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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법률 저런 판결] ⑬저작권-예능프로그램 포맷도 베껴선 안 돼

최석진 기자 | 기사승인 2017. 11. 28.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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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예능 프로그램을 무단으로 베끼는 중국방송이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많다. 최근 1년 사이 사드 여파로 나온 것이 명백한 한한령(限韓令)으로 인해 한류 비즈니스는 엄청난 손해를 봤다. 그것뿐만 아니라 이러한 공백을 틈타 중국에서는 한국 예능 프로그램을 베낀 방송프로그램이 횡행하고 있다. 한국 관계자로서는 부글부글 속만 끓일 뿐 마땅한 대책이 없었다. 우리도 잘 알고 있는 인기 예능프로그램인 ‘윤식당’이 ‘중찬팅’으로, ‘효리네민박’이 ’친애적객잔’으로 표절돼 중국에서 방송됐다고 한다. 다른 사람의 독창적인 작품을 동의 없이 베끼는 것은 문명사회에서 도덕적으로나 비즈니스적으로나 떳떳하지 못하다. 더욱이 그 표절방송이 온 나라의 대중에게 공개되고, 그 베낀 대상이 이웃나라에서 인기리에 방송전파를 타던 것이라는 점을 대중 또한 쉽게 알아챌 수 있는 것이라면 너무나 뻔뻔하고 부끄러운 행태가 아닌가.

인기방송프로그램 포맷을 베끼려는 이유는 간단하다. 그러한 독창적인 포맷은 베끼기만 해도 인기를 어느 정도 보장받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다른 방송제작사가 나름 어렵게 만든 예능 프로그램의 포맷을 베끼는 것에 대해 실제 법적 책임을 묻는 것은 생각보다 간단한 일은 아니다. 보통 저작권 침해를 생각하게 되는데 저작권의 보호대상은 아이디어가 아니기 때문에 방송 포맷 자체는 아이디어의 영역으로 판단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이유로 미국의 CBS의 ‘Survivor’이라는 인기리얼리티 프로그램과 ABC의 ‘I’m a Celebrity, Get Me Out of Here’라는 프로그램 사이의 저작권침해분쟁에서 미국 법원은 각 프로그램의 구성요소 등을 비교 분석한 결과 저작권침해를 부정한 바 있다.

그런데 최근 우리나라에서 이러한 리얼리티 방송프로그램의 저작권 침해분쟁에 관한 대법원 판결이 나와 눈길을 끈다. 리얼리티 방송프로그램의 저작권을 정면으로 다룬 최초의 판결이다. SBS ‘짝’이라는 프로그램을 저작물로 인정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었다. 이 프로그램은 결혼적령기에 있는 일반인 남녀가 ‘애정촌’이라는 공간에 모여 일정 기간 함께 생활하면서 자기소개·게임·데이트 등을 통해 자신의 짝을 찾아가는 과정을 녹화한 리얼리티 방송 프로그램이었다. 그런데 다른 방송사의 성인코미디패러디물과 게임을 즐기는 남녀가 ‘애정촌 던전(Dungeon)’이라는 장소에 모여 함께 게임을 할 이성 짝을 찾는다는 내용의 게임물을 홍보할 목적으로 제작한 영상물의 저작권 침해여부가 문제됐다.

대법원은 ‘짝’ 프로그램을 이루는 개별적인 요소들은 아이디어의 영역에 속하거나 다른 프로그램에서도 이미 사용되는 등의 사정으로 인해 그 자체로만 보면 창작성을 인정하기에 부족한 점이 있다는 점은 인정했다. 그러나 SBS 측의 축적된 방송 제작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프로그램의 성격에 비춰 필요하다고 판단된 요소들만을 선택해 나름대로의 편집 방침에 따라 배열한 원고 영상물은 이를 이루는 개별요소들의 창작성 인정 여부와는 별개로 구성요소의 선택이나 배열이 충분히 구체적으로 어우러져 위에서 본 기존의 방송 프로그램과는 구별되는 창작적 개성을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만약 중국의 ‘중찬팅’이나 ‘친애적객잔’이 한국 법원에서 판단을 받는다면 저작권침해로 판단될 여지가 상당해졌다. 최근 영국 고등법원도 TV 프로그램의 포맷이 하나로 합쳐지는 경우 유사한 유형의 다른 프로그램 포맷과 구별돼 명백하게 식별되어지는 특징들이 해당 포맷에 있고 이러한 현저한 특징들이 일관성 있는 틀 안에서 서로 연결돼 해당 프로그램이 인식 가능한 형태로 반복적으로 복제될 수 있다면 연극저작물로 보호될 수 있다고 판시(Banner Universal Motion Pictures Ltd v Endemol Shine Group Ltd & Anor, 2017)한 바 있다. <최승수 법무법인 지평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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