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원 SK 수석부회장이 지난 8일 헝가리에 위치한 SK이노베이션의 전기차 배터리 생산공장 기공식에 참석해 “10여년 전 전기차 배터리 사업을 처음 기획한 이후 기울여 온 노력들이 유럽공장 건설 등으로 결실을 맺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11일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최 부회장은 계열사의 등기임원이 아닌 그룹의 수석부회장으로서 SK의 경영에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그룹 내에선 머지않은 시기에 최 부회장이 미래 먹거리로 떠오른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서 그간의 절차탁마를 보여주리란 기대가 크다. 아직 SK 경영 전면에 뛰어든 것은 아니지만 최 부회장은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사업을 초기 단계부터 기획한 주인공이었다. 지난해 4월에는 SK이노베이션의 서산 배터리공장을 찾았고, 올해 1월 스위스에서 열린 다보스포럼에 참석해 광저우자동차와 전기자동차 배터리 협력에 대해 논의하는 등 배터리 사업에 대한 그의 애착은 여전하다.
최 부회장은 재계에서 대표적인 ‘글로벌 인재’로 통한다. 미국 브라운대학교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스탠퍼드대학교 대학원에서 재료공학 석사학위를 받은 최 부회장은 이후 하버드대학교 경영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학위까지 받아 웬만한 전문경영인을 뛰어넘는 자질을 갖췄다는 평을 듣는다. 자질·능력과는 별개로 최 부회장은 현재 인고의 시절을 보내고 있다. 2014년 2월 횡령 등 혐의로 3년6월형이 확정된 이후 모범적으로 3년3개월간 모범적으로 수형생활을 한 뒤 2016년 7월 가석방으로 출소했다. 최 부회장은 경영일선 복귀 보다는 글로벌 네트워킹을 활용하거나 ICT, 배터리 등 사업에 대한 경영노하우를 통해 그룹 경영을 측면지원하고 있다.
그룹의 미래를 책임질 차세대 사업으로 배터리가 주목받고 있지만, 당장 눈에 띄는 성적표를 받아들지는 못한 상황이다. 올해 초 SK이노베이션은 실적발표회를 통해 지난해 성과를 공개했다. 이 자리에서 SK 관계자는 “중국 정부가 2020년 전기차보조금 지급을 중단한 이후 중국 현지에서 배터리 생산과 공급을 준비하며 현지 기업과 협력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룹 내부에서도 배터리사업의 영업이익이 2020년 이후에나 흑자로 돌아설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글로벌 인재’로 불리는 최 부회장 등판론이 최근 더욱 힘을 받는 배경이다.
최 부회장은 현재 배터리 사업 뿐 아니라 ICT, LNG 등 자신의 인사이트가 있는 사업, 그리고 앞으로 다가올 4차 산업혁명과 연계된 사업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다. 이를 두고 재계에선 최 부회장이 언제든 경영일선에 복귀할 수 있도록 활동영역을 넓혀가는 과정이라는 해석이 우세하다. 과거 최 부회장은 SK네트웍스 이사회 의장과 SK E&S 대표이사를 맡았다. 이로 미뤄볼 때 최 부회장의 경영 복귀는 신재생에너지·전기차배터리 등 미래 먹거리 사업 발굴과 확대를 통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지분 보유를 통해서도 유추할 수 있는데, 최 부회장은 주요 계열사 주식이 거의 없고 SK네트웍스 0.08%, SKC 0.3%의 지분만 보유중이다.
한편 정부와 재계에 따르면 오는 14일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비롯해 조대식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등 최고경영자들은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회동하고 재계 현안에 대해 의견을 나눌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