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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시진핑 발언 속내는 중국 책임론 회피 겨냥

[기자의 눈] 시진핑 발언 속내는 중국 책임론 회피 겨냥

홍순도 베이징 특파원 | 기사승인 2018. 09. 14. 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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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평화 문제의 당사자는 남북미라고 결자해지 강조
중국은 한국전쟁의 당사국이라고 할 수 있다. 이른바 항미원조(抗美援朝·미국에 대항해 북한을 지원)라는 이름으로 참전을 했으니 이렇게 단언해도 크게 무리는 없다. 한반도 문제가 국제적 이슈가 될 때마다 말과 행동을 통해 적극 나서는 것은 다 나름의 이유가 있다. 북한이 미국에 촉구하는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체결에 숟가락을 얹겠다는 식으로 행동하는 것은 더 말할 나위가 없다. 1953년 정전협정 체결 당사국이라는 사실을 꾸준히 한국과 미국에 상기시키고자 하는 언행만 봐도 그렇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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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방경제포럼 좌담회에서 발언하는 시진핑 중국 총서기 겸 주석. 한반도 평화 문제의 당사국은 남북미라는 이례적인 입장을 밝혔다./제공=신화통신.
이런 중국이 놀랍게도 요즘 묘한 태도 변화를 보이고 있다. 한반도 평화 문제와 관련한 당사국이 남북한과 미국이라고 공식 입장을 밝힌 것. 신화(新華)통신을 비롯한 중국 언론의 최근 보도를 종합하면 입장 표명의 주인공은 바로 시진핑(習近平) 총서기 겸 국가주석으로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동방경제포럼 좌담회를 통해 “지금 (한반도 평화 문제) 당사국은 북한(조선), 한국, 미국입니다. 중국 속담에 방울을 건 사람이 풀어야 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들은 함께 노력해야 합니다”는 요지의 발언을 하면서 이례적으로 남북미의 결자해지를 강조했다.

그의 이 발언은 그동안의 중국 태도를 상기하면 진짜 이례적이라고 할 수 있다. 더불어 남북한의 입장에서는 전향적, 대승적이라고 평가해도 괜찮을 것 같다. 일단 종전선언 참여를 고집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졌을뿐 아니라 설사 하더라도 까탈스러운 조건을 붙일 개연성이 현저하게 줄어들 수 있으니까 말이다.

중국이 이처럼 획기적인 입장 변화를 보인 것에는 몇 가지 배경이 있는 듯하다. 우선 북한 핵 문제와 관련한 중국 책임론에서 벗어나려는 생각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자꾸 배후에서 북한을 조종, 사태의 해결을 어렵게 한다는 미국의 비난을 아예 원천봉쇄하겠다는 얘기라고 할 수 있다. 여기에 무역전쟁에서 밀리는 입장 역시 관련이 있다고 해야 한다. 한반도 문제에서 한 걸음 물러나 있을테니 평화적으로 협상을 하자는 시그널로 해석이 가능한 것이다. 또 충분히 북한에게 언질을 많이 준 만큼 더 이상 간섭하지 않아도 되지 않겠느냐는 판단도 입장 변화의 이유로 유추해볼 수 있다. 아무려나 말리는 시누이 같은 행보를 보일 가능성이 컸던 중국이 이번에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통 큰 결정을 한 것만은 사실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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