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투데이 홍순도 베이징 특파원=사람의 인연은 정말 묘한 경우가 많다. 어쩔 때는 픽션보다도 더 드라마틱하다. 홍콩의 인기 배우 겸 가수인 주인(朱茵·45)도 이런 드라마틱한 사연의 주인공으로 손색이 없다. 유기견 한 마리로 인해 인생이 바뀌었으니까 말이다.
그녀는 20대 초반 신인 때인 1992년 당시 잘 나가던 저우싱츠(周星馳·54)와 공연을 하면서 인연을 맺었다. 이후 연인으로 발전해 2년 동안이나 뜨거운 열애를 했다. 그러나 95년 헤어지고 말았다. 독특한 성격으로 유명한 저우의 개성을 극복하지 못한 것이다. 그녀는 이후 실연의 아픔을 간직한 채 싱글로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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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의 인기 배우 겸 가수 주인. 한때 저우싱츠와 연인 관계였다./제공=검색엔진 바이두(百度).
그러던 98년의 어느 날이었다. 그녀는 자신의 집 문 앞에서 유기견 한 마리를 발견했다. 얼마 후에는 그 개를 찾는다는 전단도 보게 됐다. 당연히 황급히 연락을 했다. 개 주인 역시 바로 달려왔다. 그런데 그는 바로 록 가수로 유명했던 황관중(黃貫中·52)이었다. 여기까지는 크게 묘하다고 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이후의 인연은 진짜 묘하게 돌아갔다. 둘이 개를 매개로 급속도로 가까워지게 된 것. 이후 두 사람은 연인으로 오랜 시간을 지냈다. 그러다 2012년 주인이 오랫동안 소식이 없던 임신을 하는 기적을 연출했다. 곧 딸도 출산했다. 황은 그러자 마치 기다렸다는 듯 그동안 미루던 혼인신고를 바로 했다. 14년여의 연애 끝에 비로소 법적으로 부부가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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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세 생일을 맞아 파안대소하는 주인과 황관중./제공=황관중 웨이보(微博).
개로 맺어진 인연으로 인해 부부가 된 이 두 사람이 25일 대중들에게 활짝 웃는 모습을 보였다. 중국 유력 인터넷 사이트인 신랑(新浪)의 25일 보도에 의하면 이날이 바로 주인의 45세 생일이었던 것. 기념을 하지 않을 수 없었던 모양이었다. 그러나 두 사람 사이에는 수 년 전까지만 해도 보이던 황의 애견이 보이지 않았다. 세월을 극복 못한 것이 분명했다. 그러나 두 사람은 애견의 부재에도 무척이나 행복해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