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현지시간) 인도 뉴델리 네루대학교(JNU)에서 홀리 축제가 열렸다./=정인서 뉴델리(인도) 통신원
12일(현지시간) 인도는 홀리(Holi) 축제를 맞이했다. 겨울이 끝나고 봄의 시작을 알리는 축제로 힌두력 한해의 마지막 달인 12월 팔구나(Phalguna)의 보름(Purnima·11일)에 축제가 시작돼 다음날 절정에 이른다.
전날인 11일 저녁 동네 골목마다 홀리카(Holika)를 태우며 기도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쉽게 만날 수 있었다. 홀리카는 ‘홀리’축제 명칭에 기원이 됐다고 전해지는 힌두교 신화 속 마녀다. 홀리 전날 저녁에 짚으로 만든 홀리카 인형을 불태워 선이 악을 몰아냈음을 축하하고 다음날 축제를 즐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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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리 축제 전날 저녁에 홀리카를 태우며 기도를 올리는 모습을 쉽게 만나 볼 수 있다/=정인서 뉴델리(인도) 통신원
12일 집 밖을 나서자 물풍선이 날아왔다. 어린이들은 물풍선을 지나가는 행인에게 던지며 “해피 홀리!”를 외쳤다. 물풍선을 맞은 사람들도 화를 내지 않는다. 그저 웃으면서 같이 “해피 홀리!”를 외칠 뿐이다.
거리를 지나가는 사람들의 얼굴에는 형형색색의 물감으로 물들어 있었다. 그들 모두 환하게 웃으며 “해피 홀리”라고 인사를 건냈다.
뉴델리 남부 자와할랄 네루대학교(Jawaharlal Nehru University)의 강가 호스텔(Ganga Hostel) 앞 공터는 홀리축제가 한참 진행 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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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루대학교는 홀리 축제를 즐기기 위해 모여든 사람들로 가득했다. 사람들은 모두 춤을 추며 “해피 홀리!”를 외쳤다./=정인서 뉴델리(인도) 통신원
사람들은 저마다 색깔염료를 들고 사람들의 얼굴과 옷에 물감을 입히고 있었다. 한 쪽에서는 물총을 쏘는 이도 있었다. 몇몇 이들은 성이 차지 않았는지 물을 가득채운 통을 들고 사람들에게 쏟아버리기도 했다. 또 공터 중앙에서는 사람들이 연신 춤을 추고 있었다. 나무 위에 올라가 춤을 추는 모습도 보였다. 다같이 “해피 홀리!”를 외치고 있었다.
네루대학교에서 공부 중인 샤히드 임란(Shahid Imran·27)씨는 “홀리는 단순한 색의 축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종교·계급·세대를 초월한 축제로 모두 하나가 될 수 있는 날”이라며 “모두가 축제를 즐기고 있다. 오늘만큼은 모두 행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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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리를 즐기는 인도인들의 모습/=정인서 뉴델리(인도) 통신원
한국에서 4년간 유학생활을 했던 비제이 쿠마르(Vijay Kumar)는 한국과 인도의 홀리 축제를 비교했다. 그는 “4년 만에 인도에서 홀리를 즐긴다. 한국에서도 부산 해운대에서 열리는 홀리 축제 때 참가 했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에서는 정말 얼굴에 물감을 뿌리고 춤만 췄다. 홀리 특유의 분위기를 낼 수는 없었다. 하지만 인도에서 맞이하는 홀리는 확실히 다르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무엇인가가 존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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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루대 한인 유학생들도 홀리 축제를 즐겼다/=정인서 뉴델리(인도) 통신원
축제현장에서 물감으로 얼굴이 보라색으로 물든 한국유학생들도 만날 수 있었다. 네루대학교 한국인학생회장인 고관우(22)씨는 “열광적인 축제”라고 말했다. 그는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광적일 정도로 열광하는 학생들의 모습이었다. 평소에는 조용하던 사람들이 길가에 배회하는 차량을 세우고 그 위에 올라서는 모습은 놀라움 그 자체였다”고 밝혔다. 이어 “많은 사람들이 한 장소로 모여 대낮부터 춤판을 벌일 수 있다는 사실도 놀라웠다”며 “특히 나무위에 올라가서 춤을 추고 진흙탕에서 뒹구는 모습들이 평소 정적인 느낌을 주는 캠퍼스의 분위기를 완전히 탈바꿈 시켜 놓았다”고 말했다.
외국인들의 모습도 많이 보였다. 일본에서 인도로 여행을 왔다는 히카루(Hikaroo·21)씨는 “일본에서는 상상 할 수 없는 모습”이라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인도여행 중 홀리를 경험 할 수 있다는 것은 큰 행복”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본에서는 홀리처럼 물감을 던지고 이렇게 막춤을 추며 즐길 수 있는 축제가 없다”며 “친구들에게 홀리 축제를 꼭 추천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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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장구를 치고 노래를 부르며 홀리 축제를 즐기고 있다/=정인서 뉴델리(인도) 통신원
인터뷰가 끝난 이후로도 사람들의 발길은 멈추지 않았다. 오전 10시부터 시작된 이 광적인 축제는 오후 2시가 넘어서야 끝이 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