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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임 국가보훈처장에 ‘여군최초’ 피우진 예비역 중령…강제전역-복직 성공한 인물

신임 국가보훈처장에 ‘여군최초’ 피우진 예비역 중령…강제전역-복직 성공한 인물

기사승인 2017. 05. 17.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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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단장급 예비역 장성 임명 관례…문재인 대통령 '파격 인사' 대표적 사례
한국 최초 여군 헬기조종사, 군내 관행 바꾸는데 혁혁한 공로
질문에 답하는 피우진 보훈처장
피우진 보훈처장이 17일 오후 춘추관 대브리핑실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신임 국가보훈처장에 피우진 육군 예비역 중령이 임명됐다.

피우진 처장은 한국 최초의 여군 헬기조종사 출신으로, 군 복무 중 유방암으로 인해 군 신체검사에서 장애판정을 받아 강제 전역조치를 당했다가 군 당국과의 오랜 투쟁 끝에 다시 복직에 성공한 입지적인 인물이다.

조현옥 청와대 인사수석은 17일 춘추관 브리핑에서 “피 처장은 남성 군인들도 감당하기 어려운 길에서 스스로 힘으로 유리 천장을 뚫고 여성이 처음 가는 길을 개척해 왔다”며 “특히 부당한 전역조치에 맞서 다시 군에 복귀해 여성뿐만 아니라 국민에게 감동을 주었다”고 했다.

1956년 8월 충북 청주에서 태어난 피 처장은 1978년 소위로 임관해 1981년 헬기 조종사로 복무하다 2002년 유방암에 걸려 양쪽 가슴을 도려냈고, 병마를 이겨냈지만 군 신체검사에서 2급 장애판정을 받아 2006년 11월 퇴역했다.

이후부터 피 처장은 국방부 인사소청을 비롯해 퇴역처분 취소소송과 국방부 장관 대상 소송 등 강력한 법적대응에 나섰고, 결국 1년 7개월 만에 복직에 성공했다. 그의 이유 있는 항변에 따라 군인사법 시행규칙 등 관련 규정 또한 바뀌었다.

강제 퇴역 조치 이후 여러 차례 소송을 통해 군으로 되돌아오기까지 과정은 한 여성의 승리라는 차원을 넘어 복무 중 심신장애를 얻을 경우 원치 않은 전역을 해야하는 군 관행에 쇄기를 박았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졌다.

피 처장은 복직 후 논산육군항공학교에서 교리발전처장을 맡아 1년여 넘는 기간 동안 군인으로 일해 오다 2009년 9월 전역했다.

이후 ‘젊은 여군포럼’ 대표를 맡아 군대 내 성폭력이나 인권 관련해 문제를 제기하는 등 군인을 위한 활동을 해왔다. 젊은 여군포럼은 지난 4월 25일 문재인 당시 대선후보를 지지를 선언하면서 민주당 국방안보위원회에 참여했다.

당시 피 처장은 문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면서 “군과 민간, 여성계 전문가들과 함께 문 후보의 여군정책 수립에 참여했다”며 “예비역 여군 당사자들이 대통령 후보의 공약에 참여한 것은 67년 여군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라고 했다.

국가보훈처장은 그동안 군단장급 예비역 장성(중장)이 맡아온 것이 관례였다는 점에서 첫 여성 처장 임명은 문재인정부의 파격적인 인사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 피 처장은 그동안 보수 편향이 강한 부처로 꼽혀온 보훈처를 개혁하는 데 앞장설 것으로 보인다.

피 처장은 향후 보훈청책 추진 방향과 관련해 “보훈은 안보의 과거이자 미래”라며 “제가 생각하는 보훈정책은 보훈가족이 중심이 되는 따듯한 보훈이다. 보훈가족들이 소외감을 느끼고 잊혀지지 않나 걱정하는 것으로 안다. 보훈가족 중심으로 정책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피 처장은 또 5·18 민주화 운동 기념식에서 ‘님을 위한 행진곡’을 부를 것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대해 “저는 애국가도 씩씩하게 부르고 님을 위한 행진곡도 씩씩하게 부를 것”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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