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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수, 드루킹에 ‘재벌개혁 공약’ 등 자문 요청 정황…드루킹 변호사 선임계 제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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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의중 기자 | 이욱재 기자

승인 : 2018. 07. 31. 09:37

[포토] 발언하는 김경수 경남지사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지난 25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소상공인 수수료 부담 제로 결제서비스 도입을 위한 업무협약식’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송의주 기자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지난해 대선 전 ‘드루킹’에게 대선 후보의 재벌개혁 정책 공약 등 여러 자문을 요청한 정황이 공개됐다. 김 지사는 당시 문재인 대통령 후보의 대변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었다.

31일 법조계에 따르면 허익범 특별검사팀은 드루킹이 특검팀에 제출한 USB에서 드루킹과 김 지사가 보안 메신저 ‘시그널’을 통해 주고받은 대화를 입수해 분석 중이며 일부 언론을 통해 이들의 메신저 대화 내용이 공개됐다.

공개된 메신저 내용에 따르면 지난해 1월 5일 당시 국회의원이었던 김 지사는 드루킹에게 “재벌개혁 방안에 대한 자료를 러프하게라도 받아볼 수 있을까요? 다음주 10일에 발표 예정이신데 가능하면 그 전에 반영할 수 있는 부분은 포함되는 게 좋지 않을까 싶네요. 목차라도 무방합니다”고 말했다.

이에 드루킹은 “논의과정이 필요한 보고서라도 20일께쯤 완성할 생각으로 미뤄두고 있어서 준비된 게 없습니다만 목차만이라도 지금 작성해서 내일 들고 가겠습니다”라고 답변했다.

특검팀은 김 지사가 다음 날인 1월 6일 드루킹에게 여의도 국회 앞의 한 식당을 예약했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에 비춰 이들이 실제 만난 것으로 보고 두 사람이 만난 경위와 배경 등에 대해 들여다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지사는 1월 7일에도 드루킹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내 드루킹의 모임 참석 일정을 조율하기도 했으며 8일에는 김영란법과 관련한 문 후보의 발언에 대해 ‘신속한 대처를 부탁드린다’고 요청하기도 했다.

이 외에도 김 지사는 1월 10일 문 후보가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재벌청산, 진정한 시장경제로 가는 길’이란 제목의 기조연설문 전문을 드루킹에게 보내 반응이 어떤지 묻기도 했다.

드루킹은 자신에 대한 검·경의 수사망이 좁혀오자 그간의 활동기록 등을 USB에 옮겨놓은 뒤 은닉했으며 지난 18일 해당 USB를 특검팀에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USB에는 드루킹 일당이 진행한 댓글 조작 내역뿐만 아니라 드루킹과 김 지사가 보안메신저인 ‘시그널’로 나눈 대화 내용 및 드루킹이 다른 정치권 인사와 접촉한 일지 등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김 지사와 드루킹이 알려진 것 이상으로 밀접한 관계를 유지했다면 추가 의혹도 드러날 수 있는 만큼 특검팀의 수사 진행에 이목이 집중된다.

다만 특검팀은 이날 공개된 문자 내역에 대해서는 함구했다. 박상융 특검보는 “수사 중인 사안으로 구체적으로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드루킹을 변호하다 돌연 사임한 마준 변호사(40·변호사시험 1회)는 다시 드루킹을 변호하기로 했다. 31일 특검팀에 따르면 마 변호사는 최근 드루킹에 대한 선임계를 다시 제출했다.

마 변호사는 지난 19일께 특검팀에 드루킹 변호인을 그만두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당시 사임 이유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다만 법조계에서는 특검팀이 드루킹을 댓글 조작 혐의로 추가기소하면서 마 변호사가 부담을 느끼고 사임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일각에서는 드루킹 측이 특검 조사에 성실히 임했음에도 특검팀이 사건에 연루된 인물들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등 압박을 가해 전략적으로 변호사를 사임한 것이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마 변호사는 드루킹의 다섯 번째 변호인이었다. 앞서 장심건 변호사(40·변호사시험 5회)와 윤평 변호사(46·사법연수원 36기), 오정국 변호사(50·36기)를 비롯해 국선인 김혜영 변호사(40·37기)가 그의 변호를 맡았다가 사임 또는 취소했으며 이후 마 변호사가 지난 5월 31일부터 그를 변호해왔다.
황의중 기자
이욱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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