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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전통주, 새 정부와 함께 무술년(戊戌年) 희망을 생각한다

[칼럼] 전통주, 새 정부와 함께 무술년(戊戌年) 희망을 생각한다

기사승인 2018. 02. 01. 0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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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우 한국전통주진흥협회장
김홍우
김홍우 한국전통주진흥협회장
무술년(戊戌年)은 2009년 전통주의 진흥과 재도약을 기치로 제정된 ‘전통주법’이 10년차를 맞는 뜻깊은 해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지난해까지의 성과만을 놓고 볼 때 현재까지 의도된 도약이 성공했다고 말하기는 어려울 듯싶다.

농식품 수출을 전담하고 있는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서 지난해 연말 내놓은 ‘2017 농식품 수출 이슈 보고서’에 따르면 막걸리 수출이 최근 5년간 75% 감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자국 내 소비가 줄고 있는 일본의 사케와 중국의 바이주(白酒)는 같은 기간 수출 규모가 각각 30%, 173% 신장한 것과 대비돼 마음이 편치만은 않다.

물론, 위안부 문제를 중심으로 한·일간의 관계나 사드문제를 축으로 한 한·중간의 외교마찰 등 상당 부분 산업외적인 요인들이 전통주의 수출과 소비에 영향을 주었다는 것을 인정하더라도 못내 가슴 아픈 일이다.

그러나 세상만사가 그러하듯 아픔 뒤에는 반드시 기회와 희망이 있다. 우선 국내적으로는 소득 3만달러 시대를 맞고 있어 양보다는 질을 선호하는 소비패턴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

특히 풍부한 역사성을 바탕으로 한 전통주의 인문학적 가치 재발견, 국내산 원료만을 사용하는 안전성에 대한 믿음과 전통주의 다양성 등 다면적 가치가 부각되고, 이른바 ‘욜로(YOLO)족’에 잇템(it-item) 성향 등이 결합되면서 20~30대 젊은층을 중심으로 전통주에 대한 올바른 인식들이 점차 가시화된 점은 괄목할 만한 성과라 할 수 있다.

전통주만을 취급하는 주점이나 호텔 등의 바(Bar)에서 다양한 전통주를 베이스로 한 칵테일이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는 것이 이 같은 인식변화의 방증이다. 또 대외적으로도 양자 협상(FTA)이 대세를 이루면서 해외진출의 문호가 더욱 넓어지고 있고 싸늘하게 얼어붙었던 한·중과 한·일간의 관계도 새 정부 들어 점차 정상화를 향해 진전되고 있는 현상은 매우 고무적이다.

그뿐인가. 전 세계인의 축제인 평창 동계올림픽이 코앞이다. 1968년 멕시코는 하계올림픽을 통해 용설란을 원료로 하는 데킬라(Tequila)를 전 세계에 알렸고, 이웃 일본의 스시와 사케가 세계적으로 알려진 것도 1964년 도쿄올림픽을 계기로 한 홍보를 통해서라는 것을 상기한다면 평창 동계올림픽은 우리하기에 따라 다양한 전통주를 세계에 알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앞서의 강점과 기회를 잘 활용하고 우리 문화콘텐츠의 소중한 자존심인 전통주의 대중화, 나아가 세계화를 위해서는 좀더 긴 안목에서 정부와 민간의 관련 주체간의 역할분담을 통한 체계적인 접근이 보다 중요하다고 본다.

문재인 정부는 남은 임기를 전제로 현재 0.4%에 불과한 전통주 출고 비중을 최소한 4%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한 목표를 세우고 이 같은 목표 달성을 위해 분야별 추진전략과 분야별 재정투입을 담은 마스터플랜을 관련 전문가와 단체 등의 광범위한 의견수렴절차와 논의를 거쳐 조속히 수립·발표해야 한다.

아울러 문화교류를 통한 남북 간 해빙의 일환으로 마스터플랜 속에 전통문화의 복원과 부흥 그리고 문화적 공감대 형성을 위해 남북 간 전통주와 전통음식에 대해 논의·발표하고 알릴 수 있는 다양한 이벤트를 담아보는 것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다품종 소량생산 시스템’을 기본으로 하는 전통주는 우리의 접근방법에 따라 많은 산업과의 연계가 가능한 전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는 가치를 측량할 수 없는 핵심콘텐츠이다.

지난해 말 글로벌 관광·레저포럼에 참석했던 경영학계의 세계적인 석학인 독일의 경영학자 헤르만 지몬이 한국의 관광산업과 관련해 “한국만의 경험을 팔아야 세계적인 관광 상품이 된다”며 비무장지대(DMZ)를 그 사례로 언급했다. 이는 전통주와 관련해서도 매우 시사적이다. 올해는 전통주가 지몬 박사의 이론처럼 작지만 강한 미래 산업의 명실상부한 ‘히든챔피언’이 될 수 있는 도약을 준비하는 한해가 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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