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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의 임원인사는 설 연휴가 지난 2월초나 중순에 진행된다. 연말 정기 인사를 다음해로 미루는 것은 비자금 수사를 받던 2006년 이후 10년만이다. 당시 현대차 그룹은 두달가량 늦춰진 2007년 2월에 정기인사를 단행한 바 있다.
내부적으로는 임원인사 윤곽이 어느 정도 갖춰졌지만 특검 때문에 발표 시기를 확정하진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특검 공식 수사기간이 다음달 28일까지 예정돼 있는 만큼 3월로 연기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현대차그룹은 특검의 재계관계자 소환조사가 어느 정도 마무리된 후에 임원인사를 낼 예정이다. 현재까지는 대기업 중 삼성그룹만이 집중 조사를 받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미르재단에 85억원, K스포츠재단에 43억원 등 128억원을 출연하고 차은택 씨 소유의 광고업체 플레이그라운드에 광고일감을 몰아준 의혹을 받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일각에선 임원인사 이후 자리에서 밀려난 임원이 특검에 소환될 경우 회사에 불리한 진술을 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해 늦춰지고 있다는 주장도 있다.
더불어 지난 20일(현지시간) 공식 출범한 트럼프 행정부의 강력한 보호무역주의 방침도 인사 연기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 글로벌 자동차업체들이 미국내 투자계획들을 전면 수정한 만큼 현대차그룹도 올해 현지 판매 전략 수정이 불가피하다. 특히 미국시장은 현대차그룹 판매실적에서 두번째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이번 인사를 통한 미국 투자 계획과 판매 전략 수립이 중요하다.
다만 특검이 종료되는 시점까지 기다리기다간 조직의 틀이 너무 늦게 갖춰진다는 지적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과 관련해 미국 판매 전략을 새로 수립해야 하고 지난해 부진했던 내수 시장 전열을 가다듬기 위한 기반 마련이 시급하다”고 진단했다.
한편 현대차그룹의 이번 정기 임원인사는 지난해 판매 부진으로 예년보다 승진 폭이 작을 것으로 전망된다. 2015년 현대차는 368명에 대한 인사를 단행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