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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에 가로막힌 동남아 산유국 브루나이의 ‘오일 드림’

전기차에 가로막힌 동남아 산유국 브루나이의 ‘오일 드림’

기사승인 2017. 08. 09.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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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26일 필리핀에서 열린 아세안 정상회담에 참석하기 위해 마닐라에 도착한 하사날 볼키아 브루나이 술탄. 출처=/AP연합뉴스
전기차 출시 등 저유가 지속을 부추기는 전망에 동남아시아 산유국 브루나이의 오일 드림이 좌절되고 있다.

경제지 파이낸셜타임스(FT)는 8일(현지시간)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합의·전기차의 자동차시장 장악 전망 등으로 원유 생산량을 대거 늘려 경제발전을 도모한다는 브루나이의 ‘원유 노다지(oil bonanza)’ 계획이 위협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인구 40만명 소국 브루나이의 현재 산유량은 하루 40만 배럴이다. 게다가 브루나이는 최근 기술 발달로 새로운 원유 매장층이 발견되고 채굴 가능 유전이 늘어나면서 2035년까지 하루 최대 80만 배럴을 생산하는 희망을 품고 있었다. 이와 관련 싱가포르 스트레이츠타임스는 브루나이가 엄청난 에너지 부국이란 사실이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생수보다 석유가 더 싸다고 보도한 바 있다.

하지만 최근 계속된 글로벌 저유가와 이를 지속하게 만드는 전망들은 에너지 수출에 의존하는 브루나이의 경제를 어둠 속에 빠트렸다.

원유와 천연가스 생산은 브루나이 국내총생산(GDP)의 65%, 수출의 95% 규모를 차지한다. 2014년 고점대비 유가가 반토막나면서 브루나이의 GDP도 171억 달러(2014년·약 19조 4000억원)에서 지난해 114억 달러로 4분의 1 이상 급락했다.

‘몰락한 자산’이 된 원유에 대해 호마마드 야스민 우마르 브루나이 에너지 장관은 “우리는 원유를 가지고 무엇이라도 해야 한다”고 FT와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이에 브루나이는 OPEC 회원국은 아니지만 더 이상의 유가 하락을 방지하고자 울며 겨자먹기로 감산합의에 동참하고 있다. 사우디 아라비아처럼 경제다각화를 위한 종합계획인 ‘비전 브루나이 2035’도 오래전부터 추진중이다. 올해 초 브루나이 정부는 싱가포르 도시개발기업과 브루나이 내 특별경제지구(SEZ) 개발을 위한 민관합작투자사업(PPP)을 체결하기도 했다.

그러나 우마르 장관은 원유수출 경제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려는 브루나이의 정책이 아직 초기단계라고 인정했다. 아시아타임스는 저유가 위기로 인해 한때 1인당 GDP가 4만 달러가 넘었던 부국 브루나이의 삶의 질이 떨어졌을 뿐만 아니라 절대군주로 군림하는 하사날 볼키아 브루나이 술탄(국왕)의 통치 체제에도 그림자를 던지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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