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나라 대학들의 기숙사 수용률은 매우 낮으며, 특히 서울 소재 대학의 기숙사 수용률은 10.8% 정도에 불과하다. 외국의 대학들은 캠퍼스 내외에 많은 기숙사를 제공하고 있으며, 이로써 학생들은 학업뿐만 아니라 다양한 과외 활동을 안정적으로 즐기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대학생들은 연 1000만원에 육박하는 비싼 등록금과 월 평균 50만원 수준의 높은 거주비를 감당하기 위해 오늘도 밤늦게까지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현 정부에서는 ‘대학생 기숙사 5만명 확충’을 국정과제로 선정하고 질 좋고 저렴한 기숙사 건립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한국사학진흥재단은 내년부터 2022년까지 공공기금 지원을 통해 2만3000여명 수용 규모의 행복기숙사를 건립하게 된다.
그러나 최근 지역사회의 반대로 인해 대학 기숙사 건립이 난항을 겪고 있다는 기사가 종종 언론에 등장한다. 주요 반대 사유는 기숙사 건립 과정에서 발생하는 공사 분진과 소음, 안전문제, 그리고 대학생들에 대한 편견 등일 것이다.
필자는 2014년 우리나라 최초의 학교 밖 연합기숙사인 ‘홍제동 행복연합기숙사’와 인연을 맺게 되었다. 이때에도 기숙사 건립과 관련해 일부 주민들의 불만과 민원이 끊이질 않았으나 대부분 주민들은 “정부가 한 일 중에 매우 잘한 일 중 하나다”라며 격려하고 묵묵히 지켜 봐주셨다. 이곳에서 36개 대학의 학생들이 함께 거주하며 지역 주민 자녀들의 멘토 역할을 하고 있다.
그 외에도 행복기숙사는 식당, 피트니스 센터, 주차 공간 그리고 행복쉼터 등을 지역주민에게 개방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지역의 환경미화와 학생들의 안전한 통학 등을 위해 구청 및 관할 파출소와 협업으로 자율 방범대를 조직해 운영하고 있다. 이와 같은 행복기숙사와 지역주민들 간의 배려와 이해에 의한 상생적 조화는 우리 사회의 미래 성장 동력에 기여하게 될 것이다.
최근 정부는 서민층의 주거부담을 경감하기 위한 ‘도시재생 뉴딜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곳에 대학생을 위한 행복연합기숙사를 함께 건립해 ‘캠퍼스 타운형의 도시’로 재생시킨다면 대학생의 거주 여건 개선뿐만 아니라, 젊은 대학생들의 유입을 통해 도심지역 경제에도 활기를 불어 넣을 수 있지 않을까 한다. 한편 한국사학진흥재단은 지방자치단체와 협업해 ‘천안시행복연합기숙사’와 소외계층을 위한 시설과 연계한 ‘대구행복연합기숙사’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오늘의 대학생들은 심각한 취업난으로 ‘삼포 세대’ ‘N포 세대’ 등으로 불리고 있다. 이들에게 희망을 다시 돌려주기 위해서 우리 사회는 많은 노력을 해야 하며, 이러한 노력의 하나가 대학생 기숙사 확충이 아닐까 한다. 저렴한 기숙사비로 대학생들의 한숨을 덜어줄 수 있는 행복한 기숙사가 더욱 많이 건립될 수 있도록 정부와 공공기관, 지역사회가 모두 함께 상생의 길을 모색하는 바람을 가져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