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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칸드림’ 꿈꿨지만… 비싼 ‘수업료’ 치르는 韓 외식

‘아메리칸드림’ 꿈꿨지만… 비싼 ‘수업료’ 치르는 韓 외식

기사승인 2017. 04. 11.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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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베네 미국법인 만성적자 시달려…매각 검토 중
미스터피자도 미국법인 해산하며 동남아 집중키로
무리한 투자에 실적 부담…프랜차이즈 소송 휘말리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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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시장에 진출한 한국 외식업체들이 잇달아 ‘쓴맛’만 보고 있다. 글로벌 영토 확장을 목표로 ‘프랜차이즈의 본고장’인 미국에 출사표를 던졌지만 현지에서 연착륙하지 못한 채 적자만 남기며 수익성 악화의 부메랑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10일 금융감독원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카페베네가 지분 100%를 보유한 미국법인 ‘카페베네 Inc’는 지난해 132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며 2015년(-48억원)보다 손실 규모가 더욱 확대됐다.

2010년 설립한 카페베네 미국법인은 뉴욕 타임스스퀘어 등에 직영점을 열고 글로벌 확장을 시도했으나 2013년 5억원의 순익을 낸 것을 제외하고는 만성적자에 허덕여왔다. 카페베네 미국법인의 설립 이후 누적 적자는 277억원 규모다.

미국법인의 부실과 과도한 투자는 카페베네가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지며 위기에 처하게 된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카페베네는 현재 미국 법인 매각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미스터피자’로 유명한 MP그룹(옛 MPK그룹)도 미국에 있는 2개 법인 가운데 2005년 설립한 ‘미스터피자 웨스턴’의 해산을 진행 중이다. 해마다 적자가 계속되는 등 시장성이 없는 미국 시장 대신 잠재력이 큰 동남아 시장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최근 미국 시장에는 토종 치킨 프랜차이즈의 공략이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비비큐가 지난달 초 미국 뉴욕에 첫 직영점을 열면서 현재 120개인 미국 내 매장을 2020년까지 1만개로 확대하겠다는 구상을 밝혔고, 버거·치킨 프랜차이즈인 맘스터치도 미국 시장에 출사표를 던지고 올해 하반기 미국 1호점을 낼 계획이다.

그러나 한국식 치킨의 미국 공략이 녹록치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2007년 ‘교촌치킨’으로 미국에 진출한 교촌F&B의 경우 미국법인인 ‘교촌USA’이 지난해 39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되는 등 적자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2012년부터 5년간 교촌USA의 당기순손실 규모는 약 225억원에 이른다.

국내 대표 외식 대기업의 사정도 별반 다르지 않다. CJ푸드빌이 지분 100%를 보유한 미국법인 ‘CJ푸드빌 USA’는 지난해 219억원의 매출을 거둬 2015년 대비 14.4% 증가했으나, 9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2013년 55억원의 손실을 낸 이후 2014년 33억원, 2015년 28억원 등 점차 손실 규모를 줄이고 있으나 여전히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상태다.

미국에 있는 ‘뚜레쥬르 인터내셔널’이 CJ푸드빌의 9개 해외법인 중 유일하게 흑자(1억1000만원)를 기록한 것이 위안을 삼을 만하지만, 이마저도 2015년(2억7000만원)에 비해 줄어들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시장 진출이라는 장밋빛 기대에만 휩쓸릴 것이 아니라 현지 맞춤형의 프랜차이즈 모델 개발 등 시장 대응이 필요하다”면서 “일부 프랜차이즈는 한인밀집 지역에 매장을 다수 내는 제살깎이식 확장을 하는가 하면 현지 프랜차이즈 관련법에 대한 이해와 숙지 부족으로 소송에 휘말리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농림축산식품부가 지난해 말 발표한 ‘2016년 외식기업 해외진출 실태조사’에 따르면 미국에 진출한 한국 외식기업의 매장 수는 2015년 1444개였으나 지난해(10월 기준)에는 1188개로 약 18% 줄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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