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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뒷담화]사옥까지 처분한 1세대 게임기업의 좌절

장진원의 기사 더보기▼ | 기사승인 2017. 03. 1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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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 첫날인 2009년 7월 30일 시초가 1만9000원, 15일 현재 7410원. 게임업체 드래곤플라이의 주가 추이입니다. 8년 사이 잘 나가던 게임 개발사의 주가는 반토막은커녕 60% 넘게 주저앉았습니다.

급기야 지난 14일에는 서울 강남구 논현동 소재 토지 및 건물을 76억원에 양도하겠다는 내용을 발표했습니다. 회사 전체 자산규모 627억원의 12%에 해당하는 거액입니다. 드래곤플라이는 사옥 매각 대금을 ‘유동성 현금 확보 및 재무제표 개선’에 쓰겠다고 밝혔습니다. 한마디로 돈이 부족해 건물이라도 팔아 재무 안정을 꾀하겠다는 뜻입니다.

드래곤플라이는 1995년 설립된 국내 1세대 게임기업입니다. 1997년에는 ‘카르마’가 문화체육부 주관 ‘대한민국 게임대상’에서 우수상을 수상했습니다. 전성기는 2004년 1인칭 슈팅게임 ‘스페셜포스’ 출시와 함께 찾아왔습니다. 2009년에는 국내 온라인 게임으로는 처음으로 프로리그까지 출범했습니다. 79주간 국내 PC방 접속률 1위, 전 세계 30여 개국 1억 명 이상의 유저 등이 스페셜포스가 자랑하는 기록들입니다.

세간의 기대를 한몸에 받으며 2009년 7월 상장까지 했지만 변화는, 아니 고난은 그때부터였습니다. 아이폰이 국내에서 처음 출시된 게 바로 2009년 11월입니다. 온라인게임은 PC로만 즐기던 유저들에게 스마트폰은 손 안의 PC가 됐습니다. 2012년부터는 모바일 메신저 기반의 모바일게임들이 쏟아지면서 게임산업의 패러다임은 급격히 모바일로 이동했습니다.

급변하는 트렌드를 따라잡지 못하면 금방 도태되는 곳이 바로 게임시장입니다. 드래곤플라이는 어땠을까요.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의 97%(83억원)가 여전히 온라인게임에서 나옵니다. 모바일게임 매출은 2억원에 불과합니다. 2016년 연간 매출액(108억원)은 전년대비 34%, 영업이익(16억원)은 55.3% 급감했습니다.

부진한 실적은 재무구조 악화로 이어졌습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드래곤플라이의 유동자산은 42억원인데 비해, 1년 안에 갚아야 할 유동부채는 310억원에 달합니다. 전체 자산의 절반 가까이가 당장 갚아야 할 빚인 셈입니다. 잉여현금흐름도 -39억원에 그쳐 현금 사정이 매우 빠듯합니다.

드래곤플라이 역시 ‘가속스캔들’, ‘꽃보다 할배’ 같은 모바일게임을 출시했지만 시장의 반응은 기대 이하였습니다. 그 사이 온라인게임 시대를 풍미했던 기업은 군소업체로 전락하는 설움을 맛보고 있습니다.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하지 못해 쇠락해가는 기업의 모습이 못내 안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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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jw@asia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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