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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정부, ‘선동’ 종료 선언·정예군 배치…반정부 시위 진정세

이란 정부, ‘선동’ 종료 선언·정예군 배치…반정부 시위 진정세

기사승인 2018. 01. 04.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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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RAN-UNREST <YONHAP NO-0508> (AFP)
이란 친정부 시위대가 3일(현지시간) 에스파한 주(州) 나자파바드에서 혁명수비대원의 장례식을 치르면서 행진하고 있다. / 사진=/AFP,연합뉴스
이란 정부가 3일(현지시간) 시위 지역에 정예군을 배치했다면서 반정부 시위의 ‘선동’ 종료를 선언했다.

CNN·BBC 등 외신에 따르면 모하마드 알리 자파리 이란 혁명수비대 총사령관은 이날 “폭동이 더 나지 않도록 이스파한·로레스탄·하메단주(州)에 혁명수비대를 제한적으로 배치했다”면서 “오늘 선동이 종료됐다고 선언한다. 신의 도움으로 그들(반정부 시위대)의 패배가 확실해졌다”고 밝혔다. 이란 제2도시 마슈하드에서 반정부 집회가 시작된 지 일주일 만이다.

자파리 사령관은 “가장 큰 시위 규모는 1500여명에 불과했고 전국적으로 1만5000명이 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많은 폭도가 검거됐다”면서 “이들은 이란에서 반혁명 조직과 무자헤딘에-할크(MKO)의 훈련을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고 했다. MKO는 파리에 본부를 둔 대표적인 이란 반체제 조직이다. 자파리 사령관은 “현재까지 이들 불순 조직이 꾸민 공작 96건을 무산시켰다”고 했다.

이날 오후 정부와 최고지도자를 지지하는 대규모 집회도 열렸다. 이란 국영TV는 아흐바즈·콤· 케르만샤·호람샤흐르·이스파한·아바단 등 이란 주요 도시에서 수만명 규모의 시위 장면을 생중계했다. 시위 참가자들은 최고지도자에게 충성하는 구호와 함께 반미·반이스라엘 구호를 외쳤다. 이란 국영TV는 친정부 군중이 최근 며칠 새 벌어진 ‘폭력’에 항의하려고 모였다고 설명했다. 메흐르통신은 “시위 참가자들이 폭도를 적들의 용병이라고 비난했으며, 적들에게 속은 이들이 이란에서 폭력을 조장해 반란을 선동했다고 비판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CNN은 친정부 시위에 대해 “이란 국영언론이 보도한 뉴스 화면을 보면 시위참가자들은 대부분 중년 이상의 노인들”이라며 “반면 반정부 시위자 대다수는 생활고에 시달리는 청년들이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란 소규모 도시의 많은 아이들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더 나은 삶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면서 “그들은 인스타그램과 텔레그램 등에서 본 세상과 그들의 미래를 비교해 보면서 자연스럽게 분노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란 당국은 일부 지역에서 스마트폰을 통한 인터넷 사용을 제한하고 있다. 지난 31일 차단한 텔레그램과 인스타그램을 스마트폰으로는 3일 밤 기준 접속할 수 없다. SNS 접속 우회로였던 가상사설망(VPN)도 스마트폰에선 실행할 수 없다. 여러 통제에도 SNS엔 시위를 독려하는 관련 게시물이 올라왔다.

전날 이란의 정치·종교 수장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는 반정부 시위에 대해 처음으로 입을 열고 미국·이스라엘·사우디아라비아·이란의 반체제 조직 무자헤딘에-할크(MEK) 등 ‘적들’의 공작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최고지도자가 의중을 노출하자마자 친정부 시위가 열린 셈이다. 동시에 이란 군부는 ‘외부세력’ 색출에 나섰다.

지난달 28일 이후 이란 곳곳에서 반정부 시위가 이어지면서 시위대와 경찰 등 최소 21명이 총격으로 숨졌고 수도 테헤란에서는 시위 가담자 450여명이 체포됐다.

현지 언론 메르통신은 이란 정보부를 인용해 “이란 서부 피란샤스 국경 지역에서 ‘반혁명 분자’와 충돌하면서 혁명수비대 3명이 사망했다”고 전했다. 이란 당국은 이 충돌이 반정부 시위와 연관 있는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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