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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모태 ‘방산’, ‘화학’ 제치고 주축으로… 자산·매출 첫 추월

한화 모태 ‘방산’, ‘화학’ 제치고 주축으로… 자산·매출 첫 추월

기사승인 2017. 04. 1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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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한화그룹내 방위산업을 중심으로 한 ‘화약제조업’ 사업 비중(자산·매출)이 처음으로 ‘화학제조업’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김승연 회장이 2년새 삼성과 두산으로부터 3개 방산업체를 인수하고, 사업재편을 통해 시너지를 극대화 시킨 결과로, 그룹 모태사업이 다시 주축으로 올라선 셈이다.

4일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2016년 ㈜한화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그룹내에서 금융을 제외하고 가장 몸집이 컸던 화학제조업의 자산과 매출액은 각각 지난해말 기준 9조2069억원·5조446억원으로, 방위산업(12조7106억원·5조8320억원)에 모두 밀렸다.

2014년 방산부문 자산은 5조4583억원에 불과했지만 2년새 12조7106억원으로 두배 이상(132.9%) 불었고 매출액은 1조4082억원에서 5조8320억원으로 4배(314.1%) 수준으로 확대됐다. 그 사이 화학제조업은 오히려 감소했거나 소폭 증가에 그쳤고 결국 지난해 두 사업이 서로 자리를 맞바꾼 것이다. 이는 회사가 사업보고서에서 K-IFRS에 따라 두 사업을 분류해 표기한 2011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한화 관계자는 “지난해 한화시스템·디펜스 등 방산기업들이 회계에 포함되면서 화약제조부문 매출액 등이 처음으로 화학을 넘어서게 됐다”고 밝혔다. 화약제조업은 ㈜한화 화약·방산·기계제조부문과 한화테크윈·한화디펜스·한화시스템을 중심으로 사업이 진행 중이고, 화학제조업은 한화케미칼과 한화첨단소재 등이 주도하고 있다.

1952년에 설립된 한화그룹 모태는 ‘한국화약’이다. 축적된 화약기술을 바탕으로 1974년 방위산업에 진출해 자주국방의 일익을 담당해왔다. 1992년 ‘한화’로 사명을 변경하고 현재는 유도무기부터 탄약·무인체계·우주 사업까지 투자와 정부사업 참여를 통해 국산무기의 첨단화를 주도하고 있다.

수출 위주 사업을 벌이며 빠르게 성장해 온 화학에 비해 내수시장의 한계에 부딪힌 방산이 도약을 시작한 건 2년전 삼성과 두산으로부터 방산 3사를 인수하면서 부터다. 그룹은 인수 후 중복되는 사업을 하나로 묶고 업체별 특화 작업을 벌였고, ㈜한화를 중심으로 정밀타격, 한화테크윈은 화력·무인화, 한화시스템은 방산전자, 한화디펜스는 지상플랫폼사업으로 정리해 시너지를 극대화 했다.

현재 한화테크윈의 주력인 K9자주포는 올해 핀란드와 인도·북유럽·동유럽 등에서 잇따라 계약을 따내거나 유력한 후보로 점쳐지고 있고, 방산 4사가 함께 UAE 아부다비 글로벌 방산전시회에 함께 참석하는 등 공동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장원준 산업연구원 방위산업연구부장은 “현재 한화테크윈의 경우 주력인 K9자주포가 글로벌 수출에 탄력을 받고 있고, 다른 계열사들도 탄약 및 플랫폼에서 해외 수출시장서 긍정적인 접촉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트럼프노믹스 등으로 인한 국방예산 증가 요구가 있고, 수출까지 진전이 이어진다면 한화 방산사업은 성장할 여지가 많다”고 설명했다.

김승연 회장이 한화를 한국의 록히드마틴으로 키우겠다는 의지가 반영되면서 추후 한국항공우주(KAI)가 이뤄 질 경우 방산이 그룹의 중심으로 확실히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이에대해 장 부장은 “2년전 방산기업들을 인수하고 안정화 단계에 들어선 상황이라 당장 이뤄지긴 힘들 수 있지만, 지금처럼 방산 흐름이 좋다면 예상보다 KAI 인수 추진이 더 빨라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KAI 인수가 성사 된다면 한화는 글로벌 14~15위 방산업체로 뛰어 오른다.

특히 한화테크윈의 경우 그룹의 4차산업혁명을 주도할 스마트팩토리 사업을 맡게 되면서 향후 성장세는 더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이날 ㈜한화 역시 넥센타이어로부터 약 900억원 규모의 체코공장 물류자동화 설비 프로젝트를 수주하면서 힘을 보탰다.

반면 화학제조업은 지난해 호황에 힘입어 5139억원의 흑자를 내긴 했지만 함께 빅3로 불리는 LG화학이나 롯데케미칼 등의 상승세가 워낙 가파르다 보니 상대적으로 위축된 상태다. 화학제조업의 중심인 한화케미칼은 범용 위주 제품이 많아 중국의 추격에 취약한 상태이고, 고부가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다소 수동적이라는 평가다. 특히 성과를 내고 있는 한화큐셀 등은 따로 태양광부문으로 분류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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