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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주택시장의 잠재적 위험은 여전하다

[칼럼] 주택시장의 잠재적 위험은 여전하다

기사승인 2018. 05. 24.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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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섭
김태섭 주택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집값이 약보합세를 이어가고 있다. 거래량 급감과 집값이 떨어질 것이라는 기대로 관망세가 짙어지면서 8주 연속 상승폭이 둔화되고 있다. 서울 강남 4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는 하락세로 돌아섰으며 강남지역 8개구도 약 8개월 만에 보합으로 전환했다. 다주택자 중과세 여파로 3월까지 증가했던 아파트 거래량이 4월 이후부터 급감하면서 주택가격이 조정국면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4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6313건으로 전월 1만3880건 대비 54.5% 감소했고, 지난 4월과 비교해서도 18.4% 줄어들었다.

기존 주택가격이 상승 동력을 잃은 것은 다주택자 중과세와 재건축 초과이익 부담금 부과, 안전진단 강화가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 앞으로 이런 현상은 더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서울 서초구 반포현대아파트 재건축 부담금이 가구당 1억3500만원으로 결정되면서 재건축 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감소하고 사업위축과 가격 하락에 대한 부담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와중에 반사이익을 보고 있는 주택시장은 분양주택시장과 뉴타운 등 재개발시장이다. 서울의 경우 재건축 아파트 규제 강화와 한정된 새 아파트 공급량으로 분양주택시장과 재개발 대상 주택에 수요가 집중하고 있다. 분양시장에서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기는 하지만 서울 등 주요시장의 경우 높은 청약경쟁률을 보이고 있다. 기존 재고주택시장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기존 주택에 대한 엄격한 수요 관리로 잠재돼 있는 주택수요가 신규 분양주택시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새 아파트에 대한 전매제한이 풀리는 분양권에 웃돈이 증가해 서울의 인기 아파트 단지는 3억원에서 5억원까지 형성되고 있다.

이미 분양권 거래가 이루어 지고 있는 일부 인기 단지는 분양가의 두 배에 이르는 호가를 형성하고 있다. 분양시장에서 나타나는 이러한 현상은 점점 더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전매제한 기간이 소유권 이전등기때 까지로 변경된 투기지역이나 투기과열지구에서는 새 아파트의 희소 가치가 더욱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또 분양가격 제한도 분양주택시장에 대한 관심 증가와 웃돈 형성에 일조를 하고 있다. 로또 청약에 대한 기대를 높여 청약통장 가입자수가 크게 늘어나는 추세가 이를 반증한다.

주목할 것은 재건축 규제와 기존 주택 거래 규제 등 정부 규제로 주택시장이 안정 기미를 보이고 있지만 분양주택시장이 주택가격을 선도하는 시장으로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새 아파트에 대한 희소성이 더욱 부각되면서 서울 강남을 중심으로 단기 급등하는 아파트가 속출하고 있고, 해당 지역시장의 또 다른 분양주택가격 결정에 영향을 주고 있다. 이는 주변지역 기존 아파트 가격상승에도 영향을 주게 된다. 기존아파트도 새 아파트의 영향을 받아 일정한 시차를 두고 가격격차 메우기 현상이 일반화 되고 있다.

최근의 재건축 부담금 현실화는 그동안 추진되던 재건축 일정을 지연시키고 일반분양분 공급을 최소화할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은 새 아파트에 대한 희소성 인식과 가치를 높여 분양주택시장의 웃돈 상승을 더 가속화 시킬 수 있다. 특히 서울은 새 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매우 많다. 무주택자 뿐 아니라 기존 노후주택 소유자의 대체수요도 넘쳐난다. 따라서 주택시장의 잠재적 위험은 더 커질 수 있다. 정부정책의 효과가 오래 지속되지 못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드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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