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사설] 스페인·베네수엘라의 경제 부활과 실패의 교훈

[사설] 스페인·베네수엘라의 경제 부활과 실패의 교훈

기사승인 2018. 05. 22. 17:45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국제통화기금(IMF)은 최근 스페인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구매력 기준 3만8170달러로 이탈리아의 3만7970달러를 앞질렀다고 발표했다. 이는 IMF가 이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1980년 이후 처음이라고 했다. 구매력기준 GDP는 물가를 감안한 실질적인 상품구매 여력을 말하는 것으로 스페인 국민이 이탈리아 국민보다 경제적으로 풍요롭다는 것을 뜻한다.

스페인의 경제위기는 오랜 기간 계속된 저금리와 부동산 경기과열에 이은 경기침체, 금융위기가 가장 큰 원인이기는 하나 과도한 복지정책으로 인한 재정적자도 국가적 경제위기의 큰 몫을 했었다. 이러한 스페인은 2011년 라호이 총리 집권 이후 확 달라졌다. 라호이 총리는 즉각 노동개혁에 착수했다. 1년 고용 후 근로계약 해지를 가능케 한 ‘시범근로제’를 도입했다. 그러자 기업은 맘 놓고 고용을 늘렸다. 일자리는 자연적으로 늘어났다. 또 임금인상률을 물가에 연동하는 제도도 폐기했다. 공무원 임금은 2009년 이후 9년째 동결중이다. 지난 5년 동안 공무원은 20만명이나 줄였다. 연금지급액 인상도 연 0.25%로 묶었다.

지난해 스페인의 평균 인건비는 다른 유럽국가 평균의 73% 수준이다. 그러자 유럽 기업들이 돈을 싸들고 스페인으로 몰렸다. 지금 스페인은 자체적인 국산 자동차 브랜드가 없는데도 자동차산업 비중은 전산업의 8.7%에 이른다. 반면 남미의 대표적 포퓰리즘 국가이자 반미국가인 베네수엘라는 이와 정반대다. 올 들어 물가는 전년동기에 비해 140배나 올랐다. 살인적 인플레이션에 국민의 국외 탈출행렬이 이어지고 국민 중 3분의 1이 굶주린다고 한다.

과거 차베스 정권이 배럴당 120달러까지 하던 고유가를 믿고 국민들에게 한없이 무상복지를 편 결과였다. 무상의료, 무상교육, 무상 또는 저가 임대주택 300만가구 공급, 연금과 별도의 은퇴연금, 장애연금, 과부연금, 입학수당까지 등장했다. 차베스 정권은 이를 위한 재원확보를 위해 수출의 95%를 차지하는 석유산업을 국유화했다. 이어 잘 나가는 민간기업 1000여개도 각종 구실을 붙여 국유화했다.

그러나 국제유가가 배럴당 50달러 이하로 급락하자 차베스의 돈 잔치는 끝났다. 생활이 어려워지자 지난해 초부터는 반정부시위가 끊이지 않는다. 그럼에도 20일(현지시간) 실시된 대통령 선거에서는 차베스의 후계자인 니콜라스 마두로가 승리해 6년간 집권을 연장하게 됐다. 복지혜택이 많은 280만여명의 공무원과 주택과 식량을 무상·저가로 받는 저소득층 300만가구의 절대적 지지 덕분이다. 한국은 어느 길을 가고 있는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