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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변호사를 찾아서] ⑦교통사고 전문 한문철 법률사무소 스스로닷컴 대표변호사

최석진 기자 | 기사승인 2017. 10. 11. 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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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문철 변호사 인터뷰
한문철 법률사무소 스스로닷컴 대표변호사 / 사진 = 정재훈 기자 hoon79@
"차 값보다 못한 사람 목숨 값 상향 조정돼야"
"가정주부나 어린아이 손해배상액 현실화 필요"
2000년부터 교통사고 피해자 측 대리만…“나는 피해자를 위한 변호사”
“접촉 사고 땐 사진보다 주변 동영상 촬영을”

아시아투데이 최석진·이상학 기자 = “자, 과실비율은 몇 대 몇? 제가 생각하는 과실비율은 100대 0입니다.”

TV에서 ‘몇 대 몇’ ‘100대 0’을 크게 외치며 유행어로 만든 사람. 보험회사 담당자가 와야 잘잘못을 따질 수 있을 거 같은 애매한 사고 상황에 대해서도 단숨에 결론을 내리는 사람.

바로 교통사고 전문 한문철 법률사무소 스스로닷컴 대표변호사다. 그는 20년 이상 교통사고와 관련된 사건만을 다뤄오며 대한민국 최고 전문가가 됐다.

다음은 한 변호사와의 일문일답.

-교통사고 사건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1988년 군법무관 시절 아르바이트로 기존 대법원 판결들을 모아 교통사고와 관련된 책을 한 권 썼다. 당시 일본 서적을 번역한 책은 있었지만 우리나라 사례를 모아 쓴 책으로는 최초였다. 2년 정도 검사 생활을 하다 개업한 뒤 형사사건을 많이 했다. 그런데 개인적으로 알고 지내던 버스공제조합 간부가 ‘교통사고 전문가 아니냐’면서 조합을 상대로 소송이 들어왔을 때 보험사를 위해 일해 달라는 제안을 했다. 하지만 형사사건에 비해 수임료가 적어 처음에는 안 하겠다고 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형사사건이 재미가 없어져 ‘지난번에 얘기했던 거 내가 할까?’하고 물었고 95년부터 버스공제조합 사건 피고대리를 맡아하기 시작했다. 직접 발로 뛰어다니며 열심히 하다 보니 결과가 좋았고 소문이 나면서 처음엔 경기도권 사건만 하다가 충청도, 부산까지 거의 전국 사건을 하게 됐다. 한 5년 버스공제조합 사건을 하면서 실력이 늘게 됐다. 그러다 ‘내가 보험사를 위해서 일하기보다 피해자를 위해 일해야겠다’는 생각에 2000년도에 전향했다. 피해자를 위한 변호사로.”

-교통사고 피해자 측과 보험회사 양쪽 사건을 다 맡아 하나.

“그건 아니다. 오로지 피해자 측 한쪽만 한다. 한번은 모 대기업 부사장이 고속도로에서 차가 고장 나 갓길에 서 있다가 차에 치여 사망하는 사건이 있었는데, 보험사에 80여억원을 청구했다. 당시 해당 보험사에서 사건을 맡아달라고 했지만 하지 않았다. ‘내가 이 사건을 하면 앞으로 다시는 당신 회사 상대로 소송 못한다. 난 피해자를 위한 변호사다’라고 말했다.”

-그동안 교통사고 사건 소송대리를 얼마나 했나.

“피해자 사건만 맡기 시작한 2000년부터 한 5500건을 했다. 그 전에 한 1000건 했으니까 대략 6000건 이상 한 것 같다.”

-기억에 남는 사건은.

“경주 모 대학 교수 가족 5명이 공항버스를 타고 인천공항에 가다 다리에서 버스가 떨어져 20명이 사망한 사건이 있었다. 엄마, 아빠, 형, 동생이 사망하고 6살 꼬맹이만 살아남았다. 꼬맹이가 충격을 받을까봐 할머니가 ‘엄마, 아빠, 형, 동생이 너무 다쳐서 미국으로 치료받으러 갔다’며 가족들의 사망 사실을 숨겼다. 그런데 나중에 봤더니 그 꼬맹이가 다 알고 있었더란다. 알고 있었는데 자기가 아는 걸 얘기하면 어른들이 슬퍼할까봐 일부러 얘기를 안 한 거라고. 그 사건 참 가슴 아팠다.”

-방송에 많이 출연하셨는데.

