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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뒷담화]누가 전기차 시대를 늦추고 있나

[취재뒷담화]누가 전기차 시대를 늦추고 있나

기사승인 2016. 08. 3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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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SK렌터카 제주 전기차 이미지
“전기차배터리 세계 1위 한국에서 전기차 성장이 이렇게 더디다는 건 좀 이상하지 않습니까?”

중국과 일본이 고강도 전기차 육성전략을 밝혔고 테슬라가 아시아 충전인프라 구축에 한국만 뺀 상황을 설명하며 한 애널리스트가 던진 의미심장한 얘기입니다. 한국이 아시아에서 전기차의 갈라파고스가 되고 있다는 우려 입니다.

전기차시대가 얼마나 빨리 도래할 지는 알 수 없지만 정부와 기업들이 주변 국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미온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고 어쩔 수 없이 글로벌 흐름에 맞춰만 가고 있는 듯한 인상을 지울 수 없다는 설명도 이어졌습니다.

일각에선 2만여개 이상의 부품으로 돌아가는 내연기관 자동차에 비해 전기차의 경우 약 5000개 수준으로 부품이 크게 줄기 때문에 국내 수만개 자동차 부품업체 및 협력업체의 연쇄 부도를 막을 길이 없다고 지적합니다. 정부나 업체에서 이를 대체할 만한 사업을 마련하지 못한 상황이라 무리하게 전기차 드라이브를 걸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얘깁니다.

또 재계 2위 기업이자 유일한 국내 완성차 업체인 현대·기아차의 경우 전기차 보다는 수소차에 집중도가 높은 상태라, 국내 전기차 도입이 빨라질 경우 수입차 점유율이 크게 늘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반면 중국의 경우 글로벌시장을 주도할 만한 자동차 회사가 없고 친환경 움직임이 강해 하이브리드를 건너뛰고 바로 전기차시대로 직행 중입니다. 일본은 글로벌 자동차 시장을 주도하는 업체들이 다수 포진해 있어 기술력을 내세워 전기차 시장을 선도하려는 의지가 강하고 정부에서도 적극 지원하고 있습니다.

국내 수출시장의 효자 품목 중 하나인 정유업계 역시 전기차 시대가 달갑지 않습니다. 휘발유와 경유 수요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내연기관 자동차가 전기차로 대체 된다면 정유회사들은 심각한 타격이 불가피해집니다.

또 석유제품 가격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는 유류세는 정부의 중요한 세수 중 하나이기 때문에 전기차로 대체 됐을 시 발생하는 손실에 대해서도 정부는 대책을 마련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 여름철 고질적으로 블랙아웃 우려가 나오는 상황에서 전기차 시대가 오면 추가로 발전소를 지어야 하는 부담감도 전기차 시대를 늦추고 있는 요인 중 하나입니다.

정부는 최근 자동차업계 CEO들을 불러 놓고 신사업에 과감한 투자를 부탁했습니다. 전기차에 대한 투자 독려로 알려졌지만 정부는 이와 동시에 수소융합얼라이언스를 결성해 수소차 사업에 대한 드라이브도 동시에 걸고 있습니다. 수소차 역시 전기차와 구조가 많은 부분에선 같지만 인프라 구축의 단계에서 갈릴 수 밖에 없습니다. 결국 헤게모니를 잡기 위한 과정에서 트러블은 불가피해 보입니다. 정부와 기업들이 논의를 통해 분산 보다는 집중 전략으로 차세대 미래차 산업을 선도해 나가길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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