는 선비들과 반대세력의 갈등·화해를 그린다.

이 작품은 지난해 2월 대한민국창작오페라페스티벌에서 초연돼 최우수작품으로 선정된 바 있다. 뿐만 아니라 2015년 대한민국 오페라 대상 시상식에서 대상을 거머쥐는 등 탄탄한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김지현은 ‘선비’에 관해 “물질만능주의로 가득한 각박한 세상에 ‘안빈낙도’(安貧樂道·가난에 구애받지 않고 도를 즐김)의 선비정신을 일깨워 영혼을 맑게 하는 오페라”라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에 이런 좋은 사상이 있다는 걸 당당하게 알릴 수 있어 가슴 설레는 동시에 큰 사명감도 느낀다”고 전했다.

창작오페라 ‘선비’는 정통 오페라 음악에 중중모리와 자진모리 등 우리 고유의 가락을 입혔다. 출연진들의 한복은 국악소녀 송소희 등 대표적인 국악 명창들과 TV 사극 등에서 한국 전통의상을 선보여온 한복디자이너 박지현이 만든다. 이번 공연은 우리 가락과 전통의상의 아름다움을 제대로 보여줄 전망이다.

김지현은 “이번 뉴욕 공연을 통해 외국관객 뿐 아니라 한인 2세들에게 한국적 정체감을 심어주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그는 올가을 이탈리아 라 스칼라 극장 무대에 한국인 최초로 선 테너 이정원, 유럽 콩쿠르를 휩쓴 최정상급 바리톤 박경준과 함께 하는 무대도 준비 중이다. 또한 내년 초에는 한국 가곡을 중심으로 한 첫 앨범 ‘다시 태어나도 당신을’을 발매할 예정이다.

전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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