“처음 인터뷰할 때는 잘 못하니까 ‘원고를 들고 읽어라’는 얘기도 들었다. 그런데 내가 소송을 맡아하며 새로운 판례가 만들어진 사건에 대해 뉴스 인터뷰를 했는데, 내가 직접 한 사건이라 자신 있게 설명했다. 그때 또 모 PD가 프로그램에 나와 달라고 해서 2001년 MBC의 ‘아주특별한 아침’ 패널로 출연했다. 이후 TBN 한국교통방송에서 ‘한문철의 교통시대’라는 라디오 프로그램 진행을 10년 이상 했다. 2012년에는 TV조선 뉴스와이드 활이라는 2시간짜리 생방송 뉴스 앵커를 했는데 그때 방송 실력이 늘었다. 2013년 SBS에서 ‘블랙박스로 본 세상-한문철 변호사의 몇 대 몇’ 코너를 시작해서 2년3개월 동안 111회를 했는데 국민적인 코너가 됐다. 2016년에는 KBS 아침마당에 출연했는데 그때부터 가정주부나 연세 드신 분들 중에는 나를 탤런트로 오해하는 분들이 늘었다.”

-음주 사망사고는 단순한 교통사고가 아니라고 하셨는데.

“과도한 음주가 원인이 된 교통사고는 사실상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이나 다를 바 없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현행법상 처벌이 너무 가볍다. 얼마 전 술을 마신 운전자가 혈중알코올농도 0.1% 이상의 만취상태에서 운전을 하다 앞을 못보고 길 가장자리 쪽에 붙어서 걸어가던 4명을 쳐서 3명이 사망했다. 형사합의도 안됐고 공탁금도 걸지 않았는데 고작 징역 7년이 나왔다. 음주운전으로 사람 3명을 죽였는데 피해자 입장에서는 갑자기 어떤 사람이 술 먹고 흉기 휘둘러서 죽은 거랑 똑같은 거 아니냐. ‘내가 술을 마시고 운전하면 위험하다. 내가 술 마시고 운전하다 사고를 내면 사람이 죽을 수도 있다. 하지만 난 운전한다’고 하면 살인에 대한 미필적 고의랑 다를 게 뭐가 있냐.”

-택시나 버스 같은 대중교통 종사자의 사고에 대해서는 가중처벌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신데.

“그건 일반인들이 아마추어라면 택시나 버스, 트럭을 운전하는 분들은 프로니까, 프로는 실수하면 안 된다는 의미다. 프로들은 신호나 중앙선도 잘 지키고 과속이나 난폭운전도 하지 말아야 된다는 것. 타인의 생명을 보호해야 되는, 특히 버스는 많은 사람들을 태우고 운행하는데 돈을 받고 승객을 태웠으면 당연히 더 안전하게 운전해야 되기 때문에 그런 사람들이 사고를 내면 더 무겁게 처벌해야 한다는 것이다.”

-금융감독원과 손해보험협회에서 공개한 자동차 사고 과실비율 인정기준의 문제는.

“1974년 일본 동경지방법원의 교통사고 전담 재판부에서 ‘이럴 땐 (과실비율이) 몇 대 몇’이라는 식으로 재판한 걸 모아서 책자를 만들었는데, 그걸 우리 손보협회에서 들여왔다. 책자에도 그렇게 적혀 있다. 일본에서 수입한 거에 우리나라 대법원 판결이 나올 때마다 거기에 맞게 수정·보완한 거라고. 하지만 실제 재판에서는 별 도움이 안 되고 있다. 이건 어떤 상황인지 모를 때 양쪽이 다 거짓말할 수 있고, 누구 말이 맞는지 모르니까 어느 한쪽이 더 잘못한 걸로 보자는 정도의 의미지, 가만히 서 있는 차를 들이받든가 일방이 중앙선 침범이나 신호 위반을 한 경우가 아닌 이상 정확한 과실 판단의 기준이 되기 어렵다. 사고 영상을 봐야 된다. 결국 블랙박스가 없을 때는 활용가치가 있었지만 블랙박스가 생긴 이후에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거리에서 접촉사고가 났을 때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하나.

“무엇보다 블랙박스 영상 확보가 제일 중요하다. 블랙박스가 없을 경우 현장 확보를 해야 된다. 그리고 사고 현장에서 사고가 난 차량 사진을 찍는 거보다 주변 사람들과 차량들이 나올 수 있게 동영상을 찍는 게 더 먼저다. 나중에 목격자를 찾거나 주변 차량의 블랙박스 영상이 필요할 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사실 큰 사고가 아니면 굳이 보험사 직원을 부를 필요도 없다. 서로 블랙박스 영상 확인하고 교환한 뒤 보험사에 보내서 해결하면 된다.”

