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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뒷담화]위비뱅크 출시 3주년 조용히 지나간 우리은행

[취재뒷담화]위비뱅크 출시 3주년 조용히 지나간 우리은행

기사승인 2018. 05. 2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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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서영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가 세상에 나오기 전, 국내 최초의 모바일뱅크를 기억하시나요?

우리은행은 인터넷전문은행의 설립을 앞두고 태스크포스팀(TFT)을 만들어 수개월간 연구를 끝낸 결과, 2015년 5월 26일 국내 최초의 모바일 전문은행 ‘위비뱅크’를 선보였습니다. 위비뱅크는 우리은행이 인터넷전문은행의 시범모델로 만든 모바일뱅크로, 은행권 최초 24시간 365일 대출이 가능했습니다. 그동안 대출을 받으려면 재직증명서 등 서류를 들고 은행에 직접 방문하거나 팩스를 보내야 했는데, 위비뱅크는 100% 비대면으로 대출이 가능하도록 한 것입니다. 지금이야 카카오뱅크·케이뱅크 등에서 손쉽게 대출을 받을 수 있지만 당시에는 획기적인 상품이었습니다. 현재 인터넷은행의 쉽고 빠른 대출의 ‘원조’였던 셈입니다.

위비뱅크는 은행권 최초 중금리대출(최저 연 5.8%~최고 연 9.6%) 상품인 위비모바일대출을 출시했는데, 이 상품은 두달만에 200억원이 넘게 판매됐습니다. 은행에서 언제든 비대면으로 받을 수 있는 중금리 대출 상품이었기 때문입니다. 이후 출시된 ‘위비 직장인 대출’은 스크래핑 기술을 활용해 개인의 소득과 직장을 국민연금과 의료보험공단으로부터 확인할 수 있도록 해 일체 서류 없이 최대 1억원까지 대출이 가능하도록 했습니다. 특히 중도상환해약금을 전액 면제하는 등 파격적인 조건도 내걸면서 위비뱅크는 출시 1년만에 1200억원에 달하는 중금리대출 판매실적을 달성했습니다.

위비뱅크 1주년 기념 행사에서 이광구 전 행장은 “위비뱅크가 기존 은행에서 도전하지 않았던 혁신적인 상품으로 새로운 변화를 불러일으켰다”고 밝혔는데요. 이렇게 단언할 수 있었던 이유는 실제로 시중은행들이 위비뱅크를 따라 모바일뱅크를 잇따라 내놓았기 때문입니다. 당시 신한은행은 ‘써니뱅크’를, 하나은행은 ‘1Q뱅크’, 국민은행은 ‘리브뱅크’를 출시하며 모바일뱅크 시장에 발을 디뎠습니다.

우리은행은 위비뱅크의 성공적인 안착에 이어 모바일메신저 ‘위비톡’과 ‘위비마켓’ 등을 출시하며 종합플랫폼을 만들기 시작했고 2주년을 기념해 위비뱅크 개편과 행사를 진행했습니다.

이처럼 은행권의 혁신 바람을 일으켰던 위비뱅크의 3주년이 조용히 지나갔습니다. 지주사 전환과 글로벌 네트워크 확장 등에 주력하면서 모바일금융은 우선순위에서 밀린 듯합니다. 최고경영자(CEO)가 바뀐 것도 이유겠지요. 또 핀테크 열풍으로 은행들이 모바일 플랫폼을 내놓으면서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른 탓도 있을 겁니다. 이런 상황을 아는 손태승 행장도 우리은행의 핀테크 전략을 개편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그동안 우리은행이 모바일시장을 선도한 만큼, 옛 명성을 되찾기 위해서입니다.

위비뱅크를 중심으로 우리은행이 모바일금융 전략을 재정비하고 다시금 은행권에 혁신바람을 일으키기를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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