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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밖 청소년들 검정고시로 꿈 키워요”…재능기부한 경찰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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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훈 기자

승인 : 2016. 11. 24. 06:00

일과 시간 후에 교사로 변모하는 경찰과 의경…'학교 밖 청소년' 미래 위해 구슬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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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밖 청소년들의 검정고시 합격을 위해 재능기부 활동을 해온 서울 도봉경찰서 여성청소년계 서청원 경장(가운데)과 의경 오성록씨(왼쪽)와 심재권씨(오른쪽)./사진 = 도봉경찰서 제공
지난 22일 오후 7시께 서울 도봉구 도봉경찰서 4층 채움홀. 저녁 시간었지만 학구열에 불타는 학생들의 열기는 뜨거웠다.

서청원 도봉경찰서 여성청소년계 경장(35)과 409방범순찰대 소속 의경 5명은 학교 밖 청소년들을 위한 검정고시 대비 수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이들 경찰은 사회의 냉대 속에 단기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이어가는 학교 밖 청소년들을 위해 영어·수학·한국사 등을 가르치는 선생님의 활동을 마다하지 않았다.

2년 차 학교전담경찰관(SPO)인 서 경장과 내년 제대를 앞둔 의경들은 저녁 일과를 자진 반납하고 학교 밖 청소년들의 검정고시 합격을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비록 일주일에 1번 진행되는 수업이지만 이날 만큼은 경찰이 아닌 학생들의 스승이 된다.

이들 경찰은 학생들이 어려워하는 주요 과목 위주로 1대 1 개별 수업을 통해 기초부터 실전 문제 풀이까지 꼼꼼히 챙겨주고 있었다. 시험에서 떨어져 의욕을 잃고 포기하려는 학생도 있었지만 서로 의지하고 격려하며 지난 9개월간 돈독한 사제의 정을 쌓았다.

서 경장은 처음에 학교 밖 청소년들을 만났을 때 검정고시에 대한 관심은 물론 경찰에 대한 경계심으로 가득한 모습을 목격했다고 한다.

당시 아이들의 눈빛과 표정이 안타까웠던 그는 학교 밖 청소년들을 끊임없이 설득했다. 직접 도봉구 내 복지센터를 발로 뛰며 홍보 전단을 붙이고, 배달 아르바이트를 주로 하던 아이들의 수업 참여를 위해 업체 측에게 사정하던 때를 떠올리며 서 경장은 미소를 머금기도 했다.

어렵사리 시작된 검정고시반을 운영한 지 한 달이 되던 지난 4월. 1차 검정고시에서 합격자 1명이 배출된 것을 계기로 학생들은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이후 지난 8월 2차 검정고시까지 서 경장과 의경, 학생들은 합심해 총 7명 중 4명이 올해 검정고시에서 최종 합격하는 유종의 미를 거뒀다.

서 경장은 “사회에서 냉대받던 학교 밖 청소년들이 도전의 가치를 깨닫고 성취감을 느끼는 모습을 보고 보람을 느꼈다”며 “아이들이 마음의 문을 열고 꿈에 관해 이야기하는 모습을 보면서 재능기부의 참된 의미도 알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또 다른 학교 밖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내년 1월 검정고시 대비반을 새롭게 꾸릴 계획”이라며 “2017년에는 더 많은 합격자가 나왔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김병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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