-발렛파킹이나 대리운전을 맡겼는데 사고가 났을 때 보험가입이 안 돼 있는 경우도 있다.

“확실히 알아보고 해야 된다. 차를 갖고 도망가는 사람도 있다. 우리가 아기를 맡길 때 함부로 아무한테나 안 맡기는 거처럼 발렛파킹이나 대리운전을 맡길 때도 확실하게 알아보고 맡겨야 한다. 식당에 고용된 직원이 맞는지, 보험에는 가입돼 있는지.”

-교통사고 관련 소송을 여러 건 하면서 아쉬웠던 점은.

“사망 사고에 대한 위자료가 너무 싸다. 사람이 죽었을 때 우리나라는 1억원을 기준으로 하는데 일본은 이미 20년 전에 3000만엔, 우리 돈으로 3억5000만원 정도였다. 아마 지금은 더 높아졌을 거다. 당시엔 우리나라가 5000만원 정도였으니까 6배 정도 차이가 났고 지금도 3배 이상 차이가 날 거다. 그럼 일본이 우리나라보다 3배 더 잘사나? 그건 아니지 않나. 자동차 기술면에서도 그렇고 삼성전자가 일본을 앞선 지가 언제인데 국력에서 우리가 일본보다 뒤질게 뭐가 있느냐. 왜 사람 몸값은 그거밖에 안 되는지 모르겠다. 일각에선 위자료를 높이면 보험료가 올라가서 국민경제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는데, 그건 잘못이다. 본인이 교통사고로 죽거나 자기 가족이 죽었다고 생각해봐라. 1억원으로 되겠는가. 현재 우리나라에서 출시되는 최고급 차량 가격이 1억5000만원을 넘는다. 사람 목숨 값이 자동차 값보다는 더 높아야 될 것 아닌가. 위자료를 높여야 한다.”

-손해배상액 산정과 관련 또 다른 문제는 없는지.

“가정주부나 어린아이에 대한 손해배상액 산정에도 문제가 있다. 60세가 넘은 가정주부는 교통사고를 당해 아무리 오래 입원해 있어도 가사노동을 할 수 없는 데 따른 손해배상을 전혀 받을 수 없다. 돈 벌 수 있는 가동연한이 1966년인가 50세에서 55세로, 그리고 1989년에 60세로 바뀐 뒤 30년이 다 되도록 그대로다. 그 사이 평균수명은 계속 늘어나 70세가 되도 집에서 빨래하고 밥하는 주부가 많은데 실정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최소한 가동연한을 65세까지는 인정해야 한다. 그리고 교통사고를 당해서 고생하는 어린아이들이 많다. 가령 초등학생이 다리를 다쳐서 성장판이 손상되면 수술을 해야 되는데 그러면 9달 이상 학교에 가질 못한다. 또 중학교 때 한 번 더 수술을 해야 하는 경우도 많은데 한창 뛰어놀고 공부할 나이에 아무것도 못하는 어린아이의 고통이 어른이 수익활동을 못 하는 것과 비교해 결코 적은 고통이 아니다. 그런데도 돈 버는 나이가 아니라는 이유로 아무런 보상도 받지 못하고 있다.”

-사고 동영상을 보면 과실비율이 바로 계산되나.

“주기적으로 홈페이지(www.susulaw.com)의 상담 코너를 오픈해서 블랙박스 영상을 받아 직접 무료상담을 해주고 있는데, 의뢰인이 남긴 글을 안 읽은 상태에서 영상만을 보고 판단한다. 워낙 오랫동안 다양한 사고 영상을 취급하다 보니 이제 웬만한 사고는 영상을 보면 과실비율이 나온다.”

-직접 운전을 안 하신다고 들었다.

“운전대를 안 잡은 지 3년이 넘었다. 별별 사고를 다 취급하다 보니 운전하기가 무섭다. 그리고 혹시라도 내가 운전을 하다 사고를 내면 내 과실이 없어 과실비율 100대 0 사건이라고 해도 내가 그렇게 얘기할 수 있겠나. 다른 사람 사건이라면 그렇게 할 수 있겠지만 내 사건에서 그렇게 얘기하면 오해받을 수 있다. 그래서 차라리 아예 운전을 안 하는 게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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