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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오른게 없네’ 최저임금發 물가쇼크에 청년·서민 신음

‘안 오른게 없네’ 최저임금發 물가쇼크에 청년·서민 신음

기사승인 2018. 04. 11.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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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서비스 요금 인상 전체 물가 견인
돈 풀고 임금 올려도 소비심리 역주행
영화표 교통비 공공요금 줄인상 예고
청년 저소득층 최저임금쇼크 속수무책
물가 상승률 실질소득 증가 발목 우려

최저임금 인상에 촉발된 물가 인상이 되레 서민들의 삶을 팍팍하게 만들고 있다. 고유가 등으로 앞으로도 물가 상승세가 지속될 수 있어 생활 물가 인상에 따른 실질 소득 증가 효과가 반감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10일 관련 업계와 통계청에 따르면 최저임금 영향을 많이 받는 개인서비스 물가가 상승해 전체 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 3월 기준으로 인건비 비중이 높은 개인서비스 관련 물가는 2.5% 올랐다. 이에 따라 무료였던 배달은 유료로 전환될 전망이다.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 1위인 교촌치킨은 4월부터 배달 주문시 건당 2000원의 배달비용을 받겠다고 밝혔다. 소비자들이 가장 많이 먹는 허니콤보(1만8000원) 배달시 2만원을 지불, 치킨이 2만원대인 시대가 온 것이다.

서민 외식 메뉴인 짬뽕과 김밥도 각각 5.6%, 4.8% 올라 동네식당도 들썩이고 있다. 원재료와 임차료, 최저임금 인상 등을 감당할 수 없어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 업계 설명이다. 공공요금도 오른다. 서울시는 하반기 택시요금을 1000원으로 올리고, 내년에는 지하철 요금 200원 인상안을 논의 중이다. CJ CGV도 영화 값 인상을 예고해 생활물가 상승이 전방위로 퍼지고 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1위 브랜드들이 가격 인상을 시작해 눈치를 보던 동종 업체들도 동참에 나서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정부는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과도기 현상으로 소비자 단체와 연계해 가격 감시를 강화할 방침”이라고 밝혔지만, 물가는 더 오를 가능성이 높다. 한은이 지난달 국회에 제출한 통화신용 정책 보고서를 보면 “고유가와 국내외 경기 개선세가 물가 상승의 압력 요인이 될 것”이라며 “소비자 물가는 하반기로 갈수록 가팔라질 것”이라고 예고했다. 소득 증가에 비해 물가 인상율이 가파를 경우 최저임금 인상 효과는 미미할 수밖에 없다. 실제로 작년에도 물가 상승에 따른 부담으로 실질임금 상승률이 0.8% 오르는데 그쳤다. 6년 만에 최저치로 임금협상 지연과 1% 이하이던 물가상승률이 1.9%로 치솟아 실질임금 상승률을 낮췄다는 게 고용부의 설명이다.

작년 물가 상승률은 5년만에 최고 수준으로 올해도 상승세가 이어지면 인플레(물가인상) 기대심리로 소비가 위축될 수 있다. 한은의 3월 소비자동향조사를 보면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8.1로 4개월째 하락세다. 4개월 연속 악화된 것은 7년여만에 처음이다. 정부가 추경으로 재정을 풀고 최저임금도 올렸지만 소비심리는 ‘역주행’ 하고 있는 것이다. 소비자심리지수를 구성하는 현재경기판단CSI는 작년 11월 98을 기록한 후 87까지 내려갔다. 임금수준전망CSI는 121로 올해 1월 최고치(126)를 찍은 후 하락해 최저임금 인상 전 수준으로 복귀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자영업을 중심으로 확산된 물가 인상은 인건비 상승에 따른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며 “정부가 향후 최저임금 공약을 현실화하지 않으면 인플레 심리확산으로 소비와 고용, 소득 등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소비심리 악화로 상품이 팔리지 않으면 자영업자는 종업원을 줄일 수밖에 없어 국정 과제인 일자리 늘리기에 역행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어 “공약에 따른 최저임금의 가파른 인상은 고용의 경직성을 강화시켜 알바생과 고용시장에 진입하려는 청년들에게 가장 큰 피해를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청년물가상승률과 청년체감실업률을 더한 청년 경제고통지수는 지난달 25.3%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해 6%대인 우리나라 경제고통지수보다 4배나 높다.  

캡처
최저임금발 물가 상승으로 대표 서민 메뉴인 김밥과 짜장면 값이 줄줄이 오르고 있다. 자료사진/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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