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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세대 정신건강 ‘적신호’ … 술·담배 의존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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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영 의학전문기자

승인 : 2017. 04. 20. 13:56

Teenager depressed sitting inside a dirty tunnel
우리 세대의 정신건강이 위협받고 있다. 학업·생업·사회생활을 비롯해 각종 인간관계에서 비롯된 스트레스 등 원인도 다양하다. 문제는 스트레스가 적절히 해소되지 않고 중첩되면서 성인 4명 중 1명이 정신질환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 N포세대, 남녀 불문 정신건강 ‘적신호’

보건복지부의 ‘2016년도 정신질환실태 역학조사’에 따르면 정신질환 평생유병률은 25.4%였다. 성인 4명 중 1명이 평생 한번 이상 정신건강문제를 경험한 셈이다. 일년유병률은 11.9%로, 지난 1년 간 정신건강문제를 경험한 사람은 470만명으로 추산된다.

18∼29세(이하 20대) 남성의 ‘주요 우울장애’(우울증) 일년유병률은 2011년 2.4%에서 2016년 3.1%로 증가했다. 이 기간 성인 남자(18∼64세)의 우울증 유병률은 1.8%에서 1.2%로 낮아졌다. 여성도 4.2%에서 1.9%로 하락했다. 우울증은 2주 이상 거의 매일 우울한 기분이나 흥미 상실, 식욕·수면 변화, 피로, 자살 생각 등으로 일상생활이나 직업상 곤란을 겪는 질환이다. 20대 남성 우울증 증가는 취업·결혼·불안한 미래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된 결과로 풀이된다.

우울증 회피를 위해 20대 여성들은 술과 담배에 의존하는 경향이 높아졌다. 20대 여성의 ‘알코올 사용장애’ 일년유병률은 2011년 5.7%에서 2016년 6.9%로 높아졌다. 이 기간 남성 일년유병률은 6.9%에서 5.7%로 낮아졌다. 니코틴 중단으로 인지적·신체적·행동적 부적응 증상을 보이는 ‘니코틴 사용장애’ 유병률은 여성 그룹 중 20대가 1.1%로 가장 높았다.

계절적으로 3~4월은 우울증 환자가 증가하는 시기다. 우울증 악화에 따른 자살자 수도 늘어나 봄철에는 우울증 및 이로 인한 후유증 관리가 절실하다는 것이 전문의들이 입장이다. 이기경 양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과장은 20일 “봄의 활력이 오히려 우울증 환자에게 악영향을 미치거나 혹은 겨우내 얼어붙은 활동력의 증가가 자살시도로 이어지는 등 우울증 환자에게 계절의 변화는 민감한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다.

유명 연예인들이 앓아서 유명세를 탄 공황장애도 정신건강을 위협하는 요소다. 공황장애는 특별한 이유 없이 예상치 못하게 나타나는 극단적인 불안 증상으로, 갑자기 공포심을 느끼면서 가슴 두근거림·답답함·숨막힘·식은땀·어지러움 등의 증상을 20~30분간 지속적으로 경험하는 공황발작 증상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장애다.

공황장애의 대표적 합병증은 우울증, 알코올 중독, 공포증, 성격 변화 등이 있다. 문제는 불안감과 두려움·우울증에서 벗어나기 위해 술에 의존하는데 있다. 실제 공황장애 환자 중 30~70%가 우울증을 경험하고, 광장공포증이 있는 공황장애 환자들 중 24%가 알코올 중독이라는 연구 결과는 음주 의존의 위험성을 잘 보여준다.

김석산 다사랑중앙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원장은 “만약 공황장애를 술로 해결할 경우 우울증이나 알코올 중독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며 “술을 마시면 공황장애 증상이 알코올에 의해 가라앉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안타깝게도 이는 일시적인 효과”라고 설명했다.


◇ 학교생활 잘 하나(?) 우리 아이 정신건강은(?)

새학기가 시작한 지 2달 여가 지난 지금이 아이의 정신건강을 살펴볼 기회다. 우울증은 어른과 청소년뿐 아니라 소아에게도 나타날 수 있다고 의료진들은 설명했다. 아이에게서 생기는 소아 우울증의 경우 우울감·불안 등의 일반적인 우울증 증세로도 나타나지만, 학교 수업에 집중하지 못하거나 평소와 달리 컴퓨터 게임 등을 많이 하는 등 다양한 증세들로 발현된다.

소아 우울증을 가진 아이들은 스스로가 ‘내가 우울하다’라는 것을 이해하고 표현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오히려 ‘무엇 무엇이 싫다’ 또는 ‘무엇 무엇이 힘들다’고 표현하는 경우가 많다. 아이가 자주 반복적으로 이와 같은 표현을 하는지 부모의 세심한 관찰이 필요하다.

소아 우울증과 흔한 정신적 장애가 주의력 결핍·과잉행동 장애(ADHD)다. 유치부나 초등학교 저학년부터 나타나며 주의력 산만 및 과잉활동·충동성이 6개월 이상 지속적으로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ADHD증상이 있는 아이는 학습장애나 우울증 등 다른 장애를 동시에 갖고 있는 경우가 많다. ADHD 환아가 학습장애를 동반할 경우 두 질환을 같이 치료하면 치료효과를 높일 수 있다.

한창수 고려대 안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아이들은 스트레스를 받을 경우 언어를 통해서 직접적이고 정확하게 불편한 감정을 표현하지 못하고 행동으로 표현하게 되고, 고통이 표면에 드러나지 않을 수도 있다”며 “관심 갖고 아이의 생활과 행동을 살펴봐야 행동 변화를 빠른 시기에 발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시영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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