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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노회찬 ‘영면하소서’ 국회 영결식 엄수 “노회찬 정신, 사라지지 않을 것”

아! 노회찬 ‘영면하소서’ 국회 영결식 엄수 “노회찬 정신, 사라지지 않을 것”

기사승인 2018. 07. 27.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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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장 엄수, 문희상 의장 "엄청난 충격, 온 국민 애도"
이정미·심상정 '조사' "정의당 더 강해질 것"
각 당 지도부 및 의원들 영결식 참석 애도
국회 떠나는 고 노회찬 의원 운구 행렬
2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의당 고 노회찬 의원의 영결식이 끝난 후 운구 차량이 국회를 떠나고 있다. /연합
고(故)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의 영결식이 27일 오전 국회에서 엄수됐다.

국회장(葬)으로 진행된 영결식은 문희상 국회의장이 공동장례위원장을, 국회의원 전원이 장례위원을 맡았다.

문 국회의장은 이날 영결식 영결사를 통해 “당신은 여기서 멈췄지만 추구하던 가치와 정신은 우리 모두의 기억 속에서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노 원내대표의 영면을 기원했다.

문 의장은 “당신이 한국정치사에 남긴 발자취와 정신은 우리 국회와 대한민국의 역사 속에서 길이 빛날 것“이라고 말했다.

문 의장은 “지난 닷새 동안 당신을 사랑하고 그리워하는 수많은 이들이 눈물 속에서 꽃을 건넸다”며 “흐드러지게 꽃피었어야 할 거인과의 갑작스러운 작별을 온 국민이 애도하고 있다”고 추모했다.

그러면서 “당신의 마지막을 동료들과 함께 국회장을 치를 수 있도록 허락해주신 유가족 여러분께 가슴 깊이 우러나오는 감사의 말씀과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문 의장은 “태양빛 가득한 계절이건만 우리 모두는 어두운 터널에 들어선 듯 참담한 심정으로 모여있다”며 “실감이 나지 않는다. 믿고 싶지 않다. 지금 이 순간이 현실이라는 것에 황망함과 비통함을 금할 수 없다”고 애도했다.

문 의장은 ”노회찬 의원님. 당신은 정의로운 사람이었다. 항상 시대를 선구했고, 진보정치의 상징이었다”며 “정치의 본질이 못 가진 자, 없는 자, 슬픈 자, 억압받는 자 편에 늘 서야 한다고 생각했던 당신은 정의로운 사람이었다. 당신의 삶은 많은 이들의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의장은 “낡은 구두, 오래된 셔츠와 넥타이가 말해주는 대중정치인의 검소함과 청렴함은 젊은 세대에게 귀감이 되었다”며 “한국 정치사에 진보정치와 생활정치의 깃발을 세워 사회적 약자와 노동자, 서민의 버팀목이 돼주었다”고 말했다.

이어 ‘눈 덮인 들판을 걸어갈 때 함부로 걷지 마라. 오늘 내가 가는 이 발자취는 뒷사람의 이정표가 된다’는 서산대사의 ‘선시’를 인용하면서 “마치 이 말씀을 온 몸으로 실천하듯 불의와 타협하지 않았고 권력에 굴복하지 않았으며, 명예를 중시하고 신중했던 삶이었다. 당신의 삶은 많은 이들의 이정표가 되기에 부족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문 의장은 “노회찬 의원님, 이제 평생을 짊어졌던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영원한 평안을 누리십시오. 부디 영면하소서”라고 추모했다.

노회찬 영결식
27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정현관에서 열린 故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의 영결식에서 문희상 의장이 분향하고 있다./김현우 기자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이날 조사를 통해 “우리는 약자의 삶을 바꿀 수 있는 민주주의 가능성 하나를 상실했다”고 슬퍼했다.

이 대표는 “노회찬을 잃은 것은 그저 정치인 한 명을 잃은 것이 아니다”며 “그는 대한민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정치인은 아닐지라도 우리에게 없어서는 안 되는 단 한 사람”이라고 추모했다. 그는 “2013년 의원직 상실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다시 그날로 돌아가도 삼성 X파일을 공개하겠다’고 말하는 지독한 고집쟁이였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사랑하는 우리의 벗, 존경하는 나의 선배 노회찬이시여, 부디 영면하십시오”라며 “먼 훗날 다시 만나면 수많은 노회찬의 부활로 진보정치의 큰 꿈을 이루고 이 나라가 평등 평화의 새로운 대한민국이 됐다고 기쁘게 이야기를 나눌 것”이라고 애도했다.

