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친박 세력 지지 받으면 단일화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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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대행에게 집중됐던 보수층의 지지는 일단 홍준표 경남지사를 향한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발표된 리얼미터의 여론조사(전국 1015명 대상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포인트)에 따르면 황 대행의 지지자 중 32.4%가 홍 지사에게 이동했다. 이어 안희정 충남지사(14.9%),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11.6%), 남경필 경기지사(8.0%),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5.3%),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3.7%) 순으로 황 대행의 지지층이 분산됐다. 리얼미터 측은 “탄핵 인용과 황 대행 불출마 등의 영향으로 옛 여권 주자들의 지지율 합이 22.1%에서 13.7%로 떨어진 반면 민주당 소속 주자들은 60%대 중반으로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홍 지사도 “대통령이 되기 위해 많은 준비를 해왔다”며 ‘스트롱맨’을 자처하고 나섰다. 홍 지사는 이날 서울 여의도 경남도 서울본부에서 열린 지방신문협회 인터뷰에서 “세계적으로 좌파가 몰락하고 한국 둘러싸고 있는 4강 지도자들처럼 다 ‘스트롱맨’들이 세계를 이끌어 가고 있는데 한국에서만 좌파정부가 탄생하면 이 나라가 살 길이 있겠느냐”며 “그래서 내가 대통령을 해보겠다고 나온 것”이라고 대선 출마 배경을 밝혔다.
비박(비박근혜) 성향인 홍 지사가 한국당의 최종 후보로 확정될 경우 보수 후보들의 단일화 가능성도 높아진다. 하지만 친박(친박근혜)계 후보가 선출되면 연대 가능성은 희박해진다. 일찌감치 단일화를 주장해온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도 이날 “탄핵에 반대하고 아직도 정치세력화를 하는 소위 친박들이 정리되지 않고 그 사람들의 지지를 받아서 (확정)되는 후보라면 다시 한 번 생각해봐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홍 지사에 대해서는 “대법원 판결이 남은 사람이 왜 출마하시는지 이해는 잘 안 되지만 출마야 자유”라며 “하지만 그 분이 한국당에서 어떤 세력의 지지를 받아서 출마할 것이냐 그게 문제가 될 것”이라고 전제를 달았다.
홍 지사도 남경필 경기지사나 유 의원 등 바른정당 후보들과의 단일화 가능성에 대해 “정치판에서 어제 있었던 일을 오늘 따지면 바보”라며 “화해 여부를 떠나 크게 생각해야 한다”고 며 단일화 가능성을 열어뒀다. 하지만 ‘삼성동계’로 지칭되는 친박 핵심들에 대해 “(친박 8인방에 대한) 징계는 안 된다. 공적인 책무라기보다 개인적인 도리로 하는 것 아니냐”고 일축했다.
이는 여전히 한국당 안에 수적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 친박계의 지지 없이는 경선에서 승리할 수 없다는 현실적 이유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새누리당 8·9 전당대회에서도 이주영 의원이 친박 책임론을 꺼내들자 친박계가 지지를 철회했고, 약체로 꼽혔던 이정현 전 대표가 친박계의 조직적 지원으로 1위를 차지했었다. 결국 보수 후보 단일화는 한국당 경선에서 누가, 어느 세력의 지지를 받아 승리하느냐에 따라 명암이 갈릴 것으로 보인다.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www.nesdc.go.kr)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