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대사는 8일(이하 현지시간) 한미연합군사훈련을 중단하라는 중국 측의 제안을 거절하고, 북한에 대해 “모든 옵션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헤일리 대사는 미국이 앞으로 북한에 대해 어떤 전략을 취할 것인지에 대해 재평가를 진행하고 있다며 “이러한 결정을 한 뒤 그에 따라 행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는 어떤 것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모든 옵션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고려 중”이라고 덧붙였다.
헤일리 대사가 언급한 ‘모든 옵션’은 대북 선제타격과 한국으로의 전술 핵무기 재배치 등 거의 모든 수단을 지칭하는 것이지만, 외교 관계자들은 리스크가 큰 선제타격 옵션과 전술 핵무기 재배치 등은 들어갈 공산이 크지 않다고 보고있다. 로이터통신은 앞서 7일 미 정부 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선제타격 옵션이 국지전을 촉발하고 한국·일본을 비롯해 양국에 주둔 중인 수만 명의 미군 등에게 막대한 인명 피해를 유발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리스크가 클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북한과의 ‘협상’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견해가 앞선다. 헤일리 대사는 “우리는 먼저 북한이 일종의 긍정적 행동을 하는 것을 봐야 한다. 그래야 비로소 그들을 진지하게 받아들일 수 있다”며 북한의 성의 있는 비핵화 조치가 선행되어야 협상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런 모든 상황을 종합해볼 때 전임 오바마 행정부 후반기에 취한 전방위적인 대북 제재·압박 기조를 계승하면서도 동시에 세컨더리보이콧을 사용 가능한 옵션으로 바꾸는 것이 트럼프 행정부 새 대북정책에서 핵심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 정부는 7일 대북 거래 혐의를 받는 중국 최대 통신장비기업인 ZTE에 11억 9200만 달러(약 1조 3702억 원)의 막대한 벌금을 부과했다. 세컨더리보이콧이 시행되면 북한과 거래한 중국 기업들은 벌금을 받거나 미국 주도의 국제 금융망에서 퇴출당하는 조치를 감수해야한다. 이에 오는 18∼19일 첫 동북아시아를 방문하는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이 중국 방문 때 세컨더리 보이콧 카드를 사용할 수 있음을 시사하며 중국에 강력한 대북압박을 요구할 지 주목된다.
아울러 트럼프 행정부는 북한 지도부를 약화시키기 위한 사이버 공격 및 기타 비밀 작전들을 강화하는 방안도 선택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하는 방안도 검토 방안 가운데 하나다. 이는 북한이 지난달 김정은 북한 노동당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 암살에 신경성 독가스인 ‘VX’를 사용한 혐의를 받는 것과 관련해 논의되는 조치다.
마크 토너 미국 국무부 대변인대행은 8일 정례브리핑에서 중국 역할론을 주장했다. 그는 “미국은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북한과의 대화에 열려 있다”면서도 “그러나 비핵화 및 도발 억제에 대한 의미 있는 조치를 할 책임은 북한에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이 “북한은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중단하고 한국과 미국도 군사훈련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선 “실행 가능한 거래가 아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