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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립군' 이정재/사진=이십세기폭스코리아 |
배우 이정재가 귀티나는 매력을 벗고 천민으로 분했다. 쇠를 긁듯 거칠고 굵은 음성에 얼굴의 잔 흉터와 곱슬거리는 수염, 뜨거운 눈빛 속에 남의 군역을 대신 살면서 겪은 온갖 풍파를 고스란히 담아냈다. 왕 역할도 완벽하게 해낼 테지만, 오히려 왕이 아니어서 좋았다는 그다.
"토우는 가장 지금 관객 분들의 감성을 대변할 수 있는 캐릭터, 혹은 지금을 살고 있는 저를 대변할 수 있는 그런 인물이라고 생각했어요."
그가 연기한 토우는 남을 대신해 군역을 살고 있는 대립군의 우두머리로 특유의 카리스마와 의연한 대처능력 우직한 의리로 신망이 두터운 인물이다. 대립군 동료들을 지키고 어느새 광해와 분조 일행까지 지키게 된다.
"거친 남자 여서 저하고 멀리 있는 캐릭터라고 느낄 수 있지만 토우의 외모나 계급에서 오는 표현방법 때문에 거칠게 보여 지는 것일 뿐, 힘든 나의 일상생활을 이겨내고 있다는 것에서 우리 모습과 맞닿아 있는 게 아닌가 해서 꼭 해보고 싶었어요."
이정재는 토우란 캐릭터를 완성하기 위해 목소리 톤도 새롭게 매만졌고, '관상' 속 수양대군과는 확실하게 달랐다.
"최대한 자연스럽게 보여져야 하는 게 우선이었어요. 톤을 어떻게 하면 마당쇠 같거나 이상할 수 있어서 일상적인 연기를 하고 싶은데 토우라는 캐릭터는 그래도 인솔자니까 그 사이에서 톤을 찾으려고 리허설을 많이 했어요."
영화는 '광해의 성장담'을 그리다 보니 토우의 가족사는 과감하게 생략되기도 했다. 그런 토우의 빈칸은 이정재의 연기력으로 메워졌다.
"대립군에서 아주 중요한 내용인데 대립군들이 누구를 위해 일을 하느냐는 '가족'이에요. 시나리오 받아서 촬영할 때까지는 계속 감독께 '토우에게 반드시 가족이 있다' '가족 구성원은 어떻게 되느냐' '부모는 다 살아있나' '처자식 있나' 그런 많은 얘기들을 했고, 촬영도 했지만 불가피하게 삭제됐어요. 이 영화는 광해에게 포커스가 정확하게 집중돼 있어서 감독님이 부담스러워했죠. 광해가 어떻게 변해 가는지 조금씩 변화되어 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더 중요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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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검을 활용한 액션신에서는 좀 더 사실적으로 보이기 위해 전통무예 고수로부터 지도를 받기도 했다.
"장검을 갖고 하는 액션을 보면 너무 칼끼리만 부딪히는 건 아닌가 싶고 과연 저렇게 싸울까 하는 의문이 들어서 좀 더 사실적으로 하고 싶었어요. 칼날은 사람을 헤칠 수 있는 부분이 의외로 넓어서 일단 붙으면 훨씬 더 치명적이고, 붙어서 하는 게 더 사실적으로 보일 수밖에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더 잔인하고 치명적이었죠."
아름다운 국내산들의 풍광이 마치 영화 '레버넌트'를 떠올리기도 했다.
"'레버넌트' 처럼 국내의 산과 계곡들을 생생하게 찍고 싶던 장면들이 있었어요. 그 중에서도 도술산이라는 암벽이 꽤 많은 산이 있는데 거기가 지형 때문인지 안개가 굉장히 많았어요. 꽤 남쪽이었고요. 그렇다 보니 평소에도 안개하고 바람이 굉장히 많이 부는 산이었는데, 거기가 풍광도 참 좋고 인상적이었어요."
토우는 광해의 정신적인 성장을 이끌어내는 중요한 역할캐릭터였다. 여진구는 이정재의 모든 것을 닮고싶다며 존경심을 내비쳤는데, 이정재 역시 여진구를 향한 애정과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여진구가 경험도 꽤 있고 좋은 작품을 워낙 잘 했었고요. 그런 경험치가 확실히 있었어요. 캐릭터를 이해하고 상대방과 호흡하는 게 잘 맞았어요. 연기 조언은 동료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제가 참견할 수는 없고, 말할 것이 있다면 감독님께 말하고 맞다 하면 그때 감독님이 진구에게 가서 얘기하고 그런 식이었어요."
최근 시대극으로 관개들과 만나온 이정재는 '도둑들' '암살'을 함께 했던 최동훈 감독과 세 번째 작품 '도청'을 차기작으로 택해 오랜만에 생활연기를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며 기대를 모았다.
"도청에서는 형사 역을 맡았어요. 오랜만에 생활연기를 보여드릴 수 있는 기회네요. 기대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