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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굿와이프' 전도연 /사진=매니지먼트 숲 |
전도연은 전도연이었다. 전도연의 연기를 안방 TV를 통해 볼 수 있다는 것은 큰 행운이었다.
최근 종영한 tvN 드라마 '굿와이프'(극본 이정효·연출 한상운)는 미국 드라마를 국내 최초로 리메이크 한 작품이다. 승승장구하던 검사 남편 이태준(유지태)이 정치 스캔들과 부정부패로 구속되자 결혼 이후 일을 그만두었던 아내 김혜경(전도연)이 가정의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 변호사로 복귀하면서 자신의 진정한 정체성을 찾아가는 법정 수사극이다.
전도연은 극중 15년 만에 로펌으로 복귀한 김혜경을 연기했다. 남편 이태준으로 인해 혼란스러워 하면서도 가정을 지켜야 하는 엄마, 또한 자신의 곁으로 새롭게 다가온 서중원(윤계상) 앞에서는 여자인 김혜경은 꽤 복잡한 인물이었다. 한국의 '굿와이프' 속 김혜경은 전도연으로 인해 재탄생 됐다. 전도연은 원작과는 다르게 감정을 드러내며 혼란스러워 하는 김혜경을 만들면서도 국내 드라마에선 보기 드문, 여성이 주체가 되는 '굿와이프'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도맡아했다.
"매일매일 도망치고 싶었어요. 그런데 막상 마치고 나니 현장에서 배우들, 스태프들과의 즐거웠던 시간이 더 크게 다가왔죠. 많이 울었어요(웃음). 스스로가 기특하고 감사했죠. 드라마에서 제 분량이 90% 정도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많았어요. 각오는 했지만 전문적인 역할이고 법정신이 많았는데 못 외울 줄 알았죠. 그래서 집에 와서도 잠을 줄이고 대사를 외우는 데 집중했어요. 시간이 지날수록 대사들이 익숙해지더라고요."
'칸의 여왕'이라 불리는 전도연이 부담스러워할 만큼 '굿와이프' 속 김혜경의 분량은 많았다. 김혜경이 엮이지 않은 법정 사건은 없었고 그와는 별개로 김혜경과 이태준의 갈등 관계, 그 사이에서 피어나는 김혜경과 서중원의 사랑도 그려야 했다. 김혜경의 복잡한 마음은 시청자들에게 그대로 전달됐다. 그리고 여성 시청자들은 그의 혼란스러운 마음을 더욱 이해할 수 있었다. 실제 아이의 엄마이자 누군가의 아내인 전도연이 실감나게 김혜경을 연기했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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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연기'라는 것은 가짜이고 어떻게 보면 대사를 흉내내거나 그 상황을 위한 연기일 수도 있는데, 저는 연기에서 '진짜 감정'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상대 배우의 감정을 받고 제가 줄 수 있는 감정을 느끼는 게 굉장히 중요하죠. 그건 소통으로 인해 만들어지는 것 같아요. 그래서 지치지 않도록 제 자신을 채찍질 하며 김혜경을 연기했어요. 실제로 그 많은 인물을 겪은 혜경이지만 엄마이기도 하고 아내, 여자이기도 했어요. 그리고 혜경이 그런 여성이었기에 이태준이라는 남자를 포용한 것이라 생각해요."
'굿와이프'에서 화제가 됐던 건 엔딩 신이었다. 시청자들의 예상을 깨고 혜경은 태준과 이혼하지 않았다. 대신 그들은 쇼윈도 부부가 됐고 혜경은 여전히 중원과 사랑을 키워나갔다. 단편적으로 본다면 혜경이 불륜을 저지르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드라마와 김혜경이라는 캐릭터를 모두 이해한 시청자라면 결코 단순한 불륜으로 치부하진 못하는 엔딩이었다.
"'쇼윈도 부부'의 엔딩은 제 생각을 반영한 장면이에요. 제가 혜경이라면 어느 순간 태준이라는 인물의 욕망과 야망을 이해하게 될 거라고 생각했어요. 어쨌든 15년을 함께 산 부부인데 미운 정, 고운 정이 다 들었죠. 태준이 혜경에게서 돌아서서 가는데 어느 순간 그 넓은 어깨가 정말 작게 느껴졌어요. 태준이라는 인물이 안쓰러워진 거죠. 그래서 이혼 대신 태준을 포용하는 혜경으로 끝내고 싶었어요. 그러면서도 혜경은 자신의 인생이 중요해졌기 때문에 여전히 중원을 만나고 있었죠. 세 인물 모두 사실 열린 결말을 맞은 것 같아요."
'칸의 여왕'이라는 수식어는 수년째 전도연을 따라다녔다. 그에 따른 부담감 역시 아직 전도연에게 존재했지만 그는 이미 부담스러운 수식어들을 뛰어넘은 상황이었다. 아직까지 본인의 연기에 대해 연구하고 고민하면서 스스로를 채찍질 한다고 고백한 전도연. 전도연 정도의 위치에서 이러한 고민들을 털어놓을 수 있는 배우는 몇 없을 것이었다.
"물론 '칸의 여인'이라는 수식어는 부담스러워요. 받을 땐 그렇게 큰 상인 줄도 몰랐죠. 하지만 사람들이 어떻게 저를 생각하건 그걸 제가 바꿀 순 없어요. 그렇기에 저는 제 연기에 더욱 집중하면서 스스로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굿와이프'는 결코 쉬운 작품은 아니었어요. 그런데 그 많은 배우들과 부딪혀가며 연기하는데 그 에너지가 정말 좋았어요. 그분들에게서 받는 에너지가 컸기 때문에 끝까지 김혜경을 지킬 수 있었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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