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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부동산 정책, 긴 호흡으로 해주길

[사설] 부동산 정책, 긴 호흡으로 해주길

기사승인 2018. 08. 02.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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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정부는 ‘집값 불안이 재연될 경우 주택시장 안정화를 위한 추가 대책을 내놓겠다’는 구두개입을 했다. 2일은 8·2 부동산대책 1주년이었지만, 서울 강남 아파트 가격은 전국상승폭을 크게 상회한 반면 지방 아파트 가격은 오히려 떨어졌다. 투기수요를 잠재워 아파트 가격을 안정화시킨다는 정책목표는 지난 1년 안에는 달성하지 못한 셈인데. 최근 ‘여의도 개발’ 소식에 휴가철인데도 여의도 주변 집값이 오르자 일단 이를 진화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2008년에 있었던 미국 발 주택시장 붕괴에 따른 국제금융위기 이후 각국의 통화당국이 주식뿐만 아니라 부동산 가격의 변화를 주시하고 있다. 한국은행도 마찬가지로 부동산가격의 변동을 모니터링하고 있겠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이런 거시경제의 안정성이라는 관심과는 별개로 역대 정부가 서울의 강남아파트 가격이 일정 수준을 넘지 않도록 투기수요를 ‘관리’하고자 했지만 실패를 거듭해왔던 게 사실이다.

서울 강남아파트의 가격에 전 국민이 주목하다보니 강남 아파트가격이 급등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일종의 정치적 목표처럼 되고 말았다. 역대 정부가 쓰는 정책 수단도 비슷해서 소위 투기 억제를 위한 보유세, 양도세 인상, 다주택자 중과세 등을 썼지만 이런 정책들이 오히려 강남의 재개발과 주택의 공급을 줄여서 장기적으로 주택의 가격, 특히 서울 강남아파트 가격의 상승을 지원하는 부메랑을 낳기도 했다는 것이 다수의 전문가들의 의견이기도 하다.

이번 서울아파트 가격의 상승 이유 중 하나도 부동산을 여러 채 보유해서 부동산 가격이 오를 때 자본이득을 얻으려는 소위 ‘갭 투자’를 하려는 투기수요를 잠재우기 위해 다주택 보유자에 대한 중과세를 했지만 이것이 오히려 ‘똑똑한 비싼 집 한 채’를 가지려는 수요를 자극했다는 게 다수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서울시의 개발계획 발표도 한 요인이었다고 하지만, 더 살기 좋은 환경이 조성될 때 주택가격이 상승하는 것은 정상적이라고 볼 수 있다.

정부가 강남아파트 가격을 관리하고자 하는 의도 가운데 하나는 아마도 강남의 부동산 가격이 한번 상승하면 몇 억씩 오르다보니 여타 지역에 사는 사람들의 상실감을 빠르게 달래려는 게 있을지 모른다. 그렇지만 이런 정책들이 자칫 공급의 부족을 일으키게 되거나 ‘똑똑한 한 채’ 수요를 불러일으킨다면 의도와는 다르게 장기적으로 더 큰 상실감만 안길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그런 점에서 정부가 부동산정책을 단기적 가격 등락에 반응하기보다는 긴 호흡으로 펼쳐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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