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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휴직의 민낯 上-단독] 육아휴직 예산집행률 부풀린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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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휴직의 민낯 上-단독] 육아휴직 예산집행률 부풀린 정부

남라다 기자 | 기사승인 2018. 10. 1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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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부, 추경 510억여원 편성에도 불구 본 예산만으로 "지난해 예산집행률 87% 집행했다"
국회 계산보다 5%포인트 이상 집행률 높아
불용액도 2016년 400억, 작년 1500억 넘어…"예산낭비 심각" 지적도
엄마가 모든 육아를 온전히 책임지는 ‘독박육아’는 여성 근로자가 느끼는 육아의 어려움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핵심 키워드라 할 수 있습니다. 독박육아는 여성의 경력단절과 저출산 문제로 귀결된다. 정부가 최근 더욱 심각해진 저출산 위기 극복을 위해 육아휴직 정책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실제 정부는 지난해 육아휴직급여도 첫 석달까지 통상임금 40%에서 80%로 배로 인상하고 예산규모도 늘렸습니다.

그러나 올해 2분기 합계출산율은 0.97명에 불과했습니다. 가임기 여성 1명이 평생 아이 1명도 안 낳는다는 의미입니다. 특히 근로자들은 사업주의 눈칫밥에 육아휴직 신청을 망설이고 있는 실정입니다. 실제 주무부처인 고용노동부는 지난해 남녀를 불문하고 근로자 10만1235명이 육아휴직급여를 신청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제로는 9만123명에 그쳤습니다. 정부의 당초 예상보다 1만여명이 덜 신청한 것이다. 육아휴직 제도가 성공적으로 안착하기 위해선 처벌의 실효성을 높이고 육아휴직의 촘촘한 수요 예측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아시아투데이는 정부의 육아휴직사업 예산집행 과정의 문제점과 육아휴직 신청을 한 근로자에게 가해지는 불이익을 살펴보고 해결책을 찾아보고자 합니다./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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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육아휴직 관련 예산집행률 현황(위쪽), 2016·지난해 예산 불용액 현황/자료=고용노동부, 국회 예산정책처
아시아투데이 남라다 기자 = 정부가 지난해 육아휴직 관련 예산 집행률을 부풀렸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고용노동부가 지난해 육아휴직 관련 추가경정(추경) 예산으로 510억원가량을 편성하고도 이를 뺀 채 본 예산(7826억4800만원)만으로 예산 집행률을 산출했다는 것. 추경 예산도 국민의 혈세인 만큼 예산 집행률을 계산할 때 포함해야 함에도 추경을 뺀 본 예산만으로 예산 집행률을 산출하는 것은 예산 집행실적을 높이기 위한 ‘꼼수’란 지적이다.

본지가 9일 입수한 ‘육아휴직사업 예산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육아휴직 관련 예산 집행률은 86.94%로 나타났다. 지난해 편성한 본 예산 7826억4800만원을 분모로, 육아휴직급여 신청자에게 지급된 지원금액 6804억3000만원을 분자로 놓고 비율을 산출했다.

하지만 이 같은 예산 집행률은 국회 예산정책처의 ‘2017 회계연도 결산 분석’ 보고서에 나타난 예산 집행실적과 차이를 보였다. 국회 예산정책처가 산출한 지난해 육아휴직 관련 예산 집행률은 81.5%. 고용노동부의 예산 집행률이 국회의 수치보다 5.44%포인트나 높다.

전문가들은 고용노동부가 육아휴직 관련 예산 집행률을 산출하는 과정에 허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국회 예산정책처의 예산 집행률은 지난해 편성된 본 예산과 추경 예산(517억3700만원)을 더한 8343억8500만원으로 산출한 비율이다. 예산 집행률을 계산할 경우 분모인 예산액 규모가 증가하면 예산 집행률이 낮아지고 반대로 예산액 규모가 줄어들면 자연스럽게 예산 집행률이 올라간다.

이상민 나라살림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정부가 추경을 편성했다면 예산 집행률을 따질 때 추경을 감안하는 게 합리적”이라면서 “예산 집행률을 높이려는 꼼수라고 봐도 과장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고용노동부도 추경 예산액을 빼고 예산 집행률을 산출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그때 그때마다 다르지만 원칙적으로는 추경 예산액을 포함해 (예산 집행률을) 계산한다. 국회에 결산자료를 제공할 때도 추경을 포함한 것을 제공했다”면서도 “하지만 (본 예산 기준으로 예산 집행률을 계산해 자료를 제공한 것은) 예산 집행률을 뻥튀기하려고 한 건 아니다”라며 ‘실적 부풀리기’라는 지적에 선을 그었다.

육아휴직 관련 예산 집행과정에서도 구멍이 발견됐다. 특히 2016년과 지난해 예산을 집행하고 남은 불용액이 각각 469억500만원과 1539억5500만원(추경 예산 포함)에 달했다.

지난해에는 추경에 517억여원을 반영했으나 이미 해당 사업엔 1022억1800만원의 미집행된 금액이 있었다. 굳이 추경을 편성하지 않아도 남아있는 본 예산으로 충분히 집행할 수 있었음에도 불필요하게 추경을 편성한 것. 고용노동부는 지난해 9월 육아휴직급여가 배로 인상됐고, 지원하는 예상 인원도 늘어 추경을 편성했다는 설명이지만 추경 예산이 고스란히 불용액이 된 만큼 예산 낭비가 심각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올해 1~8월까지의 육아휴직 관련 예산 집행률은 55.5%다. 고용노동부는 올해 말 기준 예산 집행률의 경우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올해도 마찬가지로 대략 1000억원 이상 불용액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1000억원에 달하는 불용액은 주먹구구식 수요 예측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목표치를 10만1235명으로 잡았지만 지난해 말 기준으로 육아휴직급여를 받은 인원은 총 9만123명에 그쳤다. 정부의 예상보다 1만1112명이 육아휴직을 신청하지 않은 것. 그럼에도 지난해 예산(추경 포함)은 2016년(6721억4800만원)보다 24.14%(1622억3700만원) 늘었다.

이 수석연구위원은 “정부는 육아환경 개선 차원에서 육아 휴직자가 늘어나야 한다는 사회적 공감대가 이뤄질 것이라고 보고 육아 휴직자 수요를 과다하게 추계한 것”이라면서 “하지만 직장을 다녀본 사람은 알겠지만 아무리 정부가 육아휴직을 권장한다고 하더라도 사업주 인식이 바뀌지 않은 한 육아 휴직자가 급격하게 늘진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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