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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영국 출신 사진작가 닉 나이트(Nick Knight·58)는 5일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그는 서울 종로구 대림미술관에서 ‘거침없이, 아름답게’라는 이름으로 국내 첫 개인전을 연다.
사진과 디지털 그래픽 기술의 결합을 시도한 1세대 작가인 그는 과감하고 실험적인 촬영기법으로 일찌감치 사진계 주목을 받았다.
특히 기존의 상업적인 공식에서 탈피한 촬영기법으로 패션업계에서 명성을 쌓은 그는 알렉산더 맥퀸, 톰 포드, 크리스찬 디올 등 유명 디자이너와 협업했으며 비요크, 레이디 가가, 케이트 모스 등과도 지속적으로 작업했다.
그는 동시에 다큐멘터리 사진부터 디지털 영상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며 테이트 모던, 빅토리아 앨버트 미술관, 사치 갤러리, 보스턴 미술관 등 세계 유수의 미술관에서 작품을 선보였다. 지난 2010년에는 예술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대영제국훈장을 받았다.
작품 100여 점을 6개 섹션으로 나눠 선보이는 이번 전시에서 관객이 처음 마주치는 테마는 ‘스킨헤드’다.
작가가 1979∼1981년 영국 스킨헤드 문화를 직접 체험하며 청년들의 자유롭고 솔직한 감정을 포착한 다큐멘터리 작품들이다.
패션 화보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고 패션을 예술의 영역으로까지 끌어올렸다고 평가받는 작품들은 주로 ‘디자이너 모노그래프’ 섹션에서 만날 수 있다.
작품에서 모델들의 얼굴과 몸매는 의상에 가려지고 패션 자체만 전면에 두드러진다. 이들 작품은 모델 개인의 이미지를 부각시키는 대신 오로지 의상에만 집중해 패션계의 보편적 관행에 대한 도전으로 인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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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지 야마모토를 비롯해 마틴 싯봉, 질 샌더 등 동시대 전위적 디자이너들이 이 작업의 파트너였다.
작가가 아름다움에 대한 전형적 가치관과 사회적 통념에 도전하고자 시도한 작품들은 ‘페인팅 & 폴리틱스’라는 주제로 묶였다. 장애·차별·폭력·죽음 등 사회적 이슈를 향한 도발적 메시지를 패션이라는 형식으로 던진다.
작가는 1990년대 초 당시만 해도 드물었던 디지털 기술을 사진에 접목해 메시지를 극대화했다.
그는 “여러 가지 활동이 가능해진 기술사회에서는 가능한 모든 소통방식을 동원해 이미지를 발현하는 게 중요하다”며 “하나하나의 단계에 집중하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전시는 내년 3월 26일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