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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세금 내지 않는 성직자, 국민이 이해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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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세금 내지 않는 성직자, 국민이 이해할까?

기사승인 2017. 08. 23.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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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인과세, 대형 종교단체부터 도입을
최근 종교인에게 세금을 매기는 문제로 정치권과 종교계가 또 한 번 시끄럽다. 내년부터 매긴다고 했다가 1년을 미룬다고 했다가 여론이 들끓자 예정대로 내년부터 해도 문제가 없다고 한다. 일부 종교인들의 반발, 정치권의 눈치 보기, 확고한 소신이 부족한 정부의 태도 등 3박자가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다.

종교인 과세는 목사, 신부, 스님 등 영적인 활동을 하는 종교인에게도 세금을 부과하는 것으로 2015년 법안이 통과돼 공식화 됐다. 그동안 과세를 한다, 미룬다 하면서 몇 년을 끌었다. 일부 종교는 세금을 내고 있지만 개신교를 중심으로 반발이 심해 일괄적인 과세를 하지 못하고 있다.


언론에서는 싸잡아 종교인 과세라고 하지만 천주교는 세금을 철저하게 내고 있다. 불교도 세금을 내기로 하고 열심히 추진하고 있다. 개신교의 경우 의식 있는 몇몇 교회는 목회자들이 세금을 내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은 세금을 내지 않고 있다. 종교인이 과세를 반대한다고 할 때는 개신교를 말한다고 해도 틀리지 않는다.


종교인 과세가 시행될 경우 해당자는 대략 20여만 명 안팎인데 실제로 세금을 내게 될 종교인은 20% 정도로 보고 있다. 10명 가운데 8명은 과세를 해도 수입이 적기 때문에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는 얘기다. 다만 20% 정도는 월 소득이 많아 이들이 문제라면 문제다.


개신교 목사를 중심으로 보자. 80% 정도가 미자립교회로 생활자체가 어렵다. 한 달에 50만원, 100만 원으로 몇 식구가 살기도 하고, 너무 생활에 쪼들려 택배 등 부업을 해서 수입을 올리는 경우도 많다. 이들은 세금은커녕 정부가 오히려 도와주어야 할 처지다. 정부가 종교인 과세를 추진하는 것은 이들이 목표가 아니다.


문제는 교인이 수천 명, 한 달 헌금이 수억 원 에서 수십억 원에 달하고, 목사의 급여가 500만 원, 1000만원, 혹은 그 이상 되는 대형 종교기관의 종교인들이다. 이런 종교기관은 주변에 얼마든지 있다. 아무리 영적인 활동을 하는 종교인이라고 하더라도 소득이 많은데도 그냥 넘어가는 것은 분명 문제다.


한 달 100만 원으로 사는 종교인이 세금을 안 낸다고 하면 동정심이라도 생기지만 월 800만 원의 사례비를 받으면서 세금을 안내면 분노만 불러일으킬 것이다. 교회가 크고 교인인 많을수록 목사에 대한 특혜도 많다. 큰 차, 좋은 집을 사서 제공한다. 자녀들 학비도 교회에서 책임진다. 그런데도 성직자라는 이유로 세금을 내지 않는다면 국민들은 이를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종교인들은 왜 과세를 반대하는가? 첫째는 종교인이 성직자이기 때문에 수입을 일반인처럼 월급으로 볼 수 없다고 말한다. 그래서 사례비라는 말을 쓰기도 한다. 두 번째는 교인들이 월급을 탈 때 세금을 냈는데 목사가 또 내면 이중과세라는 주장이다. 다음은 준비가 안됐기 때문에 서둘면 안 된다는 주장이다.


세금을 반대하는 가장 큰 이유는 아무래도 교회의 재정이 노출된다는 점일 것이다. 지금까지는 헌금이 얼마가 들어오는지, 어디에 얼마를 쓰고, 종교인의 급여가 얼마인지 공개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세금을 내게 되면 이런 비밀스런 일들이 사라져야 한다. 목회자의 수입은 물론 교회 전체의 수입과 지출도 공개된다고 봐야 한다. 세무조사는 더 무서울 것이다.


국회의원들이 종교계의 눈치를 보는 것도 과세를 방해하는 요인이다. 국회의원이 가장 많이 신경 쓰는 게 선거 때 표를 많이 얻는 것인데 종교계를 건드려봐야 이로울 게 없다는 생각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회가 종교인 과세를 미루는 것도 국회의원 가운데 교회의 장로 등이 많이 있는데 이들이 총대를 메고 있는 것으로 봐도 틀리지 않을 것이다.


종교인이 성직자인 것은 맞다. 그렇다면 내라고 하기 전에 먼저 소득에 대한 세금을 내는 게 옳지 않을까? 이중과세라고 했는데 돈이 누구 손에서 누구 손으로 가든 소득이 있으면 세금을 내는 게 조세형평의 원리다. 또한 준비 문제를 들이대는데 이는 벌써 몇 년 전부터 나온 얘기다. 세무 당국이 하라는 대로 하기만 하면 되지 특별한 준비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국민들은 종교인들도 세금을 내야 한다고 말한다. 심지어 교회의 성도 가운데도 목회자 과세를 찬성하는 사람들이 많다. 교회에 다닌다는 이유만으로 종교인 과세를 반대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개신교의 반대가 크기는 하지만 종교인 과세에 대한 국민적 합의는 이미 이뤄졌다고 봐야 한다. 이제 정부의 결단만 남은 셈이다.


모든 종교인에게 일시에 세금을 매기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면 어려운 종교 기관은 미루고 교인 1000명 이상, 월 헌금 1억 원 이상, 연간 재정 10억 원 이상, 목회자 급여 500만 원 이상, 교회 재산 100억 원 이상 등의 현실적 기준을 정부와 종교계가 협의해서 만들고, 이에 따라 과세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이렇게 한다면 종교계의 지지를 얻기도 쉽고, 국민적 지지는 더 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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