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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 불편 나 몰라라”…휴일에 문닫는 휴일지킴이약국 ‘눈살’

최중현, 이만희 기자 | 기사승인 2017. 10. 1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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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오후 서울 동대문의 한 약국이 휴일지킴이 시간임에도 정상 영업을 하지 않고 있다./사진 = 이만희 기자
“연휴라서 쉽니다. 죄송합니다”

10일간 최장 추석연휴의 초입인 지난 1일 서울 동작구 D약국이 휴일지킴이약국임에도 문을 열지 않아 전화로 접촉한 관계자의 말이다. 그나마 이 약국은 전화번호라도 붙여 놓아 연락이 되었으나 약사의 휴대폰 번호 하나 게시 없이 영업을 하지 않는 휴일지킴이약국을 적지 않게 볼 수 있었다.

이번 추석뿐만 아니라 일반 주말이나 주요 연휴 때 일부 휴일지킴이약국이 문을 닫아 주민들의 불만을 사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11일 약업계와 보건당국에 따르면 휴일지킴이약국은 시민들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대한약사회와 약국 및 관할 보건소가 협의해 2010년부터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일부 약국이 이를 지키지 않아 주민에게 불편을 끼치는 사례가 종종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휴일지킴이약국 홈페이지에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정상 영업한다고 되어 있고 해당 약국 검색 및 휴일지킴이불이행신고 창도 마련돼 있으나 이를 지키지 않는 약국이 근절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추석 전날인 3일 서울 관악구 아파트 상가의 휴일지킴이약국 역시 사정은 비슷했다. 철제 셔터가 내려진 약국은 찾는 손님의 발걸음을 돌리게 했다.

지난 6일 서울 성동구의 한 대학병원 정문 앞 상황은 더욱 심각했다. 병원 앞 중형 상가 1층에 모두 6개의 약국이 있었지만 문을 연 곳은 단 한 곳도 없었다. 언제 다시 문을 여는 지조차 써 붙이지 않은 약국들의 문 안으로 어두운 약제조실만 보일 뿐이었다. 대학가에 위치한 이곳은 여전히 많은 학생들이 거리를 메웠지만 이들이 약을 살 곳은 없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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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에 위치한 약국. 휴일지킴이 시간임에도 셔터를 내린 채 휴업 중이다./사진 = 이만희 기자
휴일지킴이약국을 지키기 위해 연휴기간 문을 연 약국도 있었지만 정해진 시간보다 1시간이나 2시간가량 일찍 문을 닫는 약국도 속출했다. 약사마다 이유도 다양했다.

동대문구 답십리동에 위치한 C약국은 “병원이 일찍 닫아 약국도 닫는다”고 말했고 은평구 갈현동의 B약국은 “연휴 계획이 있어 일찍 가야한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직장인의 왕래가 많고 병원이 밀집한 지역의 대규모 약국들은 그나마 잘 지켜지고 있었지만 병원 수가 적고 인적이 드문 곳에 위치한 소규모 약국은 상황이 달랐다. 서울 강서구와 성북구 등 비교적 유동인구가 적거나 조용한 주거지역에 위치한 약국들은 큰 병원들이 밀집한 곳에 비해 높은 비율로 휴일지킴이 시간을 지키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휴일지킴이약국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것은 영업 날짜와 시간을 자발적으로 정하는 등 강제성이 없기 때문이다.

성동구 행당동에서 20년 넘게 약국을 운영하고 있다는 A약사는 “이 근처 약국의 약사들은 휴일지킴이에 대해 신경 쓰지 않는다”며 “스스로 지정한 영업시간이기 때문에 장사가 안 될 것 같은 날과 시간에 문을 닫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한 인터넷 약사 커뮤니티의 회원은 휴일지킴이약국 체계를 “의무만 있고 보람은 없는 일”이라고 표현했다. 당국이 휴일에도 영업하도록 권장하지만 그에 따른 보상 체계가 없기 때문이다. 또한 “지자체 등이 휴일지킴이를 잘 지키는 약국에 대해 표창도 하고 지원금도 준다면 큰 격려가 될 것”이라며 아쉬움을 전하기도 했다.

특히 약국도 엄연한 개인 사업체이기 때문에 아무런 보상도 없이 빨간 날에 문을 열도록 권장만 할 수 없는 실정이라는 것이 정부 당국의 입장이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자진신고제로 운영하기 때문에 약사들에게 영업시간 준수를 강요할 수 없는 것은 사실”이라며 “꾸준히 약사들과 소통해 휴일지킴이 시간을 지키고 변경 사항을 제때 통보하도록 권유하는 중”이라고 답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휴일지킴이약국은 약사들 스스로 지키는 약속이기 때문에 서울시는 따로 대책을 마련한 적이 없다”며 “휴일지킴이를 잘 준수하는 약국에 대한 지원을 따로 계획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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