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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사상 최초 3선 서울시장’ 달성 … ‘큰 그림’ 가능성 높아져

박원순 ‘사상 최초 3선 서울시장’ 달성 … ‘큰 그림’ 가능성 높아져

기사승인 2018. 06. 15. 0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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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값 등록금·정규직 전환 '서울로 7017' 등 사람 중심 … 일자리 창출 등 해법 제시 필요
정례간부 회의 주재하는 박원순<YONHAP NO-2222>
6·13 지방선거에서 3선에 성공한 박원순 서울시장이 14일 오전 서울시청에서 열린 정례간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연합.
박원순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13일 치러진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사상 최초의 3선 서울시장’이란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박 시장(득표율 52.79%)은 김문수 자유한국당 후보(23.34%)와 안철수 바른미래당 후보(19.55%)를 큰 격차로 이겼다. 뿐만 아니라 강남·서초·송파를 비롯해 25개 자치구에서도 시민 2명 중 1명이 박 시장을 지지해 모두 앞섰다.

여의도 정가 일각에서는 3선 도전의 ‘피로감’을 내세우기도 했지만 박 시장 말처럼 시민들에겐 ‘필요감’이 있었음을 증명한 셈이다.

박 시장이 행정가 및 정치가로서 1000만 시민들에 의한 중간평가 성격의 3선 문턱을 무난히 넘음으로써 ‘큰 그림(대권 도전)’도 그릴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때문에 선거 기간 시민들과 약속했던 ‘내 삶을 바꾸는 10년 혁명’의 완성과 그 후에 행보에 벌써부터 관심이 모이고 있다.

재·보궐 선거로 입성한 2011년부터 3선 임기 종료 시점인 2022년까지 박원순 시장의 행보를 ‘시정 입문’ ‘시정 적응’ ‘시정 완성’의 3단계로 나눠 살펴봤다.

◇시정 입문(2011~2014년)-시민운동가에서 행정가로

2011년 10월 26일 서울시장 재·보궐선거에서 무소속 박원순 후보는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를 7% 포인트차로 누르고 서울시청에 입성했다. 시민운동가 박원순은 정치입문 선언 2개월여 만에 정치무대에 성공적으로 데뷔해 행정가로의 변신을 이어간다.

온라인 취임식, ‘시민이 시장’이라는 슬로건, 시장 집무실 공간 축소, 좌우·빈부·세대 간 갈등 해법을 찾겠다는 ‘기울어진 책장’을 비롯해 박 시장은 비정치인 출신다운 파격을 선보이며 권위를 내려놓고 철저하게 시민을 내세웠다.

인수위도 없이 당선 직후 첫 직무를 시작한 박 시장은 가장 먼저 보궐선거의 도화선이 됐던 ‘초등학교 친환경 무상급식안’에 사인했다. 취임 첫날부터 본격적인 갈등 봉합에 나선 것이다.

세금 먹는 하마로 불리며 갈등 요소를 분출했던 9호선 민자 사업을 재구조화해 3조2000억원을 아끼는 쾌거도 이뤄냈다.

가장 큰 고비로 분류됐던 뉴타운 문제의 해결을 위해 박 시장은 직접 현장을 찾았다. 서울 전역의 뉴타운 전수 조사를 실시하고 갈등조정관을 파견하는 등 주민이 직접 뉴타운의 향배를 결정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으로 갈등의 실마리를 풀어 나갔다.

또 박 시장은 그동안 누구도 시도하지 못했던 일들을 ‘혁신’이란 이름으로 과감히 실천에 옮기며 ‘최초’ 행진을 이어갔다.

등록금 1000만원 시대를 비판하며 서울시립대에 ‘반값 등록금’을 최초로 도입했고 서울시의 직접 고용 비정규직 직원들을 정년이 보장되는 정규직으로 전환했다.

행정정보를 공공기관 최초로 온라인에 선제적으로 공개하기 시작했으며 보도블록 하나라도 허투루 깔지 않기 위해 ‘보도블록 십계명’을 만드는 꼼꼼행정을 보여주기도 했다.

‘서울 시민 복지 기준’, 복지사각지대 극빈층을 위한 ‘서울형 기초 보장제도’ ‘마을 공동체’ ‘공유도시’ ‘주민참여예산제’ 같은 정책도 최초로 시행하며 박 시장이 내걸었던 ‘사람특별시 서울’을 만들어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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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5월 20일 개장 후 1년여 만에 1000만 명이 찾은 서울로 7017 야경./제공=서울시
혁신과 함께 박 시장이 시정의 양 날개로 강조했던 또 하나의 철학이 ‘협치’다.

서울시 모든 정책의 진행과정에 시민참여가 녹아들도록 시스템화했으며 도시계획의 헌법이라 불리는 ‘서울플랜 2030’ 에너지 패러다임을 새로 쓴 ‘원전하나 줄이기’도 시민이 주축이 돼 완성했다.

이 때문에 과거의 관습적 시정과는 완전히 다른 새로운 시대로 나아가는 모멘텀을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시정 적응(2014~2018년)-개발과 토목의 도시를 사람특별시로

2014년 지방선거에서 ‘또 다시 시민이 시장’을 내세운 박 시장은 ‘개발 시대로의 회귀’를 주창한 정몽준 후보와의 맞대결에서 압승을 거뒀다.

이는 안철수의 아름다운 양보(?)에 힘입었던 지난 보궐선거를 넘어 박원순 스스로 당당히 이뤄낸 승리라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박 시장은 선거를 통해 확인된 시민 지지로 토목과 개발, 양적 성장 위주였던 서울을 ‘사람 중심’ ‘지속가능성의 도시’로 체질 개선하는 작업을 가속화했다.

