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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아이스하키 ‘백지선호’, 평창 희망 쐈다

남자 아이스하키 ‘백지선호’, 평창 희망 쐈다

기사승인 2017. 12. 17.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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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아이스하키
2017 유로하키투어 채널원컵 한국과 스웨덴 경기에서 한국의 테스트위드(가운데)가 선제골을 넣은 후 팀 동료들과 환호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한국 남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이 세계적 강팀을 상대로 선전하며 평창 이변 가능성을 확인했다.
백지선(50·영어명 짐 팩)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16일(한국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VTB 아이스 팰리스에서 열린 2017 유로하키투어 채널원컵 마지막 경기에서 스웨덴에 1-5(0-0 1-3 0-2)로 역전패했다. 대회 첫 경기에서 캐나다에 2-4로 패하고 이어 핀란드와 2차전에서 1-4로 진 한국은 3차전 마저 이기지 못해 3전 전패로 대회를 마쳤다.

단 1승도 챙기지 못했지만 경기 내용만을 놓고 보면 기대 이상의 성과라는 평가다.
한국은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세계 랭킹 21위다. 이번 대회에서 상대한 캐나다는 세계 랭킹 1위, 핀란드는 4위, 스웨덴은 3위에 올라있는 최강팀들이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대표팀은 매 경기마다 두 자릿수 점수 차로 패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점수 차가 크지 않았다. 그만큼 대표팀이 선전했다고 말할 수 있다. 특히 경기마다 한 차례씩 리드를 잡는 등 기대 이상으로 잘 싸웠다.

소득은 컸다. 무엇보다 세계 최강팀들과 경기를 펼치며 경험을 쌓았다는 것이 큰 소득이다. 그동안 한국은 캐나다, 핀란드, 스웨덴 등과 같은 세계 톱클래스 팀들과 싸워볼 기회조차 얻지 못했다. 이번 대회에서 이들을 상대로 경기를 펼치고 또 적응력까지 키울 수 있었다. 게다가 대표팀은 매 경기 나아지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스웨덴과 3차전은 앞서 1, 2차전에 비해 가장 큰 점수차로 패했지만 대표팀은 내용상으로 한 단계 발전한 경기력을 선보이며 평창에서의 선전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백 감독도 “스웨덴전에서는 선수들이 경험이 쌓이고 강팀을 상대로 잘 싸울 수 있다는 자신감이 높아지며 이전 경기보다 훨씬 나아진 모습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공격을 이끄는 1라인이 세계적 강호들을 상대로 통할 수 있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대표팀 1라인에에 속한 김기성-김상욱(이상 안양 한라) 형제와 마이크 테스트위드(하이원)가 모두 이번 대회에서 골을 기록하며 뛰어난 공격력을 과시했다. 강호들과 경기에서도 경쟁력을 입증했다.
든든한 골문도 평창에서 이변 가능성을 키우는 대목이다. 골문을 지킨 골리 맷 달튼(안양 한라)이 ‘철벽’으로 활약했다. 달튼은 3경기에 나서 155개의 유효 슈팅 가운데 143개를 막아냈다. 세이브 성공률이 무려 0.923에 달한다.

달튼이 뒷문을 든든하게 지켜낸 덕에 역습이 가능했다. 대표팀은 이번 대회에서 지치지 않는 체력을 바탕으로 시종일관 상대를 압박했다. 개인기와 조직력의 열세를 체력과 강력한 포어체킹(압박을 통해 상대 공격을 지연시키는 행휘)으로 극복했다. 상대 진영에서 시작된 압박을 통해 역습의 발판을 마련하고 순식간에 수적 우위를 점하며 득점을 노렸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이 뽑은 4골 가운데 대부분이 강력한 포어체킹에 이은 역습 상황에서 나왔다. 백 감독 역시 경기마다 선수들에게 압박에 압박을 더할 것을 주문했다.

물론 보완해야 할 점도 있다. 대표팀은 북미와 북유럽 선수들에게 힘에서 밀렸다. 이러다 보니 페이스오프에서 퍽을 따내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퍽을 빼앗긴 상태가 이어지니 대표팀의 경기 양상은 공격보다는 자연스럽게 수비 위주로 흘러갔다. 조금더 적극적인 경기를 펼칠 수 있었지만 그러지 못했다.
파워플레이(상대 페널티로 인한 수적 우위) 기회에서 전략도 세밀하지 못했다. 이점 역시 보완해야 할 점이다. 파워플레이는 아이스하키에서 가장 득점 확률이 높다. 대표팀은 이번 대회에서 18회의 파워플레이 기회를 얻었지만 단 한 차례도 득점으로 연결하지 못했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까지 2개월 남짓 남은 기간 부족한 부분을 잘 보완하다면 평창에서 기대 이상의 성적도 가능하다는 전망이다.
백 감독은 이번 대회를 결산하며 “많은 경험을 쌓았다. 세계 최고 수준의 팀을 상대로 첫 번에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을 수는 없다”며 “매 경기를 치르며 발전을 거듭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고 말했다.

평창 희망을 밝힌 대표팀은 19일 귀국해 해산한다. 그리고 내년 1월 초 평창동계올림픽 본선을 겨냥해 소집돼 마지막 담금질에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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