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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의 결혼식' 박보영/사진=김현우 기자 |
배우 박보영이 영화 '너의 결혼식'을 통해 첫사랑의 아이콘으로 돌아왔다.
'너의 결혼식'(감독 이석근)은 3초의 운명을 믿는 승희(박보영)와 승희만이 운명인 우연(기명광), 좀처럼 타이밍 안맞는 그들의 다사다난 첫사랑 연대기를 그린 작품이다. 첫사랑에 대한 추억, 공감가는 스토리, 박보영과 김영광의 만남만으로 캐릭터들의 매력이 충분히 극대화되면서 지난 22일 개봉 이래 박스오피스 1위를 수성 중이다.
최근 서울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박보영은 "이 영화를 보고 관객들이 승희를 어떻게 받아들이실지 저의 가장 큰 걱정과 기대다"며 솔직한 마음을 드러냈다. 영화는 우연의 첫사랑 연대기를 그리다 보니 우연의 감정에 비해 승희의 묘사가 적은 것이 사실이다.
"저는 영화를 보고 너무 만족하는데, 아쉬운 점을 꼽자면 승희의 서사가 덜 보여서 승희를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아무래도 우연 시점으로 가는 영화다 보니 승희의 마음이 어떻게 변하게 됐는지 더 명확하게 보여줬다면 승희라는 인물을 이해하기 쉬우셨을 텐데 그건 제 욕심이죠."
박보영은 이번 영화를 통해 첫사랑에 대한 남녀의 입장차이를 느꼈다고 밝혔다.
"남자분들의 첫사랑에 대한 공통분모는 확실히 존재하는 것 같고, 여자분들은 첫사랑에 대해 하나로 정의되는 느낌이 없어서 그런 것 같아요. 우연이 고등학교 졸업 후 승희가 다니는 대학교로 찾아오는데, 승희는 여기서 이미 남자친구도 있고 잘 살고 있는데 승희가 처한 상황을 이해하기보다 무조건적으로 달려온 게 아닌가 했어요."
일례로 승희가 우연에게 이별을 통보하는 장면에서는 승희가 눈물을 보일 것인지, 말 것인지를 놓고 박보영은 이석근 감독과 열띤 토론을 벌여야 했다.
"현장에서 우연이가 승희의 이별 통보에 '차라리 날 때려' 이렇게 하는데 눈물이 나고 울컥하는데 감독님이 절대 울지 말고 촉촉하게도 하지 말라고 했어요. 아무리 그래도 나는 마음을 접었지만 울컥하지 않느냐고 하면, 모든 남자 스태프들이 '여자들은 항상 저러잖아' 라면서 매몰차게 이별을 이야기한다는 거예요. 그때 엄청 다르다는걸 느꼈죠."
박보영은 그렇게 미세한 남녀의 입장차이를 집어내며 승희 캐릭터를 바로 잡아갔다.
"사고방식이 좀 다른 것 같았어요. 받아들이는 것도 다르고요. 저는 같은 여자여서 승희가 이렇게 행동하는 건 우연에게 여지를 주는 거여서 이렇게 말하고 싶지 않다고 하면, 감독님은 여지를 주는 게 아니라고 하셔요. 혼자 싸우다보면 조감독 언니와 스크립터가 여자분이셔서 도와주시는거예요. 여자가 보는 여자의 느낌이 있는거니까, 저는 적어도 승희가 미움 받지 않았으면 했어요. 이렇게 되면 감독님과 대화를 많이 해야겠다 생각해서 엄청난 대화의 시간을 가졌어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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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넘게 승희만 바라보는 우연은 자칫 지질할 수 있는 캐릭터지만, 김영광을 만나 미워할 수 없는 캐릭터가 됐다. 박보영 역시 이에 동의했다.
"다행이었던게 시나리오에서 우연은 더 지질한 친구여서 이게 잘못하면 집착으로 보일 수 있었을 텐데 그걸 김영광이라는 배우가 하면서 미워할 수 없게, 오빠의 힘으로 우연이라는 아이를 공감하고 갈수 있게끔 해줬다고 생각해요. 촬영하면서 어떻게 이렇게 우연 그 자체일까. 매순간 우연이처럼 행동하고 생각하고 하는구나. 긴 팔과 다리를 휘저으며 인사하러 다니면서 그 웃음을 지으면 '진짜 우연이다'는 생각이 들어요. 우연이가 아니었다면 둘의 관계가 진즉에 끝났을 텐데 우연이어서 승희도 계속 가지 않았을까 현장에서 농담으로 얘기 많이 했어요."
아역부터 시작해 벌써 12년차가 된 박보영은 그간 탄탄한 연기력으로 자신만의 필모그래피를 굳건히 구축해왔지만, 연기가 쉽지 않았다는 그다.
"생활연기에 대해 늘 고민이예요. 제일 컸을때가 '늑대소년' 때인데 밥먹는 신을 하는데 밥을 못먹겠더라고요. 진짜 한심한 생각이 들었어요. 곰곰히 생각해보면 나는 사람들이랑 밥먹으면서 말을 잘하는데, 너무 한심하고 창피해서 숙소가서 엉엉 울었어요. 그전까지는 감정연기가 제일 어렵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문제가 아니었어요. 그 뒤론 오로지 힘을 빼고 하는 연기에 포커스를 뒀어요. '힘쎈여자 도봉순'때 김원해 선배한테 어떻게 하시는거냐고 너무 궁금해서 물었더니 극중 말투로 '그냥 하는거야. 기집애야. 너도 그냥 하잖아. 밥풀 좀 튀면 어때?'라고 하셨죠. 하하. 이번에 영광 오빠가 계산없이 연기하는 걸 보면서 '미치겠네, 나도 저렇게 하고싶다'고 생각했어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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