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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격퇴 최고 수혜자는 ‘이란’?…‘랜드브릿지’로 지중해까지 영향력 확대

IS 격퇴 최고 수혜자는 ‘이란’?…‘랜드브릿지’로 지중해까지 영향력 확대

기사승인 2017. 07. 10.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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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이 미군 주도 국제연합군의 이슬람국가(IS) 퇴격에 있어 최대 수혜자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란이 구상하고 있는 ‘랜드브릿지’를 통해 중동 지역 내 정치적 영향력을 높이고 지중해까지의 통로를 확보한다는 전략에 더욱 가까워졌기 때문이다.

미군 주도의 연합군은 IS를 상대로 승전을 이어가고 있다. 하이데르 알아바디 이라크 총리는 9일(현지시간) IS의 최대 근거지인 이라크 모술 탈환을 공식 선언했다. 모술과 함께 IS의 최대 거점으로 꼽히는 시리아 락까에서도 IS의 패퇴가 임박했다는 소식이 이어지고 있어 오랜 기간 이어져 온 IS와의 전쟁이 거의 막바지에 다다른 것으로 보인다. 이런 승전 소식은 이란에겐 최대 선물이나 마찬가지다.

미국 데일리콜러는 최근 국제연합군의 IS 격퇴를 위한 합동작전인 ‘내부 해결 작전(Operation Inherent Resolve)’이 승리에 가까워짐에 따라 이란은 자국에서부터 지중해까지 연결되는 일명 ‘랜드브릿지(해상-육상-해상으로 이어지는 복합운송구간)’를 확보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보도했다. 이는 즉, IS가 퇴각하고 시리아와 이라크 간 국경이 약화된 틈을 타 수도인 테헤란에서부터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등 시아파 국가를 모두 연결하는 운송로를 만들 기회가 더 쉬워졌다는 의미다.

미국 뉴욕의 전략안보컨설팅기업 수판그룹은 지난 5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미국 주도의 ‘내부해결작전’이 이라크와 시리아 내 IS의 영토를 축소시키고 IS가 자체 선포한 칼리프 국가를 종식시키고 있다”면서 “이란은 IS의 패배를 이용해 자국의 역내 전략적 포지션을 현격히 개선시켰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이란 동맹국과 인접국의 상황 개선은 이란이 이란부터 레바논으로 이어지는 안전한 육로를 확립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며 “이는 이란의 역내 주요 동맹인 레바논의 헤즈볼라에 대한 더 나은 공급 경로 확보를 가능케 한다”고 설명했다.

가디언 역시 “이라크와 시리아 사태로 인해 이란은 오랜 기간 염원해 온 ‘랜드브릿지’ 확립에 어느때보다 가까워졌으며, 이로 인해 아랍 세계에서 이란의 존재감은 이전과는 완전히 달라질 수도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지난 5년간 이란의 역할을 감시해온 한 유럽 관료는 “이란은 이 문제에 극도로 열심히 노력해왔다”며, “이는 이란의 자존심 문제이면서 동시에 실용주의적 문제이기도 하다. 랜드브릿지는 이란이 원할 때 언제든 사람들을 이동시키고 물자를 공급할 수 있도록 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이 지난 2014년부터 구상해 온 것으로 알려진 이 ‘랜드브릿지’에는 중요한 2가지의 목적이 깔려있다. 첫째는 이스라엘의 방해를 받지 않고 레바논 무장단체 ‘헤즈볼라’에 무기를 공급할 수 있는 경로를 확보하는 것이고, 두번째는 중동 전체에 대한 이란의 정치적 영향력을 확대한다는 것이다.

헤즈볼라는 1980년대 초 이스라엘군이 레바논 남부를 점령하자 이에 저항하기 위해 결성된 시아파 민병대로, 반미·반이스라엘 성향을 가지고 있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헤즈볼라를 테러단체로 지정하고 있으나 레바논에서는 합법적인 정당조직으로 폭넓은 지지세력을 확보하고 있다. 헤즈볼라는 이스라엘을 공격하기 위해 시리아 바샤르 알 아사드 정부군 편으로 시리아 내전에 참전했으며, 현재는 시리아 내 이란·러시아의 파트너 역할을 맡고 있다.

이런 이란의 구상은 지역국가들에겐 걱정거리가 될 수 밖에 없다. 특히 가장 위협을 많이 느끼는 곳은 역시 이스라엘이다. 이스라엘은 헤즈볼라가 이란으로부터 지속적으로 군수품과 저장품 등을 지원받고 있다고 보고 있다. 헤즈볼라는 지난해 시리아 내전이 종식되고 나면 예전처럼 이스라엘에 다시 집중할 것이라고 경고를 보낸 바 있다.

터키도 마찬가지다. 가디언은 “터키는 이 경로의 개발로 이란과 쿠르디스탄노동자당(PKK·쿠르드족 분리독립을 주장하는 무장단체)이 연관을 맺게 될 것을 두려워 해 반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도 이런 상황을 우려한다. 미 워싱턴 싱크탱크의 중동 전문가들은 IS 퇴각 이후 이라크와 시리아에 대한 이란의 영향력 확대를 우려하고 있다고 이라크 매체 쿠르디스탄24는 전했다. 이 지역에 힘의 진공상태가 발생하면서 그 빈 자리를 이란이 채우게 될 것을 걱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지역국과의 긴장감은 전쟁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미 하원 외교위원회 소속 애덤 킨징어 의원(공화·일리노이)는 시리아 사태가 이란과 이스라엘 간의 전쟁으로 번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지난달 24일 워싱턴 이그재미너의 보도에 따르면 킨징어 의원은 이란이 랜드브릿지를 확립하기 위해 지역의 시아파 무장단체들을 지원하고 있다면서 “랜드 브릿지가 확립되면 우리는 매우 오랜 기간동안 이 지역을 이란이 지배하는 것을 보게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이란과 러시아가 시리아의 아사드 대통령의 집권을 용인하는 대신 러시아가 지중해에 해군 기지를 운영하고 이란은 시리아에 군대를 배치할 수 있도록 거래를 할 것이라며, 이는 이스라엘에 대한 위협으로 이어져 이란과 이스라엘 간 군사 충돌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킨징어는 “분명히 곧, 가까운 미래에 (시리아 사태가) 헤즈볼라와 이스라엘 사이의 분쟁으로 이어질 것”이라면서 헤즈볼라가 이스라엘을 향해 로켓과 미사일 공격을 감행했던 2006년과 유사한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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