노회찬 영결식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고 노회찬 의원 영결식에서 심상정 정의당 전 대표가 조사를 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김현우 기자
30년 동안 노 원내대표와 함께 정치인생을 걸어온 심상정 전 대표 역시 조사를 통해 노 원내대표를 그리워했다. 심 전 대표는 “나의 동지, 사랑하는 동지, 영원한 동지여! 지금 제가 왜? 왜? 대표님께 조사를 올려야 한단 말입니까?”라며 “저는 싫습니다. 꿈이었으면 좋겠습니다. 그저 뒤로 숨고만 싶습니다”라고 눈물을 흘렸다.

심 전 대표는 “칠흙같은 고독 속에 수 없는 번민의 밤을 지새웠을 당신을 생각하면 억장이 무너진다”고 가슴 아파했다.

그는 “우리는 수많은 패배로 점철되었던 진보정치의 역사에서 함께 좌절하고, 함께 일어섰다. 그 간난신고의 길, 혼자서는 감당할 수 없던 시간이었다”며 “당신이 열어주셨기에 함께할 수 있었고 당신과 함께였기에 견딜 수 있었다”고 말했다.

심 전 대표는 “당신을 잃은 오늘, 우리는 아무것도 두렵지 않다. 깨끗하고 정의로운 정치를 위해 당신이 감당했던 천근만근 책임감을 온몸으로 받아 안을 것”이라며 “저와 정의당이 그 유지를 가슴깊이 아로새기겠다. 당신이 목숨보다 아꼈던 진보정치, 정의당은 더 강해지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면서 “노회찬 대표님, 이제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편히 쉬소서”라고 영면을 기원했다.

고 노회찬 의원 추모하는 동료의원들
2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의당 고 노회찬 의원의 영결식에서 동료의원들이 고인을 추모하고 있다. /연합
이어 금속노동자 김호규 씨의 조사 낭독에 이어 고인의 생전 영상이 상영됐다.

영상물에는 고인이 직접 작곡한 ‘소연가’를 부르는 육성도 담겼다. 서정주 시인의 수필에서 노랫말을 딴 후 고인이 곡을 붙인 작품이다. 고인의 장조카인 노선덕 씨가 유족을 대표해 조사를 읽고 난 뒤 유족들은 고인을 추모하러 온 참석자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이날 대법원장과 여야 대표, 각 당 동료 의원들 역시 영결식에 참석해 고인을 기리며 마지막 가는 길을 함께 하며 헌화와 분향을 진행했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한 평생 힘없는 노동자와 서민을 위해서 그들의 아픔을 대변한 그의 감명 깊은 삶을 우리는 잊지 않고 기억해야 할 것”이라고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 역시 “당신께서는 노동자와 약자의 진정한 벗이자, 민중의 대변인이었다. 평생을 정의로움과 올바름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치열하게 싸웠던 고인의 뜻을 잊지 않을 것”이라고 영면을 기원했다.

이용주 민주평화당 원내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촌철살인의 언어로 답답했던 국민들의 속을 뚫어주고, 힘없는 소수자의 든든한 대변자를 자처했던 고인은 진정한 이 시대의 정치인이자 민중의 벗이었다”며 “고인의 유언처럼 살아남은 우리는 당당히 앞으로 나가 고인이 꿈꿔왔던 세상을 실천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애도했다.

노회찬 영결식
27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정현관에서 열린 故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의 영결식에 고인의 영정이 도착하고 있다./김현우 기자
영결식 후, 유가족과 동료 의원들은 고인의 영정과 위패를 들고 국회 의원회관 고인의 사무실에 들러 노제를 지냈다. 의원회관 510호실로 그의 영정과 위패가 도착하자 이 대표와 추혜선·윤소하 의원 등 동료 의원들은 다시 한 번 오열했다.

고인은 오후 1시 서울 서초구 서울추모공원에서 화장된 뒤 장지인 경기도 남양주 마석 모란공원에 안치된다.

전날에는 서울 연세대 대강당에서 3000여명이 넘는 시민들이 모여 노 의원을 추도했다. 정의당 이 대표와 심 전 대표는 물론, 유시민 작가와 배우 박중훈, 해고 투쟁 끝에 12년 만에 복직한 김승하 KTX 열차승무지부장 등이 추도사를 통해 고인과 작별 인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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