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르포] “공급 줄이면 집값 더 뛰는거 아닌가요”…가격 상승 불안감에 견본주택 ‘북적’

[르포] “공급 줄이면 집값 더 뛰는거 아닌가요”…가격 상승 불안감에 견본주택 ‘북적’

기사승인 2016. 08. 28. 00:00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8.25 가계부채 대책' 후 첫 주말
"집값 더 오르기 전에 미리 사자"
예비 수요자까지 불안감 고조
래미안장위 1일집객 _견본주택 내부
26일 문을 연 ‘래미안 장위1’ 견본주택은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뤘다./제공=삼성물산
“공급을 줄인다니 집값이 더 오를까봐 조바심이 나서 왔어요. 내년에 집값 떨어진다고 해서 기다리고 있었는데, 어제 나온 정책을 보니 그럴 것 같지가 않네요.”(서울 성북구 석관동, 40세 여성)

정부의 가계부채 대책이 집값 상승 불안감을 조성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 25일 택지 공급을 줄이고 건설사와 분양자들에 대한 대출보증 심사를 강화해 최근 급격하게 늘고 있는 주택 공급을 적정 수준으로 떨어뜨리겠다고 발표했다. 주택 공급을 줄이면 장기적으로 가계부채도 줄어들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그러나 공급 축소는 가격 급등으로 이어진다는 그간의 학습효과는 당장 주택 구입 계획이 없었던 예비 수요자들의 마음을 불안하게 만들었다.

이 때문에 ‘8.25가계부채 대책’이 발표된 첫 주말 문을 연 수도권 아파트 견본주택에는 집값이 오르기 전 집을 사겠다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26일 문을 연 ‘래미안 장위1’ 견본주택에는 이날 오후 3시까지 4000여명이 다녀갔다.

실거주와 투자 등 청약 목적은 제각각이지만 이들은 모두 비슷한 생각으로 견본주택을 찾았다. 실수요자는 정부의 공급 축소 정책으로 집값이 더 오르기 전에 내집을 마련해야겠다는 생각으로, 투자자는 집값이 뛰기 전 선점해 더 큰 전매차익을 남기겠다는 계산으로 견본주택을 방문했다.

현장 관계자는 “견본주택 개관 전날 정부가 중도금 대출 건수를 줄인다는 등의 규제를 발표해 걱정했는데 기우였다”면서 “오히려 정부가 앞으로 집값이 더 오를 수 있다는 사인을 줘, 반사효과가 나타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서울의 경우 이번 가계부채 대책으로 집값이 더 뛸 것이라고 예상하는 사람이 많았다.

‘래미안 장위1’ 견본주택에서 만난 50대 남성은 “서울은 아파트 지을 땅이 많지 않아 이미 공급이 부족한데, 더 줄이겠다니 오를 일만 남은 것 아니냐”면서 “지금 안 살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서울보다 공급이 많은 경기도 택지지구 역시 분위기는 비슷했다.

같은 날 문을 연 경기도 화성시 ‘동탄 호반베르디움6차’ 견본주택에는 투자를 염두에 둔 손님이 많았다.

인근 동탄1신도시에 산다는 30대 남성은 “신도시 아파트 가치가 더 높아질 것 같아서 투자용으로 사려고 한다”면서 “부인 청약통장 등도 최대한 활용해 투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동탄 호반베르디움6차’ 분양 관계자는 “동탄의 경우 여러 채를 분양받아 투자하는 사람이 많기 때문에, 대출보증 건수를 제한하는 이번 대책으로 분위기가 다소 위축된 것은 사실이다”면서 “그러나 분양 초기부터 가격이 꾸준하게 올랐기 때문에 관심은 여전히 많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 역시 공급 과잉을 막기 위해 마련된 ‘8.25가계부채 대책’이 오히려 집값 상승 불안감을 조장해 시장 과열이라는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민영 부동산114 리서치센터 선임연구원은 “이번 가계부채관리방안이 당장 하반기 부동산 시장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의도적인 공급 조절로 주택시장이 더 과열될 수 있다는 점은 우려되는 부분이다”고 지적했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