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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삼성, ‘인공 세포’에 300억 투자…하버드大와 공동개발 나선다

[단독]삼성, ‘인공 세포’에 300억 투자…하버드大와 공동개발 나선다

기사승인 2018. 07. 1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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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이 ‘인공세포’를 미래먹거리로 삼고 하버드대학교와 서강대학교 연구진에게 300억원이 넘는 비용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통해 해당 연구진은 10여 년 만에 인공세포를 세계 최초로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그동안 세포의 대사활동을 모사하는 것은 고난도의 기술로 글로벌 기업·대학교 등이 여러차례 시도했지만 전부 실패했었다.

11일 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인공세포 구현 연구는 신관우 서강대학교 바이오융합기술연구단이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실험팀에는 신 교수 외에도 케빈 피커 하버드대학교 교수, 정광한 서강대학교 교수가 속해있으며 2020년까지 연구가 진행될 예정이다.

삼성의 지원 등을 통해 신 교수 연구팀은 올해 초 스스로 에너지를 생산하는 인공세포를 만들었으며 지난 5월 28일 네이처의 하이라이트 논문으로 선정된 바 있다. 본지 취재결과 삼성은 올 초부터 최소 한달에 한번 씩 직접 신촌에 위치한 실험실을 방문해 연구과정을 점검한 것으로 밝혀졌다.

업계에서는 인공세포를 통해 인공조직·장기뿐만 아니라 인공생명체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해당기술이 상용화될 경우 의학적 부작용을 없애고 불치병·암을 치료하는 초석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세포의 대사활동을 모사하는 것은 복잡한 대사활동을 모두 구현해야 하기 때문에 미지의 영역으로 꼽혀왔다. 해당 실험은 아직 초기 단계로 상용화 단계에 이르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까지 연구팀은 시금치에서 광합성 단백질을, 박테리아에서 광전화 단백질을 추출한 후 빛을 이용해 생체에너지(ATP)를 생산할 수 있는 미토콘드리아를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생체에너지는 세포 내에서 다양한 성장과 생식에 필요한 모든 대사활동에 에너지원으로 쓰이는 물질을 말한다. 해당 세포는 원시적 형태의 세포로, 외부환경에 따라 최소 한 달까지는 스스로 대사활동을 할 수 있다.

아울러 삼성이 ‘바이오’를 신수종 사업으로 삼고 하버드대학교에서 진행하는 인공세포 연구·개발(R&D)에 수백억원을 투자하는 이유는 암·백혈병 등 난치병 치료 뿐만 아니라 신약 등을 개발할 수 있기 때문에 산업의 확장성이 크다는 것도 한몫했다. 인공세포를 이식할 경우 세포 내에서 벌어지는 의학적 부작용과 대사활동의 비정상적인 활동의 원인을 밝힐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향후 인공세포 시장의 성장 가능성도 크기 때문이다. 얼라이드 마켓 리서치가 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인공세포 등의 합성생물학 분야는 2020년까지 387억달러(43조3827억 원) 규모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 때문에 글로벌 바이오·생명공학 기업뿐만 아니라 국가 차원에서의 경쟁도 심해지는 추세다. 실제로 미국 제약회사 유나이티드 세라퓨틱스는 지난 2015년 연간 1000개의 돼지 폐를 생산하기 위한 기업형 농장을 설립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일본 도쿄대 역시 역분화 줄기세포 기반 피부를 개발하는 등 국가 차원에서 바이오 산업에 힘을 싣고 있다.

지난 2월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은 ‘10대 바이오 미래유망기술’ 중 하나로 ‘바이오 인공장기 기술’을 꼽았다. 바이오인공장기는 돼지·원숭이 등을 이용한 ‘이종장기’, 전자 기술과 기계를 이용한 ‘전자기기 인공장기’, 인공세포를 이용한 ‘바이오 인공장기’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 중 인공장기는 이종장기를 사람에게 이식할 때보다 거부반응이 적다. 따라서 인공세포를 활용해 기존의 오래된 세포를 교체할 수도 있고 간·췌장·각막 등의 기관을 만들 수도 있어 ‘인공생명체’를 구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은 해당 기술의 특허권을 가지고 있지는 않지만 투자를 집행한 만큼 인공장기·조직 개발 등의 분야에서 이들 연구진과 협업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지난 5월 말에는 삼성전자 고위관계자들이 서강대학교 연구실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해당 실험실은 미국에서 직접 공수해온 8억원이 넘는 장비들을 보유하고 있을 만큼 연구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며 “삼성에서 최근 하버드, 존스 홉킨스 등 해외 명문대학교 연구실과 협력을 이어가는 만큼 조만간 좋은 결실을 보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내부에서 진행되는 연구는 외부에 공개할 수 없다”며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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