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중국에서 게임을 서비스하기 위해 판호 발급을 신청한 게임사들은 이렇다 할 소식을 듣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4월부터 판호 발급이 중지된 이후 이런 상황은 1년을 넘어서고 있으며 중국 진출에도 난항을 겪고 있다. 신작 게임 출시에 대한 기대감도 떨어지고 주가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대표적인 게임이 ‘플레이어언노운스 배틀그라운드’다. 텐센트는 지난해 11월 배틀그라운드의 모바일·PC 중국 판권을 얻고 이를 배급하기로 했지만 중국 판호를 얻지 못하면서 아직까지 중국 진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배틀그라운드가 중국에 정식으로 서비스된 것은 아니지만 이미 현지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어 판호만 발급 받는다면 현지에서 좋은 성과를 낼 것이 확실시 돼 더욱 답답할 노릇이다.
믿었던 텐센트마저도 중국의 내자판호 발급을 거부당하면서 중국의 게임 산업 규제를 피해가지 못했다. 실제로 올해 4월 이후 약 4개월 간 텐센트가 중국 정부에 발급 요청한 판호 15건 중 통과된 건은 없었다. 물론 글로벌 시장 진출시 연평균 두자릿수 성장세를 달성하고 지난해에만 약 33조원의 시장 규모를 기록하고 있는 세계 최대 시장 중국을 떼놓고 생각할 수 없지만 게임업계는 또 다른 선택지가 필요한 시점이다.
한국 게임사들은 중국 이외에 또 다른 게임 시장인 미국·유럽 등 주류 시장 뿐 아니라 대만, 일본 등 신시장으로 눈을 돌려야 한다. 이런 상황을 간파하고 발 빠르게 움직인 것은 넷마블과 엔씨소프트다. 넷마블은 판호 발급 중이 이후 지난해 중순 ‘리니지2 레볼루션’을 대만에 출시했다. 엔씨소프트도 리니지M을 대만에 출시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판호 장벽으로 1년 넘게 애를 먹으며 중국 진출에 좌절을 겪은 한국 게임사들은 성장통을 앓고 있다. 하지만 대만·일본 등 그간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던 시장에서 이름표를 낼 수 있는 기회로 삼고 한 층 더 도약하는 한국 게임 산업이 되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