8조6000억원에 달하는 서울의 채무를 줄이는 대신 4조원대였던 복지예산을 2018년 기준 10조원대를 바라보는 수준까지 올려놓았다.

국공립어린이집을 1500개소 확보하고 임대주택 13만호를 확충하는 등 고달픈 서울살이의 양대축을 차지하는 주택과 보육에도 큰 변화를 이끌었다.

전국 최초로 시도한 비정규직 정규직화, 근로자이사제 등은 확실히 안착하며 지난 10년 보수정권에서 외면받았던 노동의 역사를 새롭게 썼다.

문재인정부 출범 후 채택된 서울시의 수십 개 정책 중 문 대통령이 가장 먼저 실행한 일도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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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시장이 6·13 지방선거 기간 중 발생한 한강로2가 건물붕괴 현장을 찾아 관계자들로부터 설명을 듣고 있다./제공=서울시
산업화 시대의 공식을 깨는 박원순표 정책 패러다임도 하나둘씩 결실을 맺기 시작했다. ‘도시재생’과 ‘걷는 도시’가 대표적 사례다.

자동차에 내줬던 도시의 주인 자리를 보행자 시민에게 돌려줬고 전면 철거해 지우고 새로 쓰는데 급급했던 서울은 고쳐 쓰고 다시 쓰는 도시로 방향을 전환했다.

특히 박 시장은 개장 1년 만에 1000만명 방문객을 돌파한 ‘서울로 7017’을 두고 자신이 지향하는 미래를 압축적으로 보여준다고 강조한다.

자동차 길에서 사람의 길로 바뀐 ‘서울로 7017’은 자동차가 아닌 사람이 중심이 돼 단절된 지역을 연결해 지역 경제를 살리고 일자리를 만들어 내는 선순환 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 서울의 흉물로 꼽히던 세운상가도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전초기지로 탈바꿈시키는 등 도시재생의 모델을 제시하기도 했다. 마포의 문화비축기지 역시 석유시대에서 문화시대로의 전환을 알리는 새로운 상징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 시기 박 시장이 이뤄낸 또 하나의 괄목할만한 성과는 서울에 대한 해외의 주목과 평가다. 월드 이코노믹 포럼이 보도한 세계도시 색인 2017년판 조사 결과에서 서울시는 세계 7대 도시에 이름을 올렸다.

얼마 전에는 서울시가 도쿄·함부르크와 같은 쟁쟁한 도시를 제치고 ‘리콴유 세계도시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서울시가 발굴한 59개의 서울형 혁신 모델이 세계 42개 도시로 수출되는 등 서울의 혁신은 세계로 뻗어가고 있다.

물론, 위기도 없지 않았다. 2016년 5월, 서울 지하철 2호선 구의역에서 스크린도어를 홀로 정비하던 19세 청년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인간 존엄, 노동 존중의 가치를 강조해 왔던 박 시장이었기에 그 타격은 컸다. 여기에 시청 내 시민단체 출신의 인사 문제가 불거지면서 박 시장의 리더십을 의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기도 했다.

자동차 자율 2부제와 대중교통 무료 운행을 골자로 한 서울형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과연 적절했는지에 대해서도 선거 내내 찬반이 분분했다.

발언하는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YONHAP NO-3099>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가 3일 서울 신도림에서 추미애 대표, 박남춘 인천광역시장 후보, 이재명 경기도지사 후보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수도권 광역단체장 후보 정책협약식에서 발언하고 있다./연합
◇시정 완성(2018~2022년)-내 삶을 바꾸는 10년 혁명과 과제

박원순 서울시장이 3선에 성공하면서 서울시의 ‘내 삶을 바꾸는 10년 혁명’이 기-승-전의 단계를 넘어 ‘결’의 수순에 들어간다. 박 시장은 앞으로 4년 동안 지난 7년간 이뤄낸 혁신의 토대 위에서 서울을 각자도생의 시대를 끝내고 공동체적 삶에 기반한 ‘사회적 우정’의 도시로 완성하겠다고 약속했다.

3선이란 서울시민의 선택에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는 가운데 이 같은 약속을 이행하기 위해 풀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박원순 시정 3기의 첫 번째 과제는 양질의 일자리, 안전, 균형발전과 같은 질적 지표를 끌어올리기 위한 구체적인 해법을 제시하는 것이다.

선거 중 제시한 서울페이, 서울형 유급병가, 저개발지역의 일자리거점화 등의 공약 역시 실현가능성과 효율성 여부를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특히 한반도 정세가 급변하고 남북관계가 실질적 변화의 전기를 맞고 있는 시점에서 수도 서울의 역할에 대해 고민은 깊어져만 갈 것으로 예측된다.

이와 함께 3선 시장으로서 조직 내부에서 꿈틀거리고 있는 불만과 이로 인한 불통을 해소하기 위한 소통의 리더십 확보도 시급한 과제로 꼽히고 있다.

박원순 개인의 정치적 위상을 만들어가는 것도 중요한 문제로 거론될 것이다. 박 시장이 역대 최초의 3선 시장이라는 타이틀을 단 이상 박원순 시장의 정치적 존재감은 과거와 달라질 수밖에 없다.

3선 출마의 근거로 연속성을 통한 10년 혁명의 완성을 얘기했지만 2021년 대선 출마 여부에 대한 확답은 내놓지 않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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