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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만난 남북회담 원로자문단…“인내를 갖고 비핵화 이뤄달라”

문 대통령 만난 남북회담 원로자문단…“인내를 갖고 비핵화 이뤄달라”

기사승인 2018. 04. 12.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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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청와대에서 남북정상회담 원로자문단과의 오찬에 앞서 환담하고 있다. /제공=청와대
남북정상회담 개최를 정확히 2주 앞둔 13일 청와대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과 원로자문단 간 오찬간담회에서는 과거 두 차례 정상회담 성사의 주역으로 활동했던 원로들의 경험담과 당부가 이어졌다.

지난 2000년 첫 번째 남북정상회담의 주역이었던 임동원 자문단장(한반도평화포럼 명예이사장)은 “지난 2000년 6.15의 경험으로 미뤄봤을 때 정상회담 전 예비회담은 꼭 필요하다”며 “(당시) 합의문 초안을 예비회담 때 북한에 미리 전달했더니 북으로부터 회담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졌다는 말을 들었다”고 당시의 경험담을 전달했다.

당시 정상회담에 앞서 김대중 전 대통령의 특사 자격으로 북한을 방문하기도 했던 박지원 자문위원(민주평화당 의옜*은 “비핵화에 있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결단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국무위원장의 실천이 중요하다”며 “핵 폐기에 이르기까지는 상당한 기간이 필요하니 (문 대통령이) 인내하며 안전운전해 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번 정상회담의 핵심 의제인 한반도 비핵화와 관련해서는 북한·미국과의 사전 협의 및 정책조율, 남북간 군사 균형 조절 등 다양한 정책적 제언이 나왔다. 문 대통령과 임 단장의 모두발언이 끝난 후 가장 먼저 발언에 나선 홍석현 자문위원(한반도평화만들기 이사장)은 “의전과 행사보다 성과(비핵화)가 중요하다”며 “이를 위해 북한과의 사전협의, 미국과의 정책 조율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황원탁 자문위원(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북한의 비핵화 이후 남북간 군사적 균형 문제가 걸림돌이 될 수도 있으니, 미리 입장을 정리해야 한다”고 말했고, 김정수 자문위원(한국여성평화연구원장)도 “남북의 영부인들이 여성들의 삶의 질을 개선하고, 한반도 아동권리를 신장하는 등의 공동 프로그램을 마련했으면 좋겠다”고 제언했다.

독일 통일 등 국제문제를 주로 다뤄온 전문기자 출신 김영희 자문위원은 “과거에는 정상회담 자체가 성과였지만, 지금은 남북회담에서 비핵화 의지를 끄집어 내는 것만으로도 큰 성과라 할 수 있다”며 2007년 10·4 선언 당시 서해 평화협력 지대를 설치한 것처럼 인천과 개성, 황해를 엮는 경제클러스터를 제안하기도 했다.

과거 두 차례 남북정상회담에 관여했던 통일부 장관 출신 자문위원들은 종전선언, 남북 상주대표부 설치 등 이번 정상회담 이후 후속조치에 대한 제언을 내놓아 눈길을 끌었다. 이재정 자문위원은 “남북이 절실하게 원하는 걸 미국에 전달해야 하는데, 그것은 종전선언일 것”이라며 정상회담의 정례화, 양자-3자-4자 정상회담의 지속화 등을 건의했고, 이종석 자문위원도 종전선언을 건의하며 비무장지대(DMZ)에 있는 최전방 경계초소(GP)의 무기 철수, 평양과 서울의 대표부 설치 등을 제안했다.

정동영 자문위원 역시 종전선언, 중무장이 아닌 DMZ의 진짜 DMZ화, 남북 상주대표부 설치, 후속 정상회담에서의 신경제지도 구상 이행을 제안했다. 정세현 자문위원은 과거 정상회담을 준비할 당시를 회고하며 “정상회담의 중요성이 40퍼센트라면 홍보의 중요성이 60퍼센트라고 말하곤 했다”며 “언론사와 국민들에게 어떻게 전할지 준비해야 한다”고 전문가 집단의 적극적인 활용을 제안했다.

이밖에 대통령 외교안보 특보를 담당하고 있는 문정인 자문위원은 “북한이 국제사회 일원으로 나올 수 있도록 남북정상회담 당일 공동기자회견을 제안하고 내년 1월 다보스포럼에서 남북이 함께 만나 국제경제의 큰 판을 만들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영삼정부 당시 국무총리를 역임했던 이홍구 자문위원은 “임정(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인 내년에는 3월 1일이든 4월 11일이든 남과 북이 한민족으로서 함께 느낄 수 있는 자리를 만들자”며 “주변 강대국들 사이에서 지금까지의 모습처럼 부드러운 리더십을 보여주는 네고시에이터(협상가)가 되길 바란다”며 덕담을 전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현재 미국과 북한은 회담에 대해 성의있는 태도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간극은 존재한다”며 “이를 좁히는 것이 우리의 과제인 만큼 앞으로 계속 이어질 다양한 양자·다자회담 시에도 원로자문단 여러분의 경륜과 지혜를 널리 구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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