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하나금융연구소가 내놓은 ‘가계대출문제 해결을 위한 접근방식’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말 기준 국내 가계신용 1350조원중 주택구입용 가계대출 비중은 20%에 불과하다.
고성수 건국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지난 10년간 통계를 보면 주담대는 국내 가계신용의 40% 초반을 유지하고 있어 주택시장 경기변동과는 상관없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일부 주택임대차에 소요되는 자금을 제외하면 대부분 생계자금이나 사업자금 등 다른목적을 위해 가계대출을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고 교수는 주담대 중 실제 주택구입에 사용되는 자금이 전체 절반 수준도 되지 않기 때문에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증가를 막기 위해 전체의 20% 밖에 되지 않는 주담대를 규제하는 것은 해결 방법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특히 가계대출의 대부분이 생계자금에 쓰이는 것은 양극화된 경제체제로 인한 ‘서민경제의 어려움’을 대변하는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내 가계대출 대비 주담대 비중이 낮은 것은 자영업자 비중이 높기 때문이라는 얘기다.
국토연구원에 따르면 미국의 자영업자 비중은 7% 수준으로, 전체 가계대출 중 주담대 비중이 70%에 달하는 반면 한국의 자영업자 비중은 30% 로, 주담대 비중이 70%에 달한다.
고 교수는 “국내 가계대출 문제 해결은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하는 ‘서민경제의 회복’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며 “주택금융과 관련된 규제 강화는 오히려 저소득, 저자산 서민층의 한계가구에 영향이 더욱 클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담보인정비율(LTV)규제 강화는 저자산 서민들에게, 총부채상환비율(DTI)규제 강화는 저소득층에게 내집 마련을 더욱 어렵게 할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고 교수는 “최근 금융권 주담대가 제한되면저 규제가 적용되지 않은 금융사나 신용대출 등을 통한 주택자금 대출이 확대되고 있다”며 “최근 연구에 따르면 LTV규제가 완화된 시기에 은행 주담대 연체율은 더 낮아졌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는 감독당국의 규제로 2금융권 등에서 높은 금리로 자금을 빌리면서 자산 부실화가 심해졌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정부의 주담대는 1명의 투기꾼을 막기 위해 100명의 서민들을 힘들게 만들 우려가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