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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사도우미 온오프라인 연계(O2O) 서비스 미소(MISO)의 빅터칭 최고경영자(CEO)는 가사도우미가 부유층의 전유물이 아닌 보편적인 서비스로 확산될 수 있다는 비전을 갖고 지난해 8월 창업에 뛰어들었다. 1인 가구와 맞벌이 부부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는 현 시대에 의미 있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거란 믿음이 있었다.
12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6년 한국의 사회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1인 청년가구는 10년 전보다 29.8% 증가한 65만5000개다. 특히 여성들의 학력이 높아지면서 맞벌이 가정의 비중도 전체 가구의 44%에 달한다. 한국 근로자들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의 연간 평균 노동시간인 1770시간보다 689시간이나 더 많이 일한다.
미소는 퇴근 후 또다시 가사 일이라는 집안 과제에 시달리는 직장인들의 고민에 초점을 맞췄다. 빅터칭 CEO는 “서비스 이용자 중 30대 여성 고객이 가장 많고, 고객의 절반 이상이 맞벌이 부부”라면서 “6평 원룸부터 100평 아파트까지 고객들의 주거환경도 다양하다”고 말했다. 또한 “한국 특유의 높은 인구 밀집도, 높은 스마트폰 보급률, 편리한 대중교통, 충분한 가사도우미 인력”도 창업 배경으로 꼽았다. 미소가 집계한 바에 따르면 국내 가사도우미 인력은 20만여명에 달한다.
고객들은 미소의 홈페이지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에서 서비스를 예약하고 결제까지 마친다. O2O 서비스인만큼 고객이 원하는 날짜, 시간, 장소를 설정하면 가사도우미가 자신의 위치에서 가까운 거리의 집을 방문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스템이다. 기본 서비스는 4시간(4만5000원) 청소 코스다. 세탁·화장실·부엌·바닥 청소 등 청소 순위를 매겨 필요한 시간을 설정하면, 미소가 평수와 집안 상태를 확인한 뒤 가격을 조정한다. 똑같은 30평 아파트라도 집 상태에 따라 청소 강도는 천차만별이다. 미소가 채용하는 가사 도우미는 모두 여성이다. 이사 청소 등 전문적인 서비스가 필요할 때만 남성 도우미를 기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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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소는 이 같은 사업성을 인정받아 올 여름 와이컴비네이터 등 글로벌 투자사로부터 31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와이컴비네이터는 에어비엔비·드롭박스·미미박스 등 유명 스타트업에 투자한 미국 최대 벤처 투자사다. 이니시스를 창업한 권도균 프라이머 대표, 조시 버클리 미노게임즈 CEO 등도 미소의 성장성을 높이 사 개인투자자로 참가했다.
지난 2월 앱 출시 이후 미소를 통해 총 3만명의 고객이 6만건의 청소 서비스를 주문했다. 미소의 월 거래액은 5억원 수준이다. 창업 1년 만에 이 같은 성과를 올릴 수 있었던 데는 투자사들의 적극적인 지원과 더불어 빅터칭 CEO가 배달음식 주문 앱 ‘요기요’에서 쌓은 노하우가 도움이 됐다. 요기요의 공동 창업자이자 수석제품 관리자였던 빅터칭 CEO는 “요기요가 ‘선택과 집중’이라는 전략 아래 고객과 음식점을 연결하는 데 집중했다면 미소 역시 고객과 가사도우미를 연결하는 서비스”라면서 “고객과 가사도우미를 포함한 홈클리닝 시장이 같이 성장하는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미소의 내년 목표는 하루 청소 1만건을 달성하는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한국뿐 아니라 중국 등 아시아 시장 진출도 계획하고 있다. 청소뿐 아니라 요리 등 부가 서비스를 요청하는 고객의 목소리에 따라 집안 내 다양한 서비스로의 확장도 검토중이다. 스타트업이 주축이 되어 이끌고 있는 국내 홈클리닝 시장은 올해 카카오가 진출을 선언해 주목받았다. 구글은 지난해 홈클리닝 업체를 인수하며 사업 진출 가능성을 내비췄으며, 아마존 등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들도 다가올 사물인터넷(IoT) 시대에 발맞춰 홈클리닝 시장의 성장성에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