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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성남캠퍼스 스마트시스템제어과에 수석입학한 김재환 학생(19)은 청각 장애 2급의 중증장애인이다. 김 군은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전자기기를 분해·조립하며 자연스레 기술에 대한 꿈을 키웠고 공업고등학교에 입학했다.
김재환 학생은 3학년 2학기 현장실습을 나갔던 회사에서 자동화 장비를 처음 접하며 이 분야의 전문 기술인이 되겠다는 인생의 목표를 세우게 됐다. 그는 “나에게 기술은 꿈을 갖고 실현해나가는 도구”라며 “장애가 있지만 자동화 분야의 최고 기술인이 되기 위해 앞으로 더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대구에 위치한 섬유패션캠퍼스 패션메이킹과에는 박영희씨(58·여)가 입학했다. 그는 39년 전 한국사회사업대학(현 대구대) 병설 전문학교 의상과에서 패션 공부를 시작했지만 결혼을 하라는 집안의 권유로 꿈을 접었다.
박씨는 2014년 일학습병행제 기업에서 배움과 학습을 병행하는 학습근로자들을 보자 배움에 대한 열망이 다시 타올라 패션 전문가에 다시 도전하기로 했다. 그는 패션 디자인뿐만 아니라 패션업 전반에 걸쳐 이론과 실무 기술을 배울 수 있는 패션메이킹과에 입학했다.
명문대학을 다니다가 기술을 선택한 학생도 있다. 인천캠퍼스 기계시스템과에 재학 중인 고은혁(20·여) 학생은 중국에서 초·중·고등학교를 거쳐 서울 소재 한 대학교의 인문사회계열 학부에 입학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불투명한 미래가 걱정되기 시작했고, 2학년을 마치고 자신의 진로에 대해 고민하던 중 아버지의 기계분야 사업에 관심을 갖게 됐다.
그는 기계 분야의 전문 기술자가 되기 위해 고학력자를 대상으로 교육을 실시하는 하이테크 과정에 입학했다, 고씨는 “입학한 지 채 한 달도 되지 않았지만 하루하루 미래가 뚜렷해지는 것을 느낀다”고 말했다.
한때는 철강 관련 대기업과 선박 관련 외국계 기업에서 재료 전문가로 근무했던 이봉규씨(51)는 최근 조선업계 경기불황으로 회사를 그만두고 남인천 캠퍼스 특수용접과에 입학해 새로운 삶을 준비하고 있다.
이씨는 “비록 늦은 나이에 기술을 배우기 시작했지만 10년 후에는 인정받는 전문가가 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이우영 한국폴리텍대학 이사장은 “우리 대학은 다양한 사연을 가지고 각자에게 맞는 교육과정에 입학한 학생들이 상당히 많다”며“최근 취업 절벽의 위기 상황에서도 학생들이 기술을 선택해 우리 대학에 온 만큼 교육 품질로 더 좋은 취업을 